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된 3월 11일 자 신문을 받아보았다. 코로나의 여파가 잊히기 시작한 이제서야 봄의 초입을 조금은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게 된 듯하다. 많은 단절을 초래했던 감염병의 시기가 지난 후, 봄의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낯익은 모습들이 한층 뜻깊게 다가온다. 지면에 게재된 인문대의 새터가 4년 만에 부활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통해 이제는 교내 곳곳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신학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또 온라인 플랫폼에 관한 기사는 그간 간과했던 소비생활의 실태에 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었고 건강한 소비생활에 개인의 노력
‘아리아리’는 여럿이 다 뒤섞여 또렷하게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합니다. 동아리라는 울타리 아래 모인 각양각색의 청춘이 이리저리 뒤섞인 모양을 두고 아리아리하다 할 수 있겠네요. ‘아리아리’ 흘러가는 동아리의 모습을 스케치하고, 그 속에 ‘동동’ 떠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포착했습니다. 이번 주 여론부는 행간에 지그시 머물며 그 작은 틈새의 감정을 음미하는 문학동아리 ‘문학동인회(서울캠 중앙동아리)’를 만나봤는데요. 활자 이면에 각양각색의 개성과 감정을 새겨넣는 문학동인회의 이야기를 함께 감상해 볼까요? 정다연 기자 almostye
-어떤 활동을 진행하는지. “매주 화요일엔 동아리원의 글을 익명으로 공개해 감상을 나누는 ‘문향’을, 매주 목요일엔 글쓰기 실력 향상을 목표로 주제 글쓰기 등을 진행하는 ‘학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향은 오랜 역사를 가진 활동인 만큼 문학동인회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죠. 문집도 제작하고 있는데요. 문집에 글을 싣기 전 서로의 글을 비평하는 합평회를 진행합니다. 이때 합평을 받은 글에 직접 그린 그림을 더해 교내에서 5일간 시화전을 열죠. 이외에 소모임 활동으로는 단체채팅방에 매일 하나씩 창작 글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
처음 중대신문에서 기고 요청을 받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대신문은 방학 중 진행된 구성 회의에서 가장 많은 스크랩이 있었던 신문이다. 본받아야 할 중대신문을 비평하라니, 어려운 요구가 아닐 수 없었다. 2023년에 학생들이 신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웬만한 소식은 학교 누리집이나 에브리타임, 자치 기구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초연결 시대에 학보사의 입지는 어디일까. 중대신문은 그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중대신문은 학생들에게 읽힐만한 기사로 가득 찼다. 학교 이야기, 청년 이야기,
수필 부문 당선: 김민섭 학생(전자전기공학부 2) 어느 밤이었다. 눕기만 하면 몸 아래쪽에 쌓여있던 생각들이 마치 유체처럼 머리로 흐르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정적이 6평 남짓한 원룸을 가득 채웠고 나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 뇌로 도착하고 있었다. 나는 불안해졌다. 정적을 몰아내기 위해 수면 영상을 틀었지만 이번엔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휘젓고 있었다. 몸은 수면의 바다를 있는 힘껏 헤엄치고 싶어했지만 마음은 바다의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육지에만 머물러있었다. 평생 바다에 빠질 일이 없을 것처럼. 어느
사회비평 부문 당선 : 서정민 학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4 “새로운 기술 혁신의 사회 : chatGPT 열풍” “서점에는 chatGPT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책은 소재에 그치지 않고, 어엿이 저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 “GPT할 결심,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었습니다.” 작년 말,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인 chatGPT를 시작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실질적 활용성이 본격적인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
영상비평 부문 당선: 강유나 학생(문예창작전공 2) 해당 영상비평은 다니엘 콴 감독의 영화 를 다룹니다.-1. 모든 것을 활용해 일어나는 갈등는 총 3부로 나뉘어 영화를 전개해 나간다. 긴 제목을 해체해 1부 ‘Everything', 2부 ’Everywhere', 마지막으로 3부 ‘All at once’로 부를 나눴다. 영화의 전개 안에서 &lsq
문학비평 부문 당선: 김범창 학생(영어교육과 4) 해당 문학비평은 김용택 시인의 시집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를 다룹니다. 섬진강 시인, 누군가에겐 「콩, 너는 죽었다」라는 동시의 작가, 누군가에겐 80년대 농촌의 현실을 시원스럽게 풀어낸 시인, 김용택이다.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껄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 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섬진강
•수필: 김민섭 학생(전자전기공학부 2) •문학비평: 김범창 학생(영어교육과 4) •영상비평: 강유나 학생(문예창작전공 2) •사회비평: 서정민 학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4) 이렇게 진행했습니다중대신문이 개최한 제11회 수필 및 제17회 비평 공모전은 수필, 문학비평, 영상비평, 사회비평 부문으로 구분해 5월 7일까지 작품을 받았습니다. 이번 공모에서는 수필 21편, 문학비평 9
미국의 사회비평가이자 도시사회학자인 마이크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했다. “쇼핑몰, 오피스텔, 문화 아크로폴리스 등 오늘날의 고급 공공공간은 하층민 ‘이방인(Other)’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경고 문구들로 가득 차 있다. 보통은 환경이 인종 차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의식하지 않지만, 가난한 라틴계 가족, 젊은 흑인 남성 또는 나이 든 노숙자 백인 여성들이 그 의미를 즉시 알아차린다." 우리 사회의 경고 메세지는 이보다 더 명확하다. ‘8세 미만 어린이 손님은 받지 않습니다’, &l
