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의 경계에 대한 생각이 많던 요즘, 중대신문의 ‘어릴 적 동경했던 영웅의 이야기’와 ‘자, 이제 누가 악당이지?’ 기사를 접했다. 명쾌한 예술 키워드 설명과 함께 새로운 사고의 물꼬를 틔워줘 잊고 있던 신문의 가치를 다시금 새길 수 있었다. 어렸을 때 읽은 동화들은 선과 악의 대비가 극명하기만 했는데, 커가면서 우리는 실제 사회뿐만 아니라 사실은 옛날의 그 동화들조차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에 서 있는 인물들이 생각보다 많음을 깨닫게 된다. 기사에서 ‘인간은 악을 나쁘다고
개인적으로 지난 학기까지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다 약 2년 반 만에 학생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코로나19로 멈춰버린 시간 동안 우리의 삶에는 큰 변화가 있었고 이전에는 익숙했던 것들이 익숙하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태블릿 화면이 아닌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보며 하는 수업은 저의 일상이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당연한 일상이 어색합니다. 한동안 많은 사람 앞에 서본 적이 없다 보니 80명의 학생이 있는 강의실에 들어서기 전에는 묘한 긴장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8월부터 학과장을 맡게 됐는데 코로나19 이후 입학한 학생들이 끊어
정해진 기준보다는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시대가 왔다. 바로 평균 실종의 시대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3』(김난도 씀)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2023년 우리나라의 모습을 10개의 키워드로 정리하고, 이것이 어떠한 시장과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예측한다. 평균 실종, 체리 슈머의 등장, 인덱스 관계 등이 그것들이다. 나는 오늘 그중 ‘평균 실종’에 주목하고자 한다. ‘평균 실종’이란, 집단을 대표하는 평균값이 무의미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평균 실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랭보, 그는 자신의 유명한 에서 시인은 세상과 미래를 바라보는 ‘투시자’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 “모든 감각을 오랫동안 광대하게 그리고 이치에 맞게 착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즉, 가능한 기존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토대 위에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과 문학에 있어 요즘 용어로 기존 골조는 놔둔 채 일부만을 보수하는 ‘리모델링’이 아닌 전면적인 해체를 통한 ‘재건축’인 셈이다. 시인 랭
전공 수업은 3학점인 경우가 많죠? 중앙대에는 3학점 수업을 하루에 3시간 몰아서 듣거나 이틀에 나눠 1시간 30분씩 듣는 수업이 있습니다. 수강 신청 날로 돌아간다면, 여러분은 두 수업 진행 방식 중 무엇을 선택할 건가요?김지원 학생(영어영문학과 2): 3시간가량의 수업을 한 번에 듣는 걸 선호해요. 두 번씩 나누어 들으면 수업의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죠. 게다가 이틀에 나눠 수업을 진행하면 둘 중 어떤 요일에 시험이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요.김후정 학생(문헌정보학과 3): 이틀에 1시간 30분씩 나눠 듣기요. 3학점을 한
국내외 학생·석학과 협업 다음 해까지 온라인 전시첨단영상대학원 인공지능-콘텐츠 미래산업 교육연구단이 ‘AIIF 2022 제23회 첨단영상국제페스티벌 및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GSAIM Lab Exhibition ▲Special Exhibition ▲AIIF Conference 등 전시 및 강연이 마련돼 있다. 전시회 중에는 첨단영상대학원 13개 연구실에서 참여한 미디어아트, 게임 등의 다양한 작품 및 최신 연구 결과를 전시하는 GSAIM Lab Exhibiti
독서·문화·학술자료 행사 연이어 밤샘독서는 11일로 연기돼 서울캠 학술정보원에서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6일간 ‘제9회 도서관 주간(Library Week)’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교수저작도서 전시회 ▲창의인문독서특강 ▲독서프로그램 시상식 ▲밤샘독서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행사 주간 내내 204관(서울캠 중앙도서관) 3층 참고자료실에서 진행됐던 교수저작도서 전시회에는 최근 3년간의 중앙대 교원 저작 도서 중 도서관 소장 도서를 전시했다. 교수의 연구업적
철거되는 옹벽과 방음벽 “안전 위해 주위 살피길 부탁”서울캠 후문 앞에 현충근린공원 흑석창업숲마당(가칭)이 들어선다. 서울특별시와 동작구, 중앙대가 함께 진행하며 10월 28일 착공해 12월 26일 완공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으로 서울캠 후문 입구는 한층 넓어지고 안전해진다. 약 300평 정도 규모의 본 공원은 중앙대 후문을 기점으로 공원 앞쪽에는 3단의 화단이 생기고 그 가장 윗단에 창업숲마당이 조성된다. 화단 뒤편으로는 치유의숲과 명상숲이 자리할 예정이다. 또한 자연숲길을 조성해 도심 속 숲의 매력을 더욱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 17일과 18일 이틀간 제14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가 서울캠에서 개최된다. 국제금융기구에 관심 있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해당 행사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그룹(WBG), 아시아개발은행(ADB), 녹색기후기금(GCF),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 약 11개 국제금융기구 인사담당자가 직접 방한한다. 인사담당자의 기구별 채용정책 설명 이후 면접을 거쳐 실제 채용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한국인 직원 근무 경험 공유 및 질의응답, 기구별 심층 세션, 기구 합동
