참으로 안타까운 기사가! 제2001호의 1면 헤드라인이 ‘닫혀버린 성평등위원회의 문’이었고 제2002호의 1면 헤드라인이 ‘오늘도 중앙대 성평등의 뿌리를 논의한다’였다. 서울캠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성평등위원회 폐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간 적지 않은 일을 했었고 앞으로 할 일도 있을 텐데 폐지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유가 있었을 것이며, 학생들의 결정에 토를 달고 싶진 않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건 학생들의 의지처가 생겨나길 바란다. 아주 민감한 문제인데 5명의 기자가 관련 기사를 참으로 성의
비대면 학사가 진행된 지 벌써 두 해째다. 어느 날 학교 소식을 기웃거리던 중 310관(100주년기념관) 참슬기식당과 카우버거에서 비건 학식을 제공한다는 반가운 기사를 보았다. 이제 정문까지 나가지 않아도 비건 식사를 할 수 있게 됐구나 싶어 신이 났다. 비거니즘이란 모든 동물의 삶을 존중하고, 착취에 반대하는 삶의 방식이자 철학이다. 나는 ‘비건 지향인’이다. 시작의 순간은 이제 흐려졌다. 자연스러운 시작이었고 실천하지 못한 날도 많았기 때문이다. 종종 스스로를 비건이라 말하기 부끄러웠다. 소심하게 메뉴를 골
정책자료집 4장? 질도 부족하다 15분짜리 공청회, 유의미했나다음해 안성캠 학생 자치를 이끌 제64대 안성캠 총학생회(총학) 선거가 오는 23일부터 2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라이트’ 선거운동본부(선본)가 총학 선거에 유일하게 출마했으나 그들의 공약과 공청회는 미미했다. 양과 질 모두 가벼운 정책자료집은 라이트 선본의 이름에 걸맞았다. 라이트 선본의 정책자료집은 4장에 불과했다. 라이트 선본 소개를 제외하면 공약 설명은 2장이다. 라이트 선본이 공약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 구체적인 내용
어느샌가 영화관에 매표창구가 사라져있었다. 웃으며 고객을 맞아주던 매표 직원의 빈자리는 커다란 스크린이 차지하고 있었다. 영화관만이 아니었다.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 터미널과 기차역 등에서도 키오스크가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기자는 처음 키오스크를 이용해 결제하며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누구도 키오스크 조작을 알려주지 않았다. 옆 키오스크에서도 노부부가 이를 조작하는 데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도와줄 직원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기자가 노부부를 도와줘야만 했다. 하마터면 관객이 돈이 있음에도 표를 구매하
기자는 스포츠 ‘찐팬’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처음 간 야구장. 시험 전날에도 달려간 축구장. 야간 자율학습을 내팽개치고 간 배구장. 기자의 삶에는 스포츠가 덕지덕지 붙여져 있었습니다. 그런 기자가 최근 스포츠와 거리두기를 선언했습니다. 요즘 들어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맨십에 어긋난 행동을 보인 선수들이 많았죠. 지난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자로 김유성씨가 지명됐습니다. 키 189cm에 150km의 공을 던지는 이 선수. 알고 보니 중학교 시절 후배를 폭행한 &lsq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능을 세 번이나 친 기자는 대학생으로서 맞는 수능 날의 감회가 새롭습니다. 수능 날 아침 얼굴에 닿았던 찬 공기, 과목 하나씩 치를 때마다 달아오르던 열기, 시험장을 나갈 때 뉘엿뉘엿한 하늘을 보며 느끼던 많은 감정이 아직도 가슴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수능 때마다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부정행위 관련 기사인데요. 불과 지난해 수능만 봐도 교육부에서는 부정행위 232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중 ‘4교시 응시 방법 위반&rsq
계획 없는 변경은 빛 좋은 개살구 시설투자·교육환경 개선 동반해야안성캠 명칭을 변경하기 위한 절차가 종지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안성캠 명칭 변경 절차에 앞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참여 학생의 약 96%가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공모 결과 다빈치캠을 비롯해 스마트캠, 융합캠, 센트럴캠 등 캠퍼스의 특색을 담은 다양한 명칭이 제시됐다. 캠퍼스 명칭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해당 캠퍼스가 갖고 있는 특징과 앞으로 캠퍼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비전 등을 명칭이 모두 아우르는 명칭인지 여부다. 물론 방향성과 비전이 현실
기고문을 청탁받아 제2002호 중대신문을 펼쳐 들었다. 부끄럽지만 처음 읽어보는 중앙대 신문이었다. 처음엔 많은 양의 기사에 놀랐다. 12쪽이나 되는 신문을 채울 만큼 중앙대에 이슈가 많았던가, 잠시 의문이 들었다. 대학신문이기에 교내 얘기만 다뤘을 터라고 지레짐작한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교내의 여러 이슈는 물론 환경오염 문제와 NFT 미술품에 대해, 나아가 검찰개혁을 다룬 사회면까지 갖춘 신문이었다. 꽤 완성도 있는 신문을 보며, 중대신문사가 언론기관으로서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적이었던 기
