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가지는 의미는 모두에게 다를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겐 낭만적인 겨울의 시작으로 다가오기도 할 텐데요. 하지만 깊은 근심을 앞세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매캐한 연기를 내뿜는 대신 방을 데우는 연탄에 기대 겨울을 나야 하는 취약계층이죠. 이들에게 겨울은 유독 혹독합니다. 아무리 솜옷을 껴입어도 가시지 않는 추위. 비싼 전기 요금 탓에 오래된 전기장판이 깔린 방 한편에서만 보내는 겨울. 이들은 하늘에 내리는 눈을 맘 놓고 바라만 볼 수 없습니다. 다행히 이들의 겨울이 마냥 시리지만은 않습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는 온기를 전
‘아리아리’는 여럿이 다 뒤섞여 또렷하게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합니다. 동아리라는 울타리 아래 모인 각양각색의 청춘이 이리저리 뒤섞인 모양을 두고 아리아리하다 할 수 있겠네요. ‘아리아리’ 흘러가는 동아리의 모습을 스케치하고, 그 속에 ‘동동’ 떠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포착했습니다. 이번 주 여론부는 행간에 지그시 머물며 그 작은 틈새의 감정을 음미하는 문학동아리 ‘문학동인회(서울캠 중앙동아리)’를 만나봤는데요. 활자 이면에 각양각색의 개성과 감정을 새겨넣는 문학동인회의 이야기를 함께 감상해 볼까요? 정다연 기자 almostye
310관(100주년기념관) 지하에서 유난히 활기를 띠고 있는 곳이 있다. 생기있고 온화한 분위기는 만개한 꽃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꽃보다 화사하게 학내 구성원을 맞이하는 송영선 파머스플라워 사장을 만나봤다. -꽃집 운영을 시작한 시기는. “저는 2014년부터 중앙대에서 꽃집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205관(구 학생회관)에 꽃집이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310관이 새롭게 지어지면서 2016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왔습니다. 중앙대에서 꽃집을 시작한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꽃을 대하는 신념이
-어떤 활동을 진행하는지. “매주 화요일엔 동아리원의 글을 익명으로 공개해 감상을 나누는 ‘문향’을, 매주 목요일엔 글쓰기 실력 향상을 목표로 주제 글쓰기 등을 진행하는 ‘학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향은 오랜 역사를 가진 활동인 만큼 문학동인회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죠. 문집도 제작하고 있는데요. 문집에 글을 싣기 전 서로의 글을 비평하는 합평회를 진행합니다. 이때 합평을 받은 글에 직접 그린 그림을 더해 교내에서 5일간 시화전을 열죠. 이외에 소모임 활동으로는 단체채팅방에 매일 하나씩 창작 글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
『오직 두 사람』(김영하 씀) 우주현 동아리원(서양화전공 4)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소설 『오직 두 사람』이 떠오릅니다. 3~4년 전 주변에서 추천을 받아 우연히 읽게 된 책인데요. 당시 책을 읽으며 슬픈 감정이 차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저자인 김영하 작가는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 등에 초점을 맞춘 소설을 많이 쓰는데요. 추운 겨울이 다가올수록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은 난방비를 걱정하게 되고, 때론 매서운 한파로 목숨을 잃기도 하잖아요. 이 작품에도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단편소설이 수록돼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회의 사각지대를
종이신문은 마치 지도와 같아서 지면의 면적과 위치로 기사의 비중을 가늠할 수 있다. 제2051호 1면 커버스토리는 의대 입학 정원 확대에 관한 것이고, 4면 보도기획에서 그 논의 과정을 시기별로 정리하면서 다른 입장들을 고루 다뤘다. 균형감은 있지만 좀 건조한 것 같은 아쉬움은, ‘뉴스 에필로그’에서 각 입장의 대립지점을 견주면서 그 각축이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결실로 귀결돼야 한다는 보도부장의 일갈로 해소됐다. 이 주제는 보건의료 시스템과 사회보험, 다양한 집단들의 이해관계, 지역별 보건의료 자원의 불균형, 국민건강의 형평성 등과
