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만3179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조사가 시작된 1981년 1월 이후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8일 ‘과감한 저출산 대책을 만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여당은 23일 정책 위원회 차원에서 저출산 대책을 검토했다. 그들이 검토한 안은 남성이 30세 이전에 자녀를 3명 이상 둘 경우 병역을 면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저출생의 원인으로 무엇을 꼽았기에 해당 안을 내놓고 또 검토했는가. 출산으로 신체적·사회적으로 변화를 겪는 여성과 관련한 정책은 어디에도 없다. 출산 후 발생
(전략)//흰 눈이 온 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후략) 노래를 찾는 사람들 中 2908시간. 1988년을 살던 노동자는 1년에 2908시간을 일했다. 이는 평균 연간 근로시간이니 물론 사람에 따라 그보다 훨씬 많게도 적게도 일 했으리라.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부른 는 1980년대 방직공장 여공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봄으로 시작하는 노래 가사는 다시 봄으로 끝을 맺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밤을 새는 여공
2011년 초등학교 교과서 「말하기·듣기·쓰기」가 「듣기·말하기·쓰기」로 바뀐 걸 기억하시나요. 담임선생님께선 말하기에 앞서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과목명이 변경됐다고 설명하셨는데요. 12년이 지난 지금 기자는 비로소 그 뜻을 이해했습니다. 기자는 듣기보단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를 즐겁게 만들고 어떤 결정에 있어 내 의견을 관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이런 성향 탓에 여론부 기자로 활동하는 게 두렵기도 했습니다. 기사 작성을 위해선 누군가
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입니다’는 기자가 꿈을 꾸게 만들어 준 소중한 책입니다. 위로가 되는 뉴스를 만드는 언론인을 꿈으로 삼아온 지도 벌써 7년째인데요. 시간이 지나고 꿈을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이를 만들어 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위로가 되는 뉴스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립니다. 책에서 필자가 말하는 위로가 되는 뉴스는 단순히 좋은 소식만을 전하지 않습니다. 집요하게 파고들고, 불편한 소식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결국 많은 이들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뉴스를 확인하게 합니다. 한 걸음
정보와 이슈가 너무도 빨리 퍼지는 시대에 주간으로 발행하는 대학 신문의 속보 비율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학보사들은 언론 매체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대신문’은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중대신문 제2034호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긴 흐름의 기사가 많다’는 것이었다. 4·5면에서는 대학의 미래라는 주제, 8·9면은 유기견 문제를 다뤘다. 6면과 12면에도 한 주제로 한 면을 모두 채웠다. 긴 흐
지난해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 중 하나는 단연 이다. 많은 사람이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변호사의 이야기’라는 예민한 소재라서 인기몰이가 쉽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우영우는 소재적 우려뿐만 아니라 소위 스타 캐스팅도 아니고, 낮은 인지도의 신생 채널(ENA)을 통해 방영됨에 따라 흥행 요소가 없었지만, 첫 방송 직후 호평이 이어지며 기적적으로 시청률 상승을 이어 나갔다. 사랑스러운 우영우가 세상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그동안 우리는 ‘장애/비장애’의 이분법적 시
선우정아의 라는 노래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 중 ‘돌아오자 씩씩하게/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괜찮아 좀 느려도 천천히 걸어도’라는 마지막 가사를 정말 좋아한다. 언젠가 대학 생활에 정말 지쳐있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주변에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건 비단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다들 저마다의 사연으로, 저마다의 힘듦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그 힘듦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다지 찾아보지 못했다. 다
옛날이야기 중에서 ‘해와 달이 된 오누이’라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어느 산골에 오누이와 어머니가 살고 있다. 하루는 어머니가 건넛마을에 일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호랑이를 만난다. 호랑이는 어머니에게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말한다. 호랑이는 처음 말과 달리 떡 하나로 만족하지 않고, 떡을 모두 빼앗아 먹는다. 호랑이의 탐욕은 떡에서 끝나지 않는다. 호랑이는 어머니에게 팔과 다리를 달라고 하고, 최후에는 몸뚱이까지 먹어 치운다. 호랑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어머니의 옷을
기자는 이가 잘 썩습니다. 그런 체질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그런 게 어딨냐며 비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양치를 안 하는 습관을 괜히 핑계를 댄다며 혀를 찰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얼마나 성실히 양치를 했느냐와는 별개로, 침이 산성을 많이 띌 경우 치아 부식이 쉽게 된다고 합니다. 매번 “양치를 열심히 안 해서 그래”라고 꾸중을 들었는데 ‘내가 잘못해서 이가 썩은 게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진짜 원인을 안다고 해서 더 이상 이가 안 썩는 것도 아닌데도
