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의 끈으로 이어진 연대의 힘은 강력하다. 아무리 힘든 역경일지라도 연대한다면 넘어설 수 있다. 중앙대 북한이탈주민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과연 잘 형성돼 있을까? 중앙대 통일외교안보동아리 ‘한반도미래연구회’는 남북한 출신 대학생을 모집한다. 하지만 현재 북한 출신 학생 동아리원이 없는 상태로, 북한이탈주민에 관한 정보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외대에는 재학 중인 북한이탈주민 학생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 ‘통일리더십동아리’가 있다. 통일리더십동아리는 약 40명 정도 규모로 봉사활동과 북한 음식 간식 행사 등을 진행한다. 통일리더십동아리 회장인 A학생은 이러한 커뮤니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북한이탈주민 학생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장학금 정보를 공유해요. 선후배 간 교류를 통해 졸업 이후에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죠. 또한 동아리원마다 사회 적응 정도에 차이가 있는데요.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이런 교류를 위해서 북한이탈주민 학생 커뮤니티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리더십동아리는 한국외대 학생지원팀을 통해 활동 계획을 신청해 남북하나재단의 ‘디딤돌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A학생은 커뮤니티를 통해 북한이탈주민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리더십 동아리 같은 커뮤니티가 활동을 해야 학교나 외부 단체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근거가 생기는 것 같아요.” 

  북한이탈주민 학생들은 대학 생활에서 어떤 점을 어려워하고 있을까? 속사정을 알아야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다. 통일리더십동아리 부회장 B학생은 보이지 않는 불편한 벽에 관해 이야기했다. “학과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교에 처음 가서 친구들을 만났을 때였어요. 뒤풀이 시간에 다 같이 모여 게임을 했죠. 북한 출신인 저는 게임을 전부 모를 거라는 전제하에 모든 내용을 자세히 알려주더라고요. 다른 국적의 학생들도 많았는데 유독 저에게만 시선도 집중됐죠. 이런 배려가 고맙긴 했지만, 저로 인해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어 조금 불편하고 미안했어요.” 또한 북한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B학생은 대한민국에 와서 영어를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했다. B학생은 북한에서도 영어를 교육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배우는 영어와는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읽고 쓰는 문법적 내용은 비슷하게 배우는데 영어를 듣고 말하는 부분은 정말 하늘과 땅 차이예요. 발음이 너무 달라서 완전히 다른 언어처럼 다가왔죠. 대부분 북한 교사들은 영어 발음이 안 좋거든요.”  

  1997학년도부터 도입된 ‘북한이탈주민 특별전형’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정원외 특례로 학생 선발이 가능하다. 다만 대학별로 자격요건이나 전형방식이 다르다. 중앙대는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북한이탈주민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지난해 모 대학 신입생 단체 카카오톡방 메시지 중 ‘북한이탈주민 특별전형으로 입학했으면 조용히 해라’라는 막말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입 탈북자 전형의 축소 폐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은 해당 전형의 역차별을 주장하기도 했다. B학생은 남북한 학생이 서로를 몰라서 이런 갈등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한 학생이 연합해 소통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에서 함께 활동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 이런 공격적인 말을 안 하지 않을까요?”

지난해 7월 한국외대 통일리더십동아리는 동대문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을 위해 정성을 담아 만든 북한식 두부밥을 전달했다. 사진제공 통일리더십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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