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을 볼 때마다 항상 느끼는 부분이지만 언제나 알찬 내용과 합리적인 이슈선택과 분석, 그리고 빈틈없는 구성이 메이저 언론사 못지않다. 이번 기사 중 “중앙대 학내 안전 대책, 남은 숙제는?”을 읽고 느낀 점을 적어본다. 다른 곳도 아닌 가장 안전해야 할 캠퍼스 내에서 성폭행과 살인이 일어난 인천 소재 대학 사건을 보며 과연 우리 학교는 안전할까? 이런 사건이 CCTV 설치 부족이나 야간 순찰 강화가 없어서 일어난 사건일까? 의문이 든다. 속담에 “열 사람이 지켜도 한 도둑을 못 막는다&rdquo
당신의 지난 8월은 안녕하셨기를, 그리고 다가오는 9월은 부디 새로운 기대로 가득하기를. 이번 중대신문 제2020호를 읽고 나니, 지난 방학이 안온했기를 바라는 걱정어린 마음과, 새로운 학기를 맞이하는 설렘을 담은 안부의 인사를 먼저 전하고 싶다. 흑석시장과 자취촌 골목의 폭우 피해 취재 기사는 다시 한번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세부성적조회 공개 의무화와 관련된 학습권 보장 논의 기사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종소리처럼 느껴진다. 대학신문의 기사는 곧 내가 소속된 공동체가 현재 어떤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
N차례 거듭해 악랄해지는 디지털 성범죄 언론과 대중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일부 언론이 디지털 성범죄를 벌인 ‘엘’에 관해 보도하며 올해 8월 또다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엘은 일부 공범과 함께 피해자들에게 성 착취물 촬영을 강요해 이를 텔레그램에 유포했다. 확인된 피해자 수는 6명, 성 착취 사진과 영상물 수는 약 350개가 넘었다. 과거 N번방 사건 주범이었던 조주빈과 문형욱에게 각각 징역 42년형, 34년형이 내려졌고 디지털 성 착취물 유통을 막기 위해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
30일 경찰청은 올 하반기 마약류 사범 단속기간을 연말까지 연장 운영한다고 밝혔다. 교통사고 조사 시 마약류 투약(소지) 여부도 자세히 확인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대표 수식어였던 ‘마약 청정국’은 어느새 옛말이 됐다. 과거 조직폭력배와 유명인들의 이야기로만 다가왔던 마약 범죄가 일상에서 만연해졌다. 경찰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마약 범죄에 관한 검거 인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경찰이 7월까지 검거한 마약류 사범은 총 74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검거 인원이 약 14.6% 늘었다. 유흥가와 같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영화관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런데 최근 흥행한 영화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후속편이다. 는 누적 관객 수 약 1269만 명을 넘기며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6월 개봉한 은 지금도 박스오피스 순위권을 유지하며 누적 관객 수 약 800만을 넘었다. 은 개봉 33일 만에 약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9월에는 , 가 개봉 예정이다. 이렇듯 코로나19 이후 극장가의 흥행 공식은 &lsq
7월 A대학 캠퍼스 내에서 학생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교육부는 사건 발생 후에야 캠퍼스 내 안전 문제에 입을 열었다. 7월 18일 교육부가 발표한 ‘A대학 학생 사망사건 관련 교육부 대응 및 조치’에 따르면 교육부는 해당 대학과 함께 야간 출입을 통제하고 취약 시간대 순찰 확대하며 성폭력 예방 교육을 점검하는 등 학생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대 역시 학내 사각지대 현황 조사 및 순찰 강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대의 안전 대책 실상은 여전히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안성캠의 CCTV 설
지난해와 똑같은 대답이다. 11일 제2차 학사정기협의체(협의체)가 이뤄졌다. 안성캠 총학생회(총학)는 수시 성적 조회 활성화를 요구했다. 대학본부는 이미 교원에게 수시 성적 기재를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으며 규정을 추가해 강제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대학본부는 세부성적공개 규정화가 수시 성적 산출이 어려운 과목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며 교원에게 ‘페널티’를 부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원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학생의 권리는 잊혔다. 세부성적을 전달받지 못한 학생은 한 학기 동안의 결과를
몇 년 만의 기록적 폭우는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 SNS에 만연하는 강남 일대의 침수 차량 사진들, 천장이 무너지고 물에 잠기는 바람에 정차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이수역, 산사태 경고 및 하천의 범람 등은 재난 문자에 불을 지폈다. 중앙대 역시 일부 시설에 피해를 보고 학내 도로의 통행이 일부 제한됐다. 그런데 단지 빗물의 양이 많아서 침수가 발생한 것일까? 우리나라의 수많은 배수시설은 장식으로 있는 것이 아닐 텐데 말이다. 중대신문에서는 이러한 침수로 인해 들춰진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었다. 기사들을 접하면서 이번 수해는 단순
개강하면 매주 월요일 중대신문을 읽는다. 학교 소식을 자세히 알 수 있고 유익한 정보도 많다. 중대신문을 읽을 때마다 1980년대 말 대학 시절 추억도 생각난다. 각기 다른 대학으로 진학한 고등학교 동기들은 자신이 다니는 대학의 신문을 우편으로 주고받았다. A4 용지에 편지를 쓰고 그 뒷장에 주소를 적었다. 주소가 잘 보이도록 대학신문을 감싼 후 우체국으로 가 우표를 주소 윗부분에 붙여 보냈다. 대학신문은 대학 간 문화를 교류하는 역할을 했다. 인터넷과 디지털이 발전하고 취업 준비에 분주한 이 시대에 고유한 대학문화를 찾아보기 어렵