아플 때일수록 연결됨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해 왔다. 어릴 적 감기에 걸린 나를 간호해 주던 가족이 있었고, 체육 시간에 공에 맞아 넘어지기라도 하면 우르르 몰려와 괜찮냐고 물어주었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리고 가족도 친구도 없는 자리에서는 낯선 타인들이 내게 대가 없는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내 몸 이외의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일수록 타인의 존재를 절실히 실감하게 된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 연결됨은 복잡한 가르침 없이도 내가 이 세상과 어떤 방식으로든 얽혀 서로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고, 돌봄이라는
기자는 인문대생이다. 그중에서도 소위 ‘돈 안 된’다는 어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무슨 일을 하면서 먹고살아야 할지 고민하던 기자는 우연히 12편의 독일문학작품을 읽었고 전공을 진심으로 애정하게 됐다. 그래서 수첩을 열었다. 인간과 세상에 관한 담론을 공부하면서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답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근대 이후 등장한 계몽주의 사상. 그에 부합한 합리적인 이성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에밀리아 갈로티』(고트홀트 레싱 씀)속 인물들은 그 틀에 맞춰 사고하고 행
샐러드뿐 아니라 멕시칸 메뉴도 판매하는 가게입니다. 락토 오보의 경우 ‘리코타치즈샐러드’, ‘콥샐러드’ 등을, 비건의 경우 ‘베지터블갈릭샐러드’ 등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진 속 하얀 음식이 계란 같이 보이지 않나요? 사실 저 음식은 연두부인데요.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바질두부샐러드’입니다. 드레싱은 오리엔탈을 선택했는데요. 다양한 드레싱 종류 중 흑임자, 유자, 망고 소스는 마요네즈가 들어가니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바질
10월 26일,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냈던 노태우가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한때 대한민국 정계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이 점점 역사 속으로 스러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했다. 그리고 박정희와 같은 날에 사망했다는 사실에 또 묘했다. 언론에서는 ‘1노 3김’ 시대의 종말이라고 표현했다. 처음에는 3김에 노태우를 포함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인들이 생을 마감하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 언론의 노력이 가상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들의 정치 행보에는 큰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
학생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친구가 대학별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에 무분별한 인신공격이 계속해서 업로드된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다. 명확한 근거가 있는 비판이면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이유 없는 비난이 대부분이라 상처가 된다고 토로했다. 에타는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대학별 커뮤니티다. 이를 기반으로 자유로운 토론이 오갈 수 있지만 동시에 비난은 짙고 책임감은 옅어지는 공간이다. 가상 공간에서는 쉽게 뱉어내는 말의 무게를 느끼기 힘들다. 그래서 에타에는 서로를 향한 격려와 위로가 가득한 공간과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함께 나타
5일 국민의힘이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윤석열 예비후보를 선출했다. 원내 주요 정당이 대선 후보를 선출함에 따라 대선이 본격 시작됐다. 국민들은 각 당의 대선 경선을 보면서 후보자들의 소신과 공약 검증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소신과 공약을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모습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후보자의 가족 문제를 거론하며 인신공격을 가하고, 이를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호소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자주 볼 수 있었다. 유권자에게 과도한 피로를 안기는 네거티브 전략은 지양돼야 한다.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 본인의 공약과 그
약 2년간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을 점령했다. 장기간 지속된 방역 조치로 사회 곳곳에서 곪아온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장장 4학기째 비대면 체제로 움직이는 동안, 학내 시설을 이용하고 강의를 듣는 데에 따랐던 크고 작은 어려움이 겹겹이 누적된 상태다. 정부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 중이다. 교육부도 이에 맞춰 ‘교육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10월 중앙대는 이론 과목 중 15명 이하 교과목에 한해 대면 수업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후반기 수업 운영 안내를 발표했다.
