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사회부에서 활동한 기자는 여론부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사회의 주요한 논쟁을 다루면서 성장할 수 있었지만 공격적인 어투의 취재원에 조금은 지쳐있었기 때문이었죠. 그 화살이 기자를 향해있진 않았지만 온종일 부정적인 말을 듣다 보면 기운이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렇게 특유의 따뜻한 문장을 좇아 여론부를 선택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나치게 가벼운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여론부에서의 경험은 기자의 삶을 온전히 바꿔버렸습니다. 기자는 모든 것에 정답이 있다고 믿던 사람이었습니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것을 싫어하며
3월 넷째 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일일 30만명대(25일 기준)를 기록했다. 그러자 SNS에선 ‘주변에 감염된 친구가 없다면 아예 친구가 없는 것’이란 웃픈 말이 화제이기도 했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와 집단거주시설 입주자, 고령층 등을 제외한 감염자는 자택에서 치료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말이 재택 ‘치료’지만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일반 확진자는 스스로 견뎌야 하는 게 현실이다 기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60만명대를 기록하던 때 감염됐다. 그즈음 주변에서도 확진자가 많이 나오기 시
“근로는 솔직히 되면 꿀이죠. 앉아서 편하게 돈 벌 수 있잖아요. 그래서 문제 상황이 생겨도 불만을 표출하기 힘들어요. 근로장학생은 ‘을’이거든요.”교내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는 한 학생의 말이다. 교내 근로장학생이란 학내 시설에서 근무하고 시급 형태의 장학금을 받는 ‘장학생’이다. 근로장학생을 선발하는 장학제도는 한국장학재단과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근로장학생은 일명 ‘꿀알바’로 통해 경쟁률이 치열하다. 시간표를 조율해 공강 시간에 근로
는 코엔 형제 감독이 현대 미국 문학가인 코맥 매카시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2008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이 영화의 제목은 W.B. 예이츠의 라는 시의 첫 구절인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에서 빌려왔다. 국내에서 영화는 영어 제목을 그대로 직역해 개봉했고 대중의 많은 호응을 얻었지만 실상 영화 내용은 제목과 달리 고령화 사회의 문제나 노인 복지를 다루지 않는다. 단지
‘나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는 피천득 시인의 이라는 수필 중의 한 구절이다. 누구나 자기만의 생활에서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들이 있다. 어떤 이는 지인들과 눈을 맞추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나누면서 활력을 느낄 수가 있고, 누군가는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는 적금을 보면서 기쁨을 느낄 수도 있다. 나 역시 이들과 다르지 않다.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소비자 행동에서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한다. 라이프스타일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날씨가 따듯해지고 있다. 아침과 저녁에는 꽃샘추위로 쌀쌀한 기운이 돌기도 하지만 캠퍼스는 이미 완연한 봄인 것처럼 따듯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지난 2년은 캠퍼스가 생명력을 잃은 듯 조용하고 사계절 없이 겨울만 있는 듯했는데, 대면 학사가 시작하니 확실히 다른 분위기와 계절이 느껴진다. 아침 강의 시간에 맞춰 검역소를 지나는 사람들과 승강기를 타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강의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지난해의 외롭고 쓸쓸한 캠퍼스의 모습은 이제 발견하기 힘들다. 중대신문 제2010호를 읽으며 대면 학사 시작과 활기찬 캠퍼스에
패럴림픽을 향한 시선 하나, 시선 둘 조명받지 못하면 감동은 전달되지 않기에뜨거웠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4일 이란과의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홈 9차전 경기에서 2대0으로 완승했다. 해당 경기가 진행된 날 이마트24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같은 날 대비 주류와 안주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 시작 전인 오후 7~8시가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아, 많은 이들이 경기에 관심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선수들을 응원했음을 알 수 있다. 스포츠를
무력감을 느끼곤 합니다. 기자랍시고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거든요. 학생인데 기자입니다. 어떨 땐 학생, 그리고 또 어떨 땐 기자죠. 학생 신분으론 접근이 어려운 정보들이 많습니다. 물밑에서 이뤄지는 일도 있기에 사실 그다지 아는 게 많지 않죠. 사전에 여러 자료도 찾아보며 공부하긴 해도 단기간에 심층적인 내용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잘 해내고 싶지만, 더 나아갈 수 없는 정보의 벽에 가로막혀 답답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꺼내는 비장의 무기가 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돌진하는 거죠. 단순무식한 방법일진