고양이, 나는 고양이가 좋다. 그중에서도 단연 길고양이가 좋다.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면서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길고양이의 삶이 부럽다. 자주 세상으로부터 도망쳐야만 하는 건 조금 불편하겠지만, 그만큼 다양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1월 6일 발행된 제2050호에는 인권 문화제와 관련된 기사가 1면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읽는 내내 중대신문이 소외된 것들에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김지우 기자의 실버존 기사가 인상 깊다. 노인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지금, 그 누구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여러분은 대학 생활 중 인생 강의가 있으신가요? 저는 수년 전 들은 글쓰기 교양 강의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정년을 앞두신 교양대학 노교수님의 강의. 글은 자고로 직접 느끼고 써봐야 한다며 두 편의 에세이를 쓰게 한 뒤 이 중 하나를 발표시키시고, 이를 바탕으로 지필고사까지 내시던 교수님이셨습니다. 그저 학생들의 무난한 평점을 보고 신청한 이 강의가 제 인생 가치관을 잡아주는 ‘인생’ 강의가 될 줄은 몰랐네요. 매일 같이 양복을 다려 입으시고 수업보다 30분 일찍 와서 강의실에 계시던 교수님. 젊은 사람들을 마주하려면 깔끔하게라도
일본 경제의 암흑기 ‘잃어버린 30년’의 배경 ‘플라자 합의’는 역대 가장 친미 성향을 보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 시절에 이루어졌다. 나카소네 총리는 스스로 방위비 분담 의사를 보인 데다 소련의 위협에 맞서 일본을 ‘불침 항모’로 만들겠다며 무장을 시작해 미국의 환심을 산다. 결국 미국은 가장 친미적인 일본 총리를 압박해 일본 경제를 부러뜨려 버린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친미반중 기조를 명확히 했다. 가치와 동맹을 중시하는 외교는 언뜻 듣기는 좋으나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고도의 외교적 감각이 필요하다. 롤모델은 이미 존
연말이 다가오면 취업준비생들의 스트레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한 취업준비생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활비 다음으로 자괴·불안감이 가장 힘든 점으로 조사됐다. 이런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가득한 취업 준비 생활은 말 그대로 이를 악물게 해 턱 근육에 부담을 준다. 여기에 턱을 괴고 공부하는 행동, 옆으로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 등 신체 균형을 무너뜨리는 습관이 더해지면 턱관절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턱관절 장애란 턱을 둘러싼 뼈와 근육, 관절이 손상을 입거나 균형이 틀어진 상태를 뜻한다. 턱관절을 움직일 때마
박민 KBS 사장이 취임 하루 만에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불공정 편파 보도에 대해 사과했다. 박민 사장은 사과의 배경에 대해 KBS가 공영방송의 핵심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공정한 보도로 물의를 일으킨 기자나 PD를 업무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박민 사장의 발언을 진정한 사과로 해석할 수 없는 이유는 그의 임명 과정과 행보에 있다. 박민 사장의 취임은 정부가 방송 장악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KBS 이사회를 구성한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정권 친화적인 인사로 채워진 방
6월 19일 이규민 한국교육평가원장이 사퇴를 발표했다. 모의평가 난이도를 이유로 교육평가위원장이 사퇴한 최초의 사례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5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이 사상 초유의 사태는 당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수능을 두고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경질과 출제기관 감사 계획이 발표되며 교육계는 혼란스러워졌다. 당해 모의평가를 바탕으로 수능 문제를 예측해야 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기습적인 출제 기조 변화
