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이라는, 개인적이고도 사회적인 감정에 관해 생각해 보자. 우리가 부끄러움을 느끼는 과정은 두 가지로 귀결된다. 먼저 외부에서 비롯되는 부끄러움이 있다. 우리는 이를 ‘수치심’이라 부른다. 이때의 부끄러움은 특정 환경에서 요구되는 개인의 능력과 관계된다. 그리고 ‘죄책감’이라는, 내부 요인에 기인하는 부끄러움도 있다. “했어야 했는데” ·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와 같은 말은 당위에 직결되며 이는 양심의 산물이다. 전자는 제3자의
편집장단 인사말에서부터 만나볼 수 있는 이 문구는 바른 주장을 펴고 사실을 그대로 전한다는 의미다. 사회 문제점을 지적하고, 독자에게 전한다는 기자의 존재 이유를 단 네글자로 표현한 셈이다. 바른 주장을 펴고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일은 사안에 대한 왜곡 없이 올바른 비판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인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즘 시대에 왜곡 없이 사안을 전달하는 것쯤이야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것에 그친다면 그저 세상의 여러 이슈 알리미에 그칠 뿐이다. 어려운 것은 올바른 비판이다. 호기롭게 기자를 꿈꾸던 새내기 시절, 중대신문에
「학생인권조례」는 모든 학생의 존엄성 보장과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제정돼 6개 교육청에서 제정 및 시행되고 있다. 최근 「학생인권조례」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일부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와 충청도의회에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청구서가 전달됐다. 10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촉구 시민대회를 열었다. 해당 단체는 성명을 통해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훈계를 막기에 조례 시행 이후 교권 침해가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더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퇴근 지하철 탑승 시위와 이를 저지하려는 서울특별시(서울시)의 갈등은 1년 넘게 지속되다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다. 서울시는 면담, 협의 등 대화에 참여하고 전장연은 오는 23일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했지만, 의견 합치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갈 길이 멀다. 여기까지도 너무 긴 시간이 걸렸다. 서울시는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는 전장연 회원을 물리력으로 막고 무관용 대응 원칙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이어갔다. 심지어는 서울중앙지법이 지난해 제시한 ‘공사는 동선 미확보 역사의 엘리베이터를
종이 신문의 가치가 종잇장만 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래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은 신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언론수용자조사통계에 따르면 2022년 종이 신문 열독률은 약 9.7%이며 하루 중 단 3.3분을 종이 신문을 읽는데 투자한다고 밝혔다. 모바일이 활성화되면서 인터넷 포털을 통한 기사 소비가 급증하고 짧고 자극적인 것에만 몰두한 결과이다. '중대 신방'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저널리즘에 대한 수업을 듣고 있는 지금도 신문은 여전히 낯설고 지루한 존재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중대신문 제
요즘 대화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ChatGPT이다. 에세이와 논문을 줄줄이 써낸다는 ‘그것’의 존재를 생각하면, 학생들의 글쓰기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으로 정신이 아득해질 지경이다. 심지어 ‘그것’은 코딩, 작곡, 작문, 번역에도 능통하다. 참으로 신통한 도깨비 방망이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는 고민하고, 실패하고, 거듭하는 일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입력창에 궁금하고 필요한 몇 가지 조건만을 제시하면 고단한 모든 과정을 뛰어넘어 현명한 답을 단번에 가질
누군가에게 의견을 주장할 때, 명확한 목소리로 가다듬어 전달하면 더 효과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의경 복무 중 수많은 집회와 시위 현장을 직간접적으로 마주하며 들었던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의 출범을 눈여겨보고 싶다. 매주 주말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선 다양한 단체들의 시위 대오를 목격할 수 있다. 커다란 확성기와 스피커가 집회장을 울리고, 최대 수만 명에 달하는 시위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각자 이익에 맞게 특정 요구를 주장한다. 노동조합(노조)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노동문제는 물
여러분은 글의 중요성을 얼마나 잘 알고 계실까요. 오늘 강단사색이란 작은 여백을 통해 글의 중요성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한 사람의 생각 일부를 정리하여 다른 이에게 전하는 것이고 글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생각 조각을 살펴보는 일입니다. 입과 귀를 통해 전달되는 음성언어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스마트 기기의 발달과 더불어 시각과 청각적 정보가 가진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보의 뒤편을 조금만 살펴보면 결국 글이 뼈대가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글은 말보다는 상대적으로