기자의 첫 수첩엔 랩 가사가 빼곡했습니다. 다이나믹 듀오의7집 앨범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기자를 힙합의 세계로 안내했는데요. 킥 드럼 소리에 맞춰 심장 박동 소리가들리던 그 시절을 아직도 잊지 못하죠. 중학생이 된 기자는 랩 가사를 쓰고 녹음하는 아마추어 래퍼가 돼 있었습니다. 그날그날 느낀 것을 잊지 않으려 기록하던 수첩엔 가장 진솔한 감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때 기자는 매일 새로운 가사를 쓰고, 새로운 랩을 만들어 불렀습니다. 같은 소절을 100번 넘게 녹음하기도 했죠. 해가 뜨는지도 모른 채 헤드폰을
넷플릭스 드라마 가 종영했다. 는 ‘학교폭력(학폭)’을 주 소재로 하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흥행과 함께 세간에서 학폭에 대한 논의가 재개되며 유명인의 학폭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매일 새로운 학폭 논란이 판을 치는 현실 속, 한없이 관대해지는 이들이 있다. 최근 학폭 의혹으로 방송에서 하차한 유명인을 향한 옹호 행렬이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살면서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있나”,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유명인의) 부모 가슴이 찢어지겠다&r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수도권은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을 처리없이 직매립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쓰레기를 바로 매립할 수 없게 된 서울특별시(서울시)는 마포구에 소각장을 짓기로 발표했다.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서울시와 이에 반발하는 마포구의 갈등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갈등이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피해 왔던 탓이 크다. 2015년 서울·인천·경기·환경부는 2025년까지 매립지를 연장 사용하고, 생활폐기물 직매립 제로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매립지의 한계와 직매립 금지에 대한
봄은 많은 생명이 깨어나고,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계절이기에 마찬가지로 삶에서 가장 꽃다운 시기를 보내는 젊은이들은 청춘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밖에서 활동하기 좋은 날씨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힘을 주고, 형형색색 꽃들은 존재만으로 보는 사람을 기쁘게 한다. 봄은 넘치는 생명력으로 새롭게 주어진 한 해를 다시금 실감하는 때,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두려워하고 기대하는 때이다. ‘바로 이런 장면을 보기 위해, 이런 순간에 함께하기 위해 살아왔구나’하며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열심
고백할 게 있어요. 내가 지금 가르치는 수업들, 나도 학생 시절에 들었어요. 여러분들과 비슷했어요. 부담이 덜 해 보이는 강좌로 골라 신청했어요. 학교 밖에서 딴짓하느라 어찌나 분주했던지 수업은 잘 안 들어갔어요. 대충 시험을 봤고, 그저 그런 학점을 받았죠. 이 수업들은 흐릿한 기억으로만 남아있어요. 한 수업은 교수님의 점잖은 잔소리가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공부 다 마치고 아주 나중에 한참 후배로 다시 그분을 뵈었어요. 그제야 훌륭한 인품을 가지신 그 교수님께서 당시 진심으로 학생들에게 해주셨던 말씀이란 걸 깨달았죠. 다른 수업
어제저녁 나는 우편함에 쌓인 종이신문을 버렸다. 바쁘다는 핑계로 우편함에 쌓이던 읽히지 않은 신문을 버리는 건 꼭 경험하지 못한 하루를 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구독 중인 신문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종이신문은 시답잖아서 따위의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신문 속 내용과 나의 일상에서 거리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신문 속에서 보이는 세상의 모습이 꼭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만 같았다. ‘나’를 빼고 돌아가는 세상에 당연한 일상은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중대신문을 통해 나는 신문에서 나의 일상을 찾을 수 있었다
“기계가 인간의 뇌를 추월하는 날은 아직 요원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세계적인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관련 기사를 일간지에서 읽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AI의 독자적 생각과 도덕적 사고의 부재를 거론하며 그 한계를 제시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AI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밀어닥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3월 6일에 발행된 중대신문에서도 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신문 2면의 ‘AI의 실수, 작품으로 재탄생’ 기사는 생성형 인공지능인 ‘StyleGA
“아는 게 힘”, “모르는 게 약”. 알면 알수록 그것이 곧 자신의 힘이 된다는 입장과 삶을 살아가며 어떠한 순간엔 진실과 같은 것을 모르는 게 오히려 득일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5년 전, 고등학생 시절의 필자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전자를 택했습니다. ‘모르는 게 약’을 선택한 친구들에게 의문을 가지기도 했죠. 당시 저는 ‘언론’의 기능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유명인의 말 한마디보다 신문 1면의 기사에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