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온 세상이 동시에 연결돼있는 현시대에는 얼핏 보면 정보가 넘쳐나고 소통의 속도는 과속에 가깝게 빨라져 효율성이 높아진 것 같다. 하지만 이 안에서 옥석을 가려내서 새로운 문제의식을 제시 하는 일은 통찰력을 요구하는 큰 도전이다. 알고리즘과 매일 힘겨루기를 하는 이 시대는 진정 ‘에디터’의 시대인 것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서보다’라는 기사를 흥미롭게 봤다. 다소 진부한 제목이지만 아직 이 눈높이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충분히 작용하고 있지 않아 되새기는 의미가 있겠다. 다른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삶은 어떤 일을 하든지 그 일을 가치 있게 한다.

 기사에서 어린이를 위한 공간디자인의 구분이 읽히지 않는데 ‘상업적인 소비’를 목적으로 하거나 문화적, 경제적 배경의 차별 없이 어린이가 불편하지 않게 생활 하고 좋은 영향을 주는 ‘공공성’을 목적으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

 인터뷰이의 첫 답변을 보고 상업적인 공간을 주로 이야기하는 것을 짐작하였지만 아마도 독자들은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반면 후반부에는 학교의 공간에 대한 관심사를 보이기도 하는데 기자가 좀 더 심도 있는 질문을 제시하여 ‘공간디자인의 사회적 역할’과도 같은 생각을 더 들어보았으면 더 좋았겠다.

 아무리 세련된 디자인일지라도 눈높이 맞춤이 어린이에게 접근성을 높여서 부모 의 소비를 최종 목표로 한다면 공공성의 목적을 가진 디자인과는 큰 차이가 있겠 다. 디자이너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 목적 중 나에게 어떤 일이 더 가치 있는가를 제일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이다.

 어린이의 눈높이를 배려함은 주변 작은 사람들 균형을 갖게 도와주고 자신을 잘 바라보게 하여야 하며 결코 어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천경우 교수

예술대학 사진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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