올해 초, 나는 중대신문 수습기자에 지원하려 했었다. 지원서 작성까지 마쳤을 때, 면접 일정을 맞출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야심 찼던 도전은 흐지부지 막을 내렸다. 가끔 주변에서 중대신문에 대한 얘기가 들려오면 홀로 간직하고 있는 작은 추억을 회상해보는 것이 전부였다. 갓 입학한 새내기 시절에는 대학교에서 신문을 발행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신문지는 짜장면 먹을 때만 썼던 내가 그런 걸 알 리 없었다. 그러니 ‘차별을 회고하며’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은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글쓴이는 지하철을 기다리
회사 생활을 하다 중앙대에서 교육을 위한 새로운 길을 처음 내딛던 약 2년 전이 생각난다. 열의 넘치는 학생들을 만나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학교에 나왔지만, 코로나19 시대의 시작과 함께 황량한 캠퍼스와 텅 빈 강의실만이 나의 첫 출근을 반기고 있었다. 학생들의 반응을 통해 강의를 발전시켜 보고자 했던 나의 계획은 녹화 강의로 대체됐고, 학생들의 진로와 고민을 위한 다양한 상담들은 단 한 번의 만남 없이 모두 이메일로 해결돼 버렸다. 무려 약 2년간의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중앙대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준 유
2022년 여름, 중앙대의 인도네시아 사회봉사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매년 여름마다 인도네시아 대학의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봉사를 진행하고 양국의 문화를 교류하는 행사다. 해당 프로그램은 약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 그런데 올해는 이전 기수에 비해 유난히 특별한 점이 있었다. 바로 비대면으로 해외 교육 봉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모두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첫 발발 후 지금까지도 일상 곳곳에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제는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모두가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그리고 안부를 묻는다. “잘 지냈어요? 어떻게 지내요?” “별일 없이 잘 지내요, 늘 똑같죠.”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 통화가 끝난 뒤, 문득 ‘나는 늘 똑같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떠올랐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늘 똑같을 리는 절대 없다. 아마도 뭔가 바뀌는 걸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무심결에 그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습관이라 할까, 익숙해지면 잘 바꾸지 않는다. 물건을 사면 망가질 때까지 쓰고, 같은 물건을 구해서 다시 쓴다.
“언론은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시민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방송 언론인의 의무이다. 따라서 우리는 취재와 보도를 함에 있어서 시민의 편익과 안녕을 가장 우선할 것이다.” 방송기자연합회 강령의 전문이다. 9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7차 제정공여회의’ 회의장을 나서며 한 발언이 논란이다.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으로 말한 것이라 해명했다. 이후 그
일취월장 장학 사업 시행 2022학년도 2학기 일취월장 장학 사업 신청이 시작됐다. 신청은 중앙대 포탈에서 가능하며 마감일은 23일까지다.해당 장학금은 직전학기 성적이 있으며 등록금 실 납부액이 0원을 초과한 이번 학기 재학생에 한해 지원할 수 있다. 단 지원 자격 요건을 충족했더라도 ▲2022학년도 2학기 12학점 이상, 평점 2.5 이상 취득 ▲평가군 별 학업성취도 이상 향상 ▲희망 교수와 1회 멘토링을 진행한 후 확인서 제출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번 일취월장 장학금은 직전학기 성적을 상대평가군과 절대평가군으로 나눠 선발
피곤한 내가 눈을 뜬다. 쇠가 쇠와 맞물리는 소리, 이어폰 너머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 은근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는 2019년에 나는 대학교 새내기였다. 지금껏 살던 울산이 아닌 서울. 하늘에서 표류하다 멀뚱히 추락한 사람처럼 나는 어디에서든 어둑하니 서 있기만 했다. 학교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자취하면서, 자가용이 없으면서도 무릎이 좋지 않았던 나에게 서울은 단연 지하철의 도시였다. 그러니 나는 1학년이 채 끝나기도 전부터 소음만 참아내면 멀미도 없이 빠르게 도착하는 지하철을 ‘괴성을 내는 철의 괴물’이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손쉽게 검색하여 알아볼 수 있는 시대. 온라인을 통해 세계의 다양한 언론 매체들이 전달하는 기사들을 총망라하여 검색해볼 수 있는 시대. 소위 말하는 21세기 ‘정보화 사회’라지만, 대학 언론에서 생산되는 신문에는 여전히 대학신문만의 매력이 있다. 눈 맑은 젊은 세대들의 고민과 관심을 엿볼 수 있고, 대학생 기자들의 파릇한 열정을 느낄 수 있으며, 그래서 급변하는 사회의 흐름과 방향을 좀 더 일찍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어느 나라의 어느 대학교에 방문하든 교내지를
그림책 작가 토미 웅게러의 유작 을 번역했다. 전쟁, 폭력, 공포, 혐오 등과 평생 정면 대결해온 그의 마지막 작품다웠다. 지구는 파괴되고 인류는 달로 이주한 종말론적인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웅게러는 역시 그답게 희망의 빛, 위로의 온기, 벅찬 사랑을 잊지 않고 점점이 남겨 우리가 찾아갈 길을 알려준다. 지구에 홀로 남은 인간 바스코는 자기 그림자가 이끄는 대로 ‘딱 때맞춰’ 위험을 피하며 나아간다. 낯선 ‘생명체’가 아내에게 전해달라는 편지를 들고. 그 아내는 갓 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