요즘 수업을 듣고 있다. 마음에 남는 것이 있다면 그런 말들이다. 이제는 전 세계 누구나 인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왜 현실에선 이토록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또 다른 수업에서는 “내 평생 큰길로 한 번 못 다니고···”라던 강제동원 피해당사자 할머니의 말이 마음을 콕콕 찔러온다. ‘언어가 그 삶을 다 담을 수가 없다’는 말이 귓가에 선명하다. 장애인인권위원회 폐지 문제와 ‘인권복지위원회 체제개편안’이 메인 기사
“예술은 선언하는 것이다” 꼭 아름다워야만 하는가‘추’가 있기에 ‘미’도 존재한다 역경 속에 피어난 꽃의 진가 아름다운 줄만 알았던 예술계에 파장이 닥쳤다. 배설물과 죽음, 혈의 형태로 감히 예술의 반열에 오르고자 한 추한 것들. 역설적으로 이들은 추했기에 아름다울 수 있다. 전통 미학 체제의 전복을 꾀하고 당당히 추함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주장한 이들은 아브젝트다. 아브젝트, 예술계의 이단아 아브젝트 예술의 기폭제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었다. 당시 광신적인 애국주의와
내 아이디어가 타인의 아이디어가 된다면 표절이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 법적 처벌까지 이를 수 있는 표절 진정한 창조로 나아갈 방법을 생각할 때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예술가들은 계속해서 세상에 없던 것들을 갈망한다. 그 갈망은 놀라운 작품을 낳았고 세상에 나와 대중과 마주했다. 그러나 긴 시간이 지나면 새로움도 고갈되기 마련이다. 제한된 새로움 속 예술은 서로 닮아가기 시작했다. 그 익숙함을 마주한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혹시 표절인가?’ 한 걸음 차이로 갈리는 것 표절이란 시나 글, 노
•수 필: 강주형 학생(국어국문학과 4) •문학비평: 신나연 학생(문예창작전공 3) •영상비평: 윤채라 학생(문예창작전공 3) 이렇게 진행했습니다중대신문이 개최한 제10회 수필 및 제16회 비평 공모전은 수필, 문학비평, 사회비평, 영상비평 부문으로 구분해 5월 8일까지 작품을 받았습니다. 이번 공모에서는 수필 12편, 문학비평 5편, 영상비평 7편, 사회비평 6편을 비롯해 총 30편의 작품이 응모됐습니다. 심사는 예심과 본심으로
영상비평 부문 당선: 윤채라 학생(문예창작전공 3) 해당 영상비평은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영화 를 다룹니다. 눈이 먼 남자, 그리고 전염 영화는 신호등을 익스트림 클로즈업(Extreme Close-up)샷으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빨강과 초록이 강렬하게 부각되는 색채 이미지는 이후 전개되는 영화의 미장센과 상당히 다른 연출이다. 눈먼 자들이 보는 세상인 하얀 이미지,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그림자의 요소를 이용해 전반적으로 강한 콘트라스트를 준다. 명암의 대비를 극대화하는 영화의 미장센을 생각한다
수필 부문 당선 : 강주형 학생(국어국문학과 4) 정문에서부터 빼빼로 광장까지 걷는다. 여러 사람을 스친다. 아침과 저녁 다른 날씨 탓에, 사람들의 옷차림은 각양각색이다. 사계절이 하루에 다 들어온 것 같다. 무슨 옷을 입어도 후회하게 되는 날씨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나뉘어 있던 어릴 적과는 다르다. 이젠 이 계절이 봄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봄은 살짝 꽃을 피웠다 지나간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봄을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까, 잠깐 생각해본다. 학교에 사람이 많다. 사람이 많다
문학비평 부문 당선 : 신나연 학생(문예창작전공 3) 해당 문학비평은 안희연의 세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을 다룹니다. 1. 겨울에는 피를 흘리고 눈 내리는 놀이터에 소년과 소녀가 서 있다. 소년은 나무 앞, 소녀는 정글짐 위에서 서로를 뚫어져라 응시하다가, 몇 마디 대화를 나눈다. 언뜻 보면 아주 일상적인 것만 같은 이 풍경은 소년의 손에 들린 잭나이프와 겨울의 복장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얇은 소녀의 차림새로부터 어딘가 이상한 분위기
학기 초에 ‘중대신문을 보고’라는 일종의 메타 비평적인 글을 청탁받은 후 중대신문 지면을 꼼꼼하게 읽기 시작했다. 중대신문은 학교 소식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사업들, 그리고 문화면, 여론면, 사회면 등 중앙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외부인들의 관심도 끌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나는 ‘보도기획’, ‘브리핑룸’, ‘경(제)사(회)를 오르다’를 통해 학내외의 주요 이슈들을 비롯한 교수님들의 동향들, 그리고 특정 사회 현상에 대한
프레임(Frame). 흔히 창문이나 액자의 틀, 정지된 영상 속 필름의 낱장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하기도 하죠. 우리는 종종 일정한 프레임 속에 갇혀 틀에 박힌 사고를 합니다. 이번 학기 문화부는 프레임을 벗어나 생각해보고 더 나아가 이를 깨뜨리고자 목소리를 내려 합니다. 이번 주 프레임은 ‘역사 드라마’입니다. 역사 드라마는 반드시 사실만을 담아야 할까요? 무한한 각색을 어디까지나 인정해야 할까요? 팩션(faction)을 알아보며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 사이,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윤리적 고찰 없는 기술 발전은 독이 될 수 있다.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는 인공지능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간 친화적인 기술을 위해 노력하는 인문콘텐츠연구소장 이찬규 교수(국어국문학과)를 만났다.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2017년 HK+(인문한국플러스) 사업에 선정된 후 ‘인공지능인문학’이라는 주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산업혁명 이후로 기술은 인간과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