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어요. 제64대 안성캠 ‘라이트’ 총학생회(총학) 공약 이행도를 점검하며 수없이 들은 학생들의 답변이다. 공약의 이행에 관한 평가를 물었지만 공약의 존재조차 모르겠다는 답변이 허다했다. 더욱 주체적이어야 했다. 이미 학생사회에서 개선의 목소리가 있었고 대학본부조차 인지한 문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라이트’다. 대학본부는 이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고 밝혔다. 초록불 켜진 ‘라이트’ 공약이 총학의 공약 이행인지, 자연스러운 캠퍼스의 발전인지는 의문이다
지난 9월 이란 출신 22세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고 경찰 조사 중 의식불명에 빠져 사망했다.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시위 현장은 처참한 인권 유린뿐이었다. 당초 사건의 진상조사를 구하는 ‘히잡 시위’는 이란 전역에 걸쳐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시위가 확산하자 이란 정부가 내민 것은 진실이 아닌, 탄압을 위한 총과 무기였다. 시위 현장은 한순간에 정부군과 경찰로 둘러싸였고 3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의문사 진상 규명에 대한 정당한 요구는 강경 진압됐다. 국민의
중대신문 제2029호에서 중앙대와 LG디스플레이 간의 채용절차 간소화 협약 체결이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사실 타대 중에 유명 기업들과 계약학과를 체결하는 경우는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특정 학과를 관련 기업체들과 협약을 체결해 취업 맞춤형 학과를 신설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취업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학생들에게 실무 경험 등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하여 학생 개개인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체 입장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자회사의 구성원으로 둠으로써 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함이
2016년 3월 26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면에 ‘STOP PRESS’라는 제목을 달았다. 마지막으로 종이 신문을 발행한 날이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종이 신문은 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기존 신문사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신문에 실릴 기사를 쓰는 일 외에도 유튜브 영상을 따로 찍고, 소셜 미디어 채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데이터 저널리즘에 주목하거나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것도 그런 노력이다. 매주 중대신문을 펼치
오늘 여러분은 이어폰을 꽂고 어떤 노래를 들었는가? 필자는 생동감 있게 변화하는 한국 아이돌 음악의 스펙트럼 덕분에 종일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요즘은 클래식을 샘플링 하여 케이팝에 적용한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9월 발매된 블랙핑크의 , 3월에 발매된 레드벨벳의 은 클래식을 재해석한 근래 음반의 대표적인 예시다. 두 곡은 각각 와 를 샘플링 하였으며 클래식 특유의 고급스러운 선율을 잘 살렸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사실 이러한 기법이
그러니까 그때는, 미래의 ‘나’를 믿고 있었습니다. 지난여름의 어느 날 원고 청탁을 받고, 넉 달쯤 뒤의 내가 이 글을 진작 다 써놓았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정말로 흔쾌히 수락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많은 일이 밀려 있었고 미래의 ‘나’가 저절로 원고를 작성해놓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감 기한이 다가오고 말았습니다. 지금 저는 그야말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삼색펜을 딸깍거리고 몇 분에 한 번씩은 월드컵 축구 중계에 시선을 빼앗기기도 합니다.
“이 건물 청소하시는 분 휴게실이 어디예요?” “저기 저쪽에 창고 같은 곳 있어요.” 볼일이 있어 방문한 곳에서 우연히 들은 대화입니다. 학내 청소 노동자 휴게실이 궁금해지기 시작한 날이죠. 다음날부터 학내 곳곳의 청소 노동자 휴게실을 찾았습니다. 휴게실의 환경은 천차만별, 뚝뚝 묻어나는 무배려함에 들어서자마자 미간이 찌푸려지는 곳도 많았죠. 그러나 예상처럼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중대신문 취재보도원칙상 기사 내 일반인인 취재원의 답변을 싣기 위해선 그들의 이름과 나이를 알아야 합니다.
