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학기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를 통해 서울캠 총학생회(총학) 일부 산하위원회 체제 개편 안건이 가결됐다. 합당한 이유도 없이 학생의 연서명으로 설립된 장애인권위원회(장인위)가 사라졌다. 총학은 장인위의 명칭을 학생인권위원회(학인위)로 변경할 뿐 이번 안건이 장인위의 존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님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총학이 제시한 학인위 운영 규정에는 ‘학생 인권’ 전반을 다루는 포괄적 내용만 포함돼 있을 뿐 장애인권 보장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찾을 수 없다. 더 나은 장애인권 보장
정의로운 사진기자를 꿈꿔 중대신문에 입사했다. 하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업무량에 그만 꿈을 잊고 매주 빠르게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주어진 기사를 착실하게 써나갔다. 아무 생각 없이 기사를 업무로만 대하던 기자는 지난해 10월 29일 토요일 밤 뜻밖의 변곡점을 맞았다. 심심풀이로 인스타그램에 접속한 기자는 평생 잊지 못할 충격적인 사진을 보게 된다. 시퍼렇게 죽어가는 다리와 대충 얼굴만 가린 모포. 무덤처럼 쌓여 있는 시체와 널브러진 전단. 이 모든 것이 전쟁터가 아닌 번화가에 놓여 있었다. 순간 헛구역질이 나와 바로 화면을 꺼버렸다.
입학한 지 어언 3년이 흐르고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중대신문의 이름만 들어오다가 중대신문 제2036호로 중대신문을 처음 접하였다. 제 삶에만 매몰되고 있던 대학생에게 중고등학생 시절 국어 수업의 시험을 위해서나 외웠던 언론의 존재 이유를 알려준다는 듯이 신문의 글들은 훈계로, 때로는 공감과 위로로 다가왔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부터 집단 그리고 이 집단이 모여 만든 사회의 삶까지 다루고 있는 신문 덕에 잠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 그랬나? 대학생으로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기사는 중앙대생 정
얼마 전 친구가 이라는 영화를 추천해 줬을 때, 나는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많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시간 남짓의 영화가 많은 사람에게 행복과 위로, 앞으로 살아갈 용기를 준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끝없는 경쟁과 인간관계에 지친 요즘 세대들이 에 힐링을 얻고 인생 영화로 뽑게 된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영화 내에서 가장 큰 행복은 가족이라고 한다. 가족에 의해 편안하고 평범한 일상을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서로에게 주고 있는 큰 선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댈 곳 없는
중앙대 구성원으로서 캠퍼스 소식이나 학내 이슈 등이 궁금할 때면 늘 중대신문을 펼쳐보게 된다. 학교의 이모저모를 쉽게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으로서 ‘공감’하고 학생, 교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며 ‘소통’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오랜 구독자가 되었다. 지난 제2036호 중에서는 ‘심(心)에 쉼이 필요한 대학생들’이라는 기사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중앙대 재학생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다룬 것으로, 아마 많은 독자가 공감하며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았
몇해 전의 일이었다. 전 세계 많은 대학이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배움 봉사(Service Learning)라는 개념을 어떻게 인문학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차에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응우엔 띠 푸옹 교수가 쓴 글 한 편을 읽게 되었다. 이 글에 의하면, 한국어 교육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교재들로 공부하여 한국어 시험의 최상위 등급을 받은 베트남인들조차도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 중 하나가 한국 사람들과의 대화 중간에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외국인이 가장 어려워하는 한국어 어휘
우리는 스스로를 직접 바라볼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때때로 거울을 본다. 자아도 그렇다. 제삼자가 되어 스스로 내 자아가 어떠한지를 관찰할 수가 없기에 타인을 거울삼아 스스로를 판단한다. 미국 사회학자인 찰스 쿨리가 창안한 ‘거울 자아(Looking-Glass Self)’라는 개념은 우리가 타인의 평가를 거울삼아 ‘남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나’를 내면화하며 성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개념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나의 자존감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하는 데 쓰인다. 고등
우리는 ‘웜홀(Wormhole)’ 속에 삽니다. 웜홀은 아인슈타인·로젠 다리라고도 불리죠. 이름처럼 웜홀은 장소와 장소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매우 멀리 떨어진 우주가 웜홀이라는 구멍을 통해 지름길로 연결돼 있죠. 웜홀은 두 블랙홀을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때 한쪽 블랙홀은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붙인다고도 합니다. 물론 웜홀이라는 개념은 이론일 뿐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사건 속에 삽니다. 그 사건은우리에게 행
기자는 우울장애가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다니며 약도 먹고 상담도 받는 중입니다. 우리 사회 청년의 우울장애가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국무조정실에서 발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19~34세 청년의 우울 증상 유병률은 6.1%에 달합니다. 그중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경험은 5.6%였는데요. 기자는 그 5.6%를 위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청년들이 병원에 가지 못하는 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비용이 부담될 수도 있고 혹은 주변 인식이 걱정되기도 할 테죠. 기자
