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 제도에 새 바람이 불었다. 항상 말도, 탈도 많던 수강신청에 대학본부가 새로운 대책을 꺼내 든 것이다. 여석의 50%는 추첨 이관, 나머지는 선착순 신청. 꽤 그럴듯해 보이는 장바구니 추첨 이관제는 공정하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학생사회 반응은 안도와 원망으로 엇갈렸다. 운 좋은 학생은 안도했고 운 나쁜 학생은 원망했다. 운 나쁜 학생은 절반이 된 여석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했다. 이것이 추첨 이관제가 기대한 공정한 수강신청인가. 운에 수강신청을 맡기는 제도를 해결책으로 가져온 대학본부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같다. 

  여석이 10개도 채 되지 않는 과목을 잡느라 부지런히 움직이던 학생도 이제 운에 기대야 한다. 추첨에 성공할 가능성은 더욱 적지만 조그마한 기대를 걸어본다. 그러나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더 좁아진 수강신청의 구멍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여석이 현저히 적은 다전공과목이나 전공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에게는 오히려 나쁜 제도이지 않은가. 이전보다 나아지기는커녕 자신의 운명까지 자책하게 만든다. 

  수강신청 제도 문제는 여전하다. 오히려 혼란스럽다. 더 이상 ‘무작위 추첨이기에 공정하다’는 논리로 학생사회의 반발을 눌러서는 안 된다. 대학본부는 추첨 이관제가 과연 적절한 해결책인지 재고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지속가능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학본부는 다양한 전공단위 및 다전공제도 수업 현황과 여석 부족 실태를 파악해 여석 확충, 분반 개설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을 적극 펼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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