신문을 펼쳐보면 ‘문화’면의 기사는 대부분 후반부에 있기 마련입니다. 다른 지면에 비해 기사량이 적기도 하죠.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지면을 지나칠지도 모릅니다. 기자도 중대신문에 입사하기 전까지 문화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중대신문에 입사한 이래 기자는 계속 문화부에서만 활동했습니다. 문화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하게 뻗어갈 수 있는 주제더군요. 학술적인 내용을 넘어, 현재 문화 트렌드의 흐름을 짚거나 문화 속 차별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재미&rsqu
중대신문의 지면을 펼치고 마지막 면을 덮을 때까지 일관되게 받은 인상은 ‘다채로움’이었다. 먼저 지면을 구성하는 자유로움이 돋보였다. 제2028호는 학생회 선거를 앞두고, 1면은 선거관리에 대한 보도가, 기획면에는 양캠 총학생회 후보자들의 공약 점검 기사가 실렸다. 특히 안성캠에 출마하는 두 선본을 비교 구도로 구성한 레이아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경선인 만큼 공약 비교가 중요하다는 걸 인지한 기자들이 면밀하게 공약을 검토하고, 아직 행정부서와 협의가 되지 않은 공약을 꼬집는 등 날카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공약
이번 학기에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원 과목 중에 외부 강사를 매주 초빙하여 진행하는 세미나 수업이 있다. 매주 어떤 주제로 특강을 진행할지, 어떤 분을 섭외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지에 대한 고민으로, 세미나를 준비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매주 신문을 발간하기 위해, 중대신문 기자들은 아마 나보다 더 치열하게 주제나 구성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고, 인터뷰를 위해 쉽지 않은 섭외를 많이 요청할 것이며, 그리고 기사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작성할 것이다. 매주 발간하는 한편의 신문을 위한 준비와 제작 과정에 대해서 조금만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터넷은 단순히 정보 전달 매체를 넘어 다양한 의견과 표현이 오가는 소통의 장이 되었다. 다른 매체와 비교했을 때, 인터넷은 진입 장벽이 낮고, 표현의 쌍방향성이 보장되는 가장 참여적인 대중매체다. 많은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의 이면에는 진실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표현들이 난무한다는 부작용이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어느 수준까지 허용해야 할까? 표현의 자유는 1948년에 UN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에서 보장하고 있는 권리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보
서태지와 아이들 세대다.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1992년) 때 복학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우리에게 대통령이었다. 문화 대통령. 우리 대통령의 옷과 모자, 신발이 진짜 대통령의 그것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달라서 멋졌다. 아, 역시 다른 것은 멋진 것이구나! 그때 알았다.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김광석. 문화 대통령과는 또 다른 사람이었다. 문화 대통령이 진짜 대통령과 달라서 좋았는데 김광석은 문화 대통령과 또 완전 달랐다. 그래서 좋았다. 다른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구나! 그때 알았다. 나 군대 갈 땐 최백호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월드컵)이 개최됐다. 전 세계인이 하나 돼 즐기는 이번 월드컵을 두고 일각에서는 ‘피의 월드컵’이라고 비판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노동자와 소수자 인권 보장 등에 대한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다. 인권 관련 여러 논란에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정치·이념적 논쟁보다는 축구에 집중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기본적인 인권 문제를 단순한 정치·이념 논쟁으로 치부한 것이다. 인권 없이는 월드컵도 없다. 수천 명의 희생 위에 경기장이 세워졌다. 이
25일 한 언론사 기사에 중앙대 서울캠이 언급됐다. 총학생회(총학) 선거에 학생들의 관심이 사라지자 투표 독려를 위해 고가의 태블릿PC와 무선이어폰 등을 선물한다며 비판했다. 불명예다. 이같은 지적은 학내에서도 일었다. 가시적인 투표율을 올리기에 급급해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진 근본적 원인을 들여다보는 눈을 감아서는 안 됐다. 단선으로 진행됐던 만큼 해당 후보를 위한 고액의 홍보라는 논란이 있을 것을 대비했어야 했다. 선거가 곧 민주주의 꽃이라는 명예가 시들해지는 순간이다. 처음도 아니다. 중대신문은 지난 제63대 총학 선거 당시
“프레임은 한 마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중략)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 프레임(Frame)은 객관적 사실과는 무관하게 대상이나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프레임은 신속한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즉 대중의 정치적 수용성을 높일 목적으로 고의로 특정 사실을 만들어 내거나 특정 국면을 다른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되곤
“이 버스가 혹시 ㄱ정류소까지 가나요?” 막 앞문을 닫으려던 버스 운전기사를 저지하고 한 사람이 물었다. 버스 운전기사가 아니라고 답하자 그럼 ㄴ정류소로 가느냐고 물었다. 버스 맨 앞 좌석에 앉아 있던 기자는 확 고개를 들어 질문하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기자는 버스가 짧은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서 화가 난 이유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기자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그 사람이 했기 때문이었다. 분명 나였다면 핸드폰을 들어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검색해 알아봤을 것이라고, 설령 타야 했을 몇 대의 버스
문득 기자는 2022년과 1974년이 겹쳐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48년 전인 1974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은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에 대해 언론 탄압을 가했다. 이에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은 정권의 압력으로 인해 광고를 싣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17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김상훈 의원은 ‘문화방송 MBC’에 관한 대기업 등의 광고 중단을 촉구했다. 반세기에 걸쳐 ‘역사의 데칼코마니가 이뤄지고 있는 것인가’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기자는 국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