굴욕만 남긴 한일 정상회담일본에 놀아나는 윤석열 외교주권국은 다른 나라의 간섭을 받지 않고 주권을 완전히 행사할 수 있는 독립국을 칭한다. 작금의 대한민국 정부는 주권국으로서 대일관계를 맺고 있다고 호언할 수 있는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외교는 ‘한일관계 정상화’ 선언과 한일 정상회담 개최 이후 일본에 주권을 잃은 채 저자세와 굴종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4년판 초등학교 3~6학년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라고 명기했다.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기존 주장에 &lsq
기고를 의식하며 펼친 제2035호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 학내 곳곳을 살피는 관심의 지면부터 학교 바깥의(하지만 우리의 바깥이라고는 할 수 없는) 슬픔과 희망을 담은 지면까지 다각화된 조명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을 강하게 체감하던 근래였는데 신문을 통해 긍정의 힘을 엿본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학교 폭력을 다룬 화제의 드라마 때문이었을까. 이번 호에서는 특히 학교폭력의 대학 입시 반영을 다룬 기사에 주목했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의식적인 노력과 제도적인 노력이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학폭 해결을
챗GPT(ChatGPT)의 운영원리는 간단하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토대로 딥러닝을 진행한 다음, 스스로 언어를 생성해 이용자를 위한 맞춤형 텍스트를 창작해낸다. 자료 조사와 취재를 기반으로 하는 '논픽션' 신문 기사의 경우, AI와 인간의 '대결'은 이제 더 이상 피하기 어렵게 됐다. AI 시대, 인간이 작성한 신문 기사는 AI가 작성한 신문 기사와 어떻게 차별화되어야 할까. 2021년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크리에이티브 논픽션과 플롯’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언론의 사
요즈음 대중문화계를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는 ‘레트로’이다. 빈티지한 것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대중들의 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부터 Y2K 감성의 의류를 찾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10~20대를 겨냥하여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빈티지 마켓들과 그 마켓에서 판매하는 30~40년 된 의류들을 구하기 위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중음악계에서도 이 움직임이 활발하다. 디지털 음원이 아닌 바이닐과 CD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22년에는 19
지난 1월 2만3179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조사가 시작된 1981년 1월 이후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8일 ‘과감한 저출산 대책을 만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여당은 23일 정책 위원회 차원에서 저출산 대책을 검토했다. 그들이 검토한 안은 남성이 30세 이전에 자녀를 3명 이상 둘 경우 병역을 면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저출생의 원인으로 무엇을 꼽았기에 해당 안을 내놓고 또 검토했는가. 출산으로 신체적·사회적으로 변화를 겪는 여성과 관련한 정책은 어디에도 없다. 출산 후 발생
(전략)//흰 눈이 온 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후략) 노래를 찾는 사람들 中 2908시간. 1988년을 살던 노동자는 1년에 2908시간을 일했다. 이는 평균 연간 근로시간이니 물론 사람에 따라 그보다 훨씬 많게도 적게도 일 했으리라.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부른 는 1980년대 방직공장 여공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봄으로 시작하는 노래 가사는 다시 봄으로 끝을 맺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밤을 새는 여공
2011년 초등학교 교과서 「말하기·듣기·쓰기」가 「듣기·말하기·쓰기」로 바뀐 걸 기억하시나요. 담임선생님께선 말하기에 앞서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과목명이 변경됐다고 설명하셨는데요. 12년이 지난 지금 기자는 비로소 그 뜻을 이해했습니다. 기자는 듣기보단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를 즐겁게 만들고 어떤 결정에 있어 내 의견을 관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이런 성향 탓에 여론부 기자로 활동하는 게 두렵기도 했습니다. 기사 작성을 위해선 누군가
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입니다’는 기자가 꿈을 꾸게 만들어 준 소중한 책입니다. 위로가 되는 뉴스를 만드는 언론인을 꿈으로 삼아온 지도 벌써 7년째인데요. 시간이 지나고 꿈을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이를 만들어 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위로가 되는 뉴스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립니다. 책에서 필자가 말하는 위로가 되는 뉴스는 단순히 좋은 소식만을 전하지 않습니다. 집요하게 파고들고, 불편한 소식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결국 많은 이들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뉴스를 확인하게 합니다. 한 걸음
정보와 이슈가 너무도 빨리 퍼지는 시대에 주간으로 발행하는 대학 신문의 속보 비율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학보사들은 언론 매체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대신문’은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중대신문 제2034호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긴 흐름의 기사가 많다’는 것이었다. 4·5면에서는 대학의 미래라는 주제, 8·9면은 유기견 문제를 다뤘다. 6면과 12면에도 한 주제로 한 면을 모두 채웠다. 긴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