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어김없이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능을 세 번이나 친 기자는 대학생으로서 맞는 수능 날의 감회가 새롭습니다. 수능 날 아침 얼굴에 닿았던 찬 공기, 과목 하나씩 치를 때마다 달아오르던 열기, 시험장을 나갈 때 뉘엿뉘엿한 하늘을 보며 느끼던 많은 감정이 아직도 가슴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수능 때마다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부정행위 관련 기사인데요. 불과 지난해 수능만 봐도 교육부에서는 부정행위 232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중 ‘4교시 응시 방법 위반’은 232건의 부정행위 중 거의 절반인 111건에 달하는 항목입니다. 4교시 시험은 작년까지 탐구 2과목과 한국사를 같은 OMR카드에 기입하며, 시험지를 절차에 따라 개인 문제지 보관용 봉투에 넣는 등 다소 복잡한 순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험생의 부주의로 인해 부정행위로 적발되는 경우가 많았죠. 2022학년도 수능 부정행위 방지 대책 발표에서는 ‘작년 수능에서 대부분의 부정행위는 수험생의 부주의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기자 또한 수험생 시절 4교시 응시 방법에 관해 실수하지 않으려고 연습했던 기억이 납니다.

  부주의로 인해 ‘실수’가 부정행위로 적발된다면 괜히 내 탓이 아닌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능 부정행위 방지 대책 발표에서도 ‘수험생의 부정행위는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엄격히 금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실수에 탓을 돌리기보다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행히도 4교시 시험은 올해부터 탐구영역과 한국사의 답안지를 분리해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대책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비단 4교시 응시 또는 수능시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일에서 ‘실수니까 괜찮아’라는 말은 자신을 위로하는 합리화일 수 있습니다. 실수를 변명으로 내세우기 전에 그 실수를 대비한 연습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자는 실수할 만한 점을 미리 메모하거나, 머릿속으로 먼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활용해보곤 했습니다. 어떤 일을 할 때 헷갈리고 숙지하기 어려운 점을 메모하면 훨씬 기억하기 편하고 메모를 확인할 때마다 머릿속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실전에서 실수를 훨씬 줄일 수 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수능 시험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당시의 기자에게는 전부였습니다. 그랬기에 모든 힘을 쏟을 만큼 가장 열심히 노력한 순간도 수험생이던 그 때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수험기간이 힘들고 길었던 만큼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시간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치열했던 그 순간들은 차곡차곡 쌓여 평생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코로나19와 큰 연교차로 쌀쌀한 올해입니다. 지쳤을 수험생 분들께 결과에 상관 없이 고생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장 절실한 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수험생 분들이 실수없이 벅찬 순간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남수빈 사진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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