예측 가능하지 않았나. 비대면 학사 동안 학생 식당은 점차 축소했다. 학사 운영을 대면으로 전환한 지금, 대학본부는 과연 적절히 대응했는가. 17일 정오 310관(100주년기념관) 참슬기식당은 늘어진 대기 줄과 바삐 움직이는 식당 근로자들로 혼잡했다. 식권 발급기 대기 줄은 카우버거에 이를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운영 중인 곳은 그릴과 라면앤샐러드, 홈쿡 3곳이었다. 이중 홈쿡 대기 줄은 배식대 반대편 끝까지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식당 근로자는 서넛 정도에 불과했다. ‘중앙대학교 310관 경영경제관 참슬기식당 근로
또 사면인가. 1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봐주기식 온정주의적 사면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의 사면을 반대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19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해당 청원에 동의를 표했다. 16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첫 만남이 회동 4시간 전 무산됐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해당 자리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이명박씨의 사면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사면 명분은 ‘국민통합’이다. 대선으로 민심이 극단적으로 분
이번 학기 들어 대면 학사가 운영됨에 따라 대면 강의 범위가 확대됐다. 그 결과, 나 역시 어떤 과목은 만 2년의 비대면 시기를 뒤로하고 다시 직접 나와 강의를 하게 됐다. 비대면 기간에도 학교에 오갈 일이 있었지만, 강의하러 나온다는 건 어딘지 본격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이전이었다면 그저 심상하게 지나쳤을, 눈에 비치는 학교 안팎의 여러 풍경도 평소보다 좀 더 강한 감회를 갖게 한다. 제2009호의 기사 ‘대면학사 재개에도 문 닫힌 편의시설’에 묘사된 모습도 그러한 풍경의 일부분이다. 본격적인 대면
평소 사무실에 와 있는 여러 학보사 신문들을 챙겨 읽곤 한다. 그중 예전부터 중대신문은 유독 레이아웃부터 다채로운 지면 구성까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아 배울 점이 많은 신문이라 생각해왔다. 제2009호 역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색연필과 형광펜으로 군데군데 표시를 해가며 흥미진진하게 읽어갔다. 대학신문이지만 학내 사안에 그치지 않고 사회 이슈에 대해 학보사 기자만의 관점에서 촘촘하게 취재하고 풀어 쓴 게 돋보인 호였다. 1면부터 3면까지는 대학 노사 협약체결부터 중앙감사위원회 개편, 교내 편의시설 임대료 문제 등 학내 구성원이라
중앙대와 나의 첫 만남은 15년 전, 어느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강 날 아침, 설레는 마음을 혼자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새내기 배움터에서 친해진 동기 몇 명을 청룡연못에서 기다렸다가 함께 강의실로 갔다. 그날 교수님은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셨고, 우리는 미팅, 소개팅, MT, 동아리, 클럽과 같은 저마다의 캠퍼스 낭만을 이야기했다. 그 당시 우리가 꿈꿨던 대학 생활은 청춘 드라마의 한 장면과 다를 바 없었고, 나의 첫 학기는 실제로도 그랬다. 나와 동기들은 밤낮으로 붙어 다니며 우
2020년 공대 재학생 중 여성 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약 20.1%로 집계되었다. 여성 공대생이 약 1.2%밖에 되지 않았던 1980년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하지만 이러한 엄청난 발전에도 자동차공학(약 5.2%)·기계공학(약 8.3%)·항공학(약 9.5%)에서의 여학생 비율이 10%를 채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여성들이 공대를 기피하는 현상은 여전해 보인다. 한 칼럼에서는 여성의 공대 기피 현상은 남성 중심적 교육 과정과 취업 시장에서의 성차별이 원인이라 말한다. 그러나 해당 주장은 다소 억지스럽다
요새는 반가운 얼굴들을 더 자주 본다. 대면 학사가 시작되며 보고 싶던 이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매일 함께 식사한다. 나 또한 식사를 핑계로 너에게 더 자주 연락한다. 그렇게 너와 만나면 자연스럽게 비건 식당을 찾거나, 비건 옵션이 있는 식당으로 향한다. 다른 친구들과 만날 때와는 다른 풍경이다. 여느 식당이 그렇듯, 들어서면 맛있는 냄새가 풍긴다. 육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더라도, 네가 입대는 음식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덩어리째로 나오는 고기는 피하고 메뉴를 정한다. 메뉴가 나오면 맛있겠다고 호들갑 떨며 수다를 곁들인 식사를 즐긴다.
2월 25일 MBC 유튜브 뉴스 채널인 ‘엠빅뉴스’는 이라는 영상을 게재했다. ‘엠빅뉴스’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치 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에서 대통령이 된 드라마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지만 전쟁 발발로 아마추어 같은 그의 정치 행보가 비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판의 요지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부 요직을 비전문가 측근들로 채웠다는 점이다. 핵심이 돼야 할 러시아와의 국제 관계 속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에 관한 분석은 없었다. 물론 언론사는 대통
최근 한 OTT 플랫폼에서 방영한 드라마 이 화두에 올랐다. 드라마는 한 판사를 주인공으로 소년범 사건을 다루며 정의와 형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에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관한 이슈도 다시금 떠올랐다. 「형법」 제9조에 따르면, 만 14세 미만이 저지른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 촉법소년은 10세부터 14세 미만의 소년이며, 이들은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더라도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한다. 소년부에 송치된 소년은 1호 ‘보호자 의무’부터 10호 최대 2년의 &ls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