2023학년도 2학기 봉사의 날 21일부터 22일까지 310관(100주년기념관) 1층 로비에서 사회봉사단이 주최하는 ‘2023학년도 2학기 봉사의 날’이 열린다. 이번 봉사의 날은 ▲봉사 물품 제작 KIT 조립 및 기부활동 ▲대한적십자사 헌혈 버스 운영 ▲CAU Together 봉사단 건강 캠페인 등으로 구성된다. 봉사 KIT에는 ▲사랑의 양말인형 만들기 ▲사랑의 비즈스트랩 만들기 ▲사랑의 에코백·티셔츠 만들기 ▲유기견 지원 팔찌 만들기 등이 포함돼 있다. KIT 제작을 완료 시 품목별로 봉사 시간 1시간이 부여된다. 완성된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는 말처럼 시대적 가치와 연극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습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미래지향적 가치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요즘, 연극도 젠더·장애·환경·과학기술 등 다양한 테마에 관심을 지니게 됐죠.” -전인철 극단돌파구 공연연출가경계를 넘나드는 질문은 커다란 발견과 새로운 변화를 불러온다. 2023 서울국제공연예술제 SPAF(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경계 없는 사고·질문과 함께했다. 19개의 공연을 통해 우리는 어떤 질문과 관점을
어떤 날은 막힘없이 10매 분량의 글을 뚝딱 완성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첫 문장을 쓰고 고치다가 또 지워버리는 날도 있습니다. 글이 영 안 잡히는 날은 3매의 아주 짧은 글도 한참을 붙잡고 앉아있죠. 그러나 매주가 바삐 돌아가는 중대신문에서는 ‘글이 잘 써지는 날’을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마감기한까지 반드시 글을 써야 하므로 의자에 나를 묶어두고 꾸역꾸역 단어들을 토해냅니다. 중대신문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눈에 불을 켜고 학내 이슈를 찾아 보도면을 채워가야만 합니다. 화요일 취재원들이
긴 시간 동안 인류에게 꿈은 영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인류는 꿈을 일종의 계시로 받아들이며 꿈에서 나타나는 상징물들을 해석하는 데 공을 들였죠. 하지만 프로이트는 꿈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했습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내면이 의식·전의식·무의식으로 나뉘어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꿈에서는 억압됐던 무의식이 발현돼 현실에서 표출하지 못한 욕망과 욕구가 분출된다고 보았죠. 그러나 꿈이 무의식만의 전유 공간은 아닙니다. 억압된 내용은 의식에 의해 한 차례 검열되고 통제돼 변형된 상태로 드러나죠. 꿈은 현실에서 경험했던 내용이 전치
낙엽 진 가을, 다빈치캠 가을축제 ‘CAU–TOPIA’는 캠퍼스를 학생들의 다채로운 미소로 물들였다.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답답한 일상에 산들바람을 일으킨 축제의 뒤편에는 문화위원회가 있었다. 1년 동안 다빈치캠에서 문화사업을 이끈 조수아 다빈치캠 총학생회(총학) 문화위원장(피아노전공 4)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문화위원회의 업무는. “문화위원회는 교내 문화 형성에 도움이 될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합니다. 올해는 ‘다빈치캠 문화의 날(문화의 날)’과 축제 공연을 기획하고 문화위원회 소통 창구(SNS)와
이 주의 고사성어는 ‘曲突徙薪(곡돌사신)’입니다. 굴뚝을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아궁이 근처의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뜻으로 화근을 예방한다는 의미죠. 7일까지 서울특별시에서 확인된 빈대 출몰 사례는 총 23건이었습니다. 1970년대, 정부 주도의 빈대 퇴치 사업이 이뤄진 이래 유지하던 ‘빈대 청정국’의 지위가 무너진 것이죠. 전국 곳곳에서 빈대 피해 소식이 들리며 내 주변에도 빈대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감은 중앙대도 피하지 못했죠. 3건의 신고에 현장 점검을 진행한 결과 다행히 중앙대
영원히 나이 들지 않는 곳, 네버랜드를 아시나요? 책 『트렌드 코리아 2023』의 저자 이준영 교수(상명대 경제금융학부)는 올해의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네버랜드 신드롬’을 꼽았습니다. ‘어른 아이’가 많아진 요즘 네버랜드 신드롬은 하나의 보편적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번 주 문화부는 네버랜드 신드롬의 원인과 영향 그리고 앞으로의 키덜트 문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아이가 되고 싶은 요즘 우리의 심리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함께 살펴보시죠. 진수민 기자 susky@cauon.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