언론에게 투명함과 솔직함은 필수이지만 그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때가 많다. 그 가치는 용기와 사명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중대신문이 요즘 보기 드문 가치를 지니고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중앙대에서 무게 있는 학보로서 중심을 지켜주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제2000호의 ‘3대 독자보다 귀한 2000대 독자(讀者)를 만나고 오다’가 인상적이었다. 평소 중대신문을 접하지 않다가 그날 처음 읽어봤다는 분들의 인터뷰들이 꽤 있었고, 독자들의 중대신문에 아쉬운 점들을 솔직하게 드러냈는데 이 점이 흥미로웠다. 나라
강의에 쓸 기사를 찾다가 ‘뉴스의 힘은 현장에서 나온다’는 내용을 담은 신문 칼럼(한겨레, 2021년 7월 21일자, )을 봤다. 밥벌이로 기사를 쓰던 시절 선배들은 “(현장에)일단 가 봐”라며 현장을 강조했다.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곳에서 보고 듣는 것만큼 훌륭한 기사 재료는 없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중대신문을 펼치면 기자들이 어떻게 취재했을지를 생각해 본다. 전화 취재나 자료 조사로 충분한 기사도 있고 어떤 기사는 발로 뛴 냄새를 풍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화가 참 많은 곳이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아주 심각한 폭력·살인사건 등의 경위는 제3자 입장에서 본다면 사소한 감정이 싸움으로 번져서 생긴 일인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 전에 본 기사의 내용을 예로 들어 보겠다. 사건은 택시에 탑승한 승객이 방귀를 뀌었고 택시기사가 이를 지적한 데서 시작됐다. 택시기사와 승객이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택시기사가 승객을 흉기로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명확하지만 정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가 그 상황에서 딱 한마디씩만 덜 하고 양보했더라
사회과학에서는 편견을 감정적, 인지적, 행동적 측면으로 구별하고 감정적 측면을 편견, 인지적 측면을 고정관념, 행동적 측면을 차별이라 일컫기도 한다. 세 측면이 서로 연관돼 상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해 공동체의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는 언어는 한마디로 ‘편견’의 언어라 부를 만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지나온 시간이 이러한 편견의 언어를 재확인시켜줬다. 하급자에게 ‘확찐자(‘확진자’를 소리대로 적은 것이나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살이 많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마스크 착용은 모두에게 당연한 습관이 됐습니다. 성인용 기준 가로 약 17.5cm×세로 약 9.5cm로 약 166.25cm² 정도의 면적을 가진 마스크는 우리 얼굴에서 강한 존재감을 나타내죠. 흰색부터 형형색색, 심지어 그림이 그려진 마스크까지. 가려진 얼굴을 대신해 개성을 뽐내는 마스크가 많습니다. 그런데 알록달록한 마스크 뒤에 숨은 건 얼굴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표정, 즉 감정 또한 감춰져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표정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파악합니다. 이때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