“안녕하세요, 인턴기자 주, 현, 영입니다.” 쿠팡플레이 인턴기자 주현영은 공개되자마자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잔뜩 긴장해 덜덜 떨리는 목소리, 질문에 당황해 적절한 답변을 찾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해 하는 모습,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화면 밖으로 나가는 모습까지. 현세대의 미숙한 사회초년생을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열정이 가득하지만 어리숙한 모습은 과거 사회 초년 시절의 본인, 혹은 주변인을 떠올리게 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흥행에 힘입어 는 ‘MZ
대통령이 앞장선 역사 왜곡대일 저자세 외교 언제까지3.1운동을 기념하는 국경일에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일본의 책임과 사과’가 아닌 ‘자아 성찰과 협력’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대처해야 할 복합적인 위기들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
혹자는 기고문의 제목을 보며 의아할 수 있다. 제목의 ‘1mm’는 신문지 한 장의 대략적인 두께를, ‘40,075km’는 지구의 둘레를 수치화한 것이다. 신문지 한 장 속 지구촌이란 뜻이다. 그저 대학 언론이라는 이유로 교내 사안만을 기사로 다룰 줄 알았던 나는 이번 중대신문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교내와 국내는 물론 해외 관련 뉴스도 기사로 다뤘기 때문이다. 더욱이 흔한 해외뉴스가 아닌 ‘아이누족’이라는 소수민족 관련 기사여서 그런지 내 시선을 한참 동안 머무
독자에게 잘 ‘읽히는’ 신문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주제’를 다루는 것이고, 둘째는 보고 읽기 편한 것이다. 중대신문은 매우 뛰어나게도 중대신문에서만 볼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지난 2031호만 보더라도 ▲흑석 9구역이 그리는 꿈, 실현은 언제? ▲탄소중립의 시대 … 중앙대의 현 위치는 ▲인구 과밀 사회, 서울의 숨통을 조이다 ▲권용태 시인 인터뷰와 같이 특색 있는 내용으로 지면을 구성했다. 대학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사회
“오늘도 갓생산다.” 현대인, 특히 2~30대 사이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갓생이란 접두어 [갓(God)]과 [생(生)]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로, 하루하루 계획적으로 살아가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이란 뜻으로 쓰인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 퇴근 후 운동 하기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하루를 목표로 꽉 채우며 바쁘게 움직이는, 마치 신의 삶처럼 인간계의 다른 이들은 함부로 따라 할 수 없는 삶이 갓생이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갓생”을 검색하면, 대체로 일관된 모습의 피드들이 등장한다. 이제
긴 코로나19의 터널이 지나고, 몹시도 낯선 대면수업 1년이 또 지났습니다. 교정에는 다시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활기도 넘치고 있지만, 이전과는 비슷한 듯 다른 분위기라 느끼는 것이 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서먹서먹함’이라고 생각되는 이러한 분위기는 무엇보다 학교생활에서 수업만큼이나 학생들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였던 학생들과의 만남, 선배들과의 만남, 교수님과 학생들과의 만남 등 다양한 교류의 장이 줄어들며 단절의 담이 높아진 것이 큰 이유일 것입니다. 저는 사람의 성장은 다양한 영향을 통해 이루어지고,
한 가지 사고실험을 해보자. 당신은 저녁 식사 자리에 앉아 있고 주위에는 가족과 친지가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웃음이 가득한 식탁에서 누군가 당신의 신념에 반하는 말을 한다. 모두가 그 말로 인해 즐거워하고 웃는다. 아무도 그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그 말이 틀렸다고 지적할 수 있는가? 인도계 영국인 작가 사라 아메드는 독자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그 말을 지적해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죽일(킬조이, killꠓjoy) 것인가. 아니면 여러 사람의 행복 아래 당신의 생각을 숨길 것인
말 그대로 ‘쇼츠’한 세상이다. 2시간짜리 영화는 이제 10분 남짓 요약 영상으로 소비되고, 10분짜리 영상은 30초도 되지 않는 짧은 컷으로 대체된다. 중대신문에서 학교와 관련한 많은 소식을 전달하고 있지만, 모르긴 몰라도 구성원들은 ‘에타’를 통해 더 쉽게, 어쩌면 더 빨리 해당 정보를 들었을지 모른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신문의 역할, 나아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건 비단 중대신문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더 ‘쇼츠’해져만 가는 세상 속에서 많은 언론이 때론 &ls
언론의 역할은 무엇일까.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는 “언론의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고,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호·신장하여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개인적으로는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법적 정의와 개인적 정의는 큰 차이가 있다. 중대신문은 그사이 어디에 존재할까.중대신문 2030호를 읽은 뒤, 든 생각은 “내가 모르는 게 많았구나.”였다. “누적 석차 무료 열람 가능해져&
방송영상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는 유료인 영상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A 저작권 침해 사이트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2년 유료 구독형 OTT 시장 점유율 1위(약 38.2%)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이트를 폐쇄하면 손쉽게 불법 유통을 막을 수 있겠지만 단속이 어렵다. A 사이트의 사업장 주소는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기재됐다. 주소를 해외에 두고 국내 수사기관의 제재를 피해가는 것이다. 지금도 어두운 통로로 움직이는 쥐처럼 사이트는 운영되고 있다.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