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 시리아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다. 여느 도시와 다를 것 없는 거리, 노천카페에 나와 앉아 차를 마시는 노인,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촬영을 하는 신혼부부, 골목을 누비며 뛰어노는 아이들... 하지만 그들의 현재 생활은 전쟁 전과 완전히 다른 삶이었다. 자비에 로랑 쁘띠의 『제레미, 오늘도 무사히』는 청소년 소설이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양철북』을 읽고 독일 각지를 돌던 날이 있었다. 라이프치히 중앙역에 도착해서 오랜 지인을 만났을 때, 그가 한 우스갯소리에서 나는 독일인들의 역사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라이프치히 이 중앙역에서 웰컴 투 나칠랜드! 외치면 아마도 난리가 날 걸?” 신문에서 아베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 편지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한 발언 때문에 분노했던
우리 집에 일어날 기적 같은 일들이 뭐가 있을까? 지인들과 모여서 이런 대화라도 나눌 때면 대개 로또 1등 당첨을 운운한다. 경제적인 척도가 행복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을 만큼 삶이 만만치 않다. 그 여파가 아이들에게도 미쳤을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 가면, 종종 예상 밖의 질문에 놀라기도 한다. “작가님은 돈이 많아요?” 돈이 중요하
작가 천명관은 말한다. “어쩌면 모든 소설은 결국 실패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틀리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재벌, 왕족, 귀족 등의 남자주인공이 나오는 로맨스물이 아니고서야 이상하게도 세상의 소설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나와 끊임없이 비틀거리고 실패를 맛본다. 그 과정을 읽어가며 혀를 차기도 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하면서 자꾸만 응원하게 된다
간혹 이상한 이야기들이 있다. 분명 특별할 것도 없고, 기이할 것도 없는, 아무렇지 않은 이야기인데 묘하게도 가슴에 잔상이 남는 이야기들. 작가 이기호의 소설이 그렇다. 1999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 공모에서 단편 「버니」를 시작으로 그의 이상한 이야기들은 특별한 세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첫 출발은 랩이었다. “왔어 왔어, 그녀가 왔어, 나를 찾아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