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자 중대신문에서 인상에 남았던 기사는 ‘2020년 중앙대 10대 뉴스’라는 기획이었다. 모든 만남이 비대면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크고 작은 학내 이슈들에 어두웠던 나 같은 사람에겐 안팎으로 곡절이 많았던 2020년 한 해를 주요 사건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사였다. 기사에서는 팬더믹 상황에서 모든 것이 흔들린 지난 1년 동안의 변화가 뚜렷이 감지되었다.

  개별 사안들의 면면 보다 10대 뉴스를 선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기사의 어느 곳에도 10대 뉴스를 선정한 주체와 초점, 과정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편집국 회의를 통해 내부 의견을 정리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나의 생각이 맞다면 이것은 객관적인 기사라고 보기 어렵다. 동시에 독자들이 체감하는 공감의 폭도 좁아질 것이다. 기자들의 생각 모음이 학내 주체들을 대표한다고 인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편집국의 기획을 바탕으로 학사운영과 자치, 정책, 실행에 간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내지는 설문조사를 통해 10대 뉴스를 선정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을 포함한 선정단을 위촉하고 그들에게 선정의 권한을 넘겼다면 기사의 무게감은 커졌을 것이다. 이런 유형의 기사에서 선정 주체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최종 기사는 선정과정과 함께 신문에 게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정 집단이 가질 수 있는 편향이나 공정성을 논하기 전에 최소한의 객관화 장치가 필요하다. 물론 기자들은 발품을 더 팔아야 하고 사전 준비 작업도 앞당겨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학내 주체들의 생각이 고르게 반영된 10대 뉴스의 값어치는 그 만큼의 노고를 상쇄하고 남음이 있다. 허다한 미디어들이 한 해를 정리할 요량으로 10대 뉴스를 선정하지만, 과정의 객관성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수록하는 것만이 이런 기사에 권위를 부여한다.

장병원 교수
첨단영상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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