“황지사와 그 주변 환경 전체가 곧 사찰 문화재라는 것에 현혹되어선 안 됩니다! 지방도는 결국 ‘공물’인 도로이고 그게 본질입니다!” 얼마 전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대사다. 해당 드라마에서는 우영우 변호사가 속한 로펌 한바다와 황지사가 ‘황지사의 국도에서의 통행료 징수 행위’가 위법한 행위인지를 다투는 장면이 연출됐다. 사찰의 관람료 징수 행위에 관한 문제는 비단 드라마 속의 이야기뿐만은 아니다. 실제로 필자는 속리산 국립공원을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가을 나뭇잎 때문이다. 아파트 정문에서 후문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진 넓은 도로 사이로 뒹구는 낙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사하기 위해 처음 들어가 본 집은 길가라서 조금 시끄러웠다. 그런데도 베란다 넘어 보이는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반해 하루 만에 계약했다. 십여 년이 지난 오늘도 집 주변의 나무는 한없이 푸르다. 이제 한 달 후면 자신의 온몸을 화려하게 털어내고 오로지 뿌리에 의지한 겨울을 보낼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깨끗이 비우고도 봄이면 또다시 이 세상에서 가장 싱싱한 싹을 보여
가족끼리 둘러앉아 밥을 먹을 때, 아빠가 종종 꺼내던 말이 있었다. “우리 회사 직원이 ‘이건 틀린 거 아니에요?’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맨날 그러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 가끔 기자가 틀린 것과 다른 것을 바꿔말할 때도 아빠는 꼬박꼬박 기자의 말을 고쳐주곤 했다. ‘틀리다’와 ‘다르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서울의 한 카페에서 “사인회 예약이 모두 완료됐다”며 “예약 과정 중 불편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해당 사과문이 공개되자 뜻밖의 단어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바로 ‘심심한 사과’입니다. 심할 심(甚)자와 깊을 심(深)자를 사용해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뜻의 ‘심심한’을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뜻의 ‘심심하다’로 잘못 이해한 겁니다. 비단 &l
21세기를 흔히 정보화 시대라 부릅니다. 여러 전자기기와 밀접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매일 다양한 사건들을 알게 됩니다. 이 과정은 매우 간단합니다. 주머니 속 휴대폰으로 인터넷 뉴스를 볼 수도 있고, 커뮤니티에 접속해 여러 게시글을 보며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죠. 그것의 참과 거짓은 인식하지 않은 채로 말입니다. 최근 울산에서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던 개가 8살 아이를 공격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나가던 택배기사의 도움으로 아이는 무사했습니다. 유튜브에는 해당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올라왔고,
7월 6일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에게 후생 연금 탈퇴 수당을 보내왔습니다. 77년 세월이 지난 노역의 대가는 긴 세월 그대로 지급됐습니다. 단돈 99엔. 한화 약 967원으로 1000원에도 못 미치는 액수입니다. 액면가 그대로, 물가 상승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지급한단 건 어떠한 상식인가요. 자국민에게는 올바르게 적용되고 있는 개정된 후생 연금 보험법이 어째서 한국인 강제 동원 피해자들만은 피해 가는 것인지요. 77년 전 강제 동원 피해자가 약 1년 반 동안 흘린 땀방울의 대가는 오늘날 껌값도 안 되는 값어치로 변모
폭우 속 컨트롤 타워는 없었다 탁상공론 아닌 현실적 대책 마련하길비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 하룻밤 새 약 7명이 숨졌다.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였다. 8일 서울특별시(서울시)에는 시간당 최대 141.5mm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이수역, 대치역 등이 물에 잠겼고 강남 일대 도로에는 수십 대의 침수 차량이 즐비했다. 10개가 넘는 자치구에서 산사태 경보·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으며 도림천 등은 범람했다. 재난은 예견돼있지 않았나. 전날 기상청은 최대 300mm 이상의 예상 강수량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그럼에도 윤석열
필자가 작년 9월 중앙대에 부임한 뒤 1년이 지났다.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고 강의와 연구를 준비하느라 많은 시간을 연구실에서 홀로 보내며 분주히 하지만 다소 외롭게 지냈다. 지난 학기 대면 수업이 재개됐지만 대형 강의를 맡은 탓에 학생들과 직간접적으로 만날 기회도 좀처럼 만들기 어려웠다. 학생들 역시도 비슷하게 지냈던 듯하다. 21학번 새내기 교수로서, 수업시간 주로 필자의 말을 들어주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수업 바깥에서 쏟아내는 다양한 ‘그들의’ 이야기가 늘 궁금했다. 대학 때를 돌이켜보면 수업이라는 것
희노애락(喜怒哀樂).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자신이 다양한 감정을 지니고 있음을 자각했다. 희(喜), 노(怒), 애(哀), 락(樂) 각각이 혼합되고 새로운 감정이 만들어지며 감정의 개수를 셀 수 없게 되자, 우리는 ‘감정 스펙트럼’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기쁨’이라는 스펙트럼의 시작부터, ‘분노’와 ‘절망’이라는 스펙트럼의 끝까지, 다양한 감정을 순서대로 나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감정의 다양성을 이유로, 같은 상황을
오랜 시간 대학에 재직하면서, 참 많은 존경하는 선배 그리고 동료 교수님들을 뵐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 중에서 아마도 저에게 가장 큰 가르침을 주신 분은 이제 머지않아 정년퇴임을 하시는 국어국문학과 이찬욱 교수님이십니다. 제가 언제 교수님을 처음 뵙게 됐는지 기억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직접 가까이에서 교수님을 뵙게 된 것은 교내 축구대회에 참여하게 된 15 ~ 16년 전쯤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우리 중앙대에는 매년 가을 개교기념일 행사로서 이사장배 교내 축구대회가 열려 왔습니다. 교수팀, 의대팀, 직원팀 그리고 부속학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