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본법」은 청년의 요구로 만들어진 법이에요. 청년이 원하는 방향으로 청년정책을 만들기 위해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구성됐죠. 청년의 삶이 나아지길 기대해요. 저는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해 길을 터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답니다.
 

9월 국무총리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출범했다. 청년이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출범해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정부위원 20명과 민간위원 20명이 위촉됐으며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민간부문 부위원장에 이승윤 교수(사회복지학부)가 임명됐다. 이승윤 부위원장에게 청년정책에 관한 생각과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어떻게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민간위원이 됐나. 
  “직접 지원하지는 않았어요. 민간위원 중에서는 청년위원의 경쟁률이 상당히 높았죠. 그러나 저는 청년정책과 관련해 자문을 줄 수 있는 전문가로서 추천돼 선발됐답니다.” 

  -평소 청년정책과 관련해 수행한 활동에는 무엇이 있는지. 
  “한국의 복지와 불안정 노동시장에 관한 연구를 해왔어요. 고용 시장에 최전선에 놓여 있는 청년에게 주목하게 됐죠. 고용 시장의 현황과 기존의 복지 제도들이 어떻게 부정합한지 연구했어요. 청년유니온 같은 청년단체에 자문도 하고 있답니다.” 

  -불안정 노동시장이란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노동시장이 변화함으로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요. 예전처럼 오래 근속하는 형태의 노동이 아닌 프리랜서 등 다양한 비정형 노동이 증가하고 있죠. 이때 기존의 고용보험이나 국민연금 등 전통적인 방식에 맞춰 설계된 사회안전망은 고용 안정성이나 근속연수 측면에서 맞지 않습니다. 이를 개혁하고자 사회 정책을 연구해왔죠.” 

  -청년문제 중 청년실업이 많이 언급된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청년실업은 다른 세대의 실업 문제와 성격이 매우 달라요. 청년 시기에는 직업 훈련에 참여해 교육을 받거나 경력을 쌓아서 다음 시기로 나아가야 합니다. 실업 상태에서 중장년층으로 나아간다면 불안정성이 가중되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맞물리면서 취업난이 더 심각해지고 있어요. 이에 정부는 디지털 일자리 정책 등을 제안했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녹색 일자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필요하죠.” 

  -디지털 일자리와 비교해 녹색 일자리는 어떤 이점을 가지나. 
  “디지털 일자리도 청년의 취업을 돕는다는 점에서 중요해요. 하지만 디지털 일자리는 결국 인공지능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니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일자리 감소를 유발하죠. 반면 녹색 일자리는 지속가능성이 높아요. 태양열, 저탄소, 에코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를 발굴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린뉴딜 정책 속에서 청년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정책적 고민도 동반해야 해요.”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 등 청년 사이에서 공정 문제가 화두가 됐다. 
  “현재 청년 노동시장은 안정적인 집단과 불안정한 집단으로 양분화돼 있어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은 청년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준비하는 사람이죠. 청년이 ‘모 아니면 도’ 밖에 갈 수 없는 구조예요. 사회가 이러한 구조적 맥락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해요. 

  정책적으로는 기본소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어요. 노동시장에서 일하고 있지 않아도 취업을 준비하거나 사회적인 활동을 하는 기간이 있는데 이 과정을 겪는 청년은 소득이 없죠.  이런 활동도 사회적으로 유용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일정 소득을 지급할 필요가 있어요. 이외에도 활동에 참여하는 청년에게만 지급하는 참여소득이나 청년 세대가 사회적인 부를 상속받는 기초자산제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답니다.” 

  -이러한 청년정책을 도입하는데 청년의 목소리가 담기려면. 
  “청년정책은 고용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청년의 목소리가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정부 산하 위원회 등 정책 의사결정 구조에서 청년 비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권고가 이뤄져야 해요.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조례에도 청년 의견수렴을 정례화시킬 필요가 있죠. 소득 제도도 청년이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공론화해서 결정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청년이 민주시민으로서 책임감과 권리의식을 가졌으면 해요.” 

  -청년주거 문제도 빠질 수 없는 관심사다. 이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청년 세대가 다양한 주거 형태를 원한다는 것을 사회가 인식하고 신혼부부가 아닌 청년에게도 적절한 주거정책을 펼쳐야 해요. 특히 대학이나 직장을 이유로 주거 이동성이 높은 젊은 층의 청년을 고려했을 때 지하방, 옥탑방, 고시원 등 열악한 주거 환경을 상향 평준화할 필요가 있죠. 청년이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공간에서 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취업과 주거 외에 사회적으로 가져가야 할 청년정책의 방향은 무엇인가. 
  “청년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정책이 도입됐으면 해요. 청년을 인력으로 보듯 도구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실업률이나 빈곤율 같은 단면적인 지표만 보게 돼요. 이제는 청년이 삶을 입체적으로 사는지, 행복하게 보내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웰빙 지표를 만들어야 할 때예요. 새로운 지표의 도입은 정책 방향에 많은 변화를 수반하리라 생각한답니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출범에는 8월 시행된 「청년기본법」이 밑바탕이 됐다. 제정 취지가 궁금하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요구로 만들어진 법이에요. 6년에 걸쳐 청년단체 등 다양한 청년의 목소리가 담겨 제정됐죠. 이전에는 단순히 아동, 성인, 노인으로 정책 대상을 구분했지만, 청년을 구체적인 정책 대상으로 바라보고 청년이 주체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 「청년기본법」의 취지라고 할 수 있어요.” 

  -첫 범정부 청년기구가 탄생했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출범은 어떠한 의의를 지니나. 
  “청년정책 수립 과정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담으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할 수 있어요. 청년정책조정위원회는 정부 부처에서 추진하는 청년정책을 조정하고 심의하죠. 청년정책에 청년을 비롯한 민간위원의 목소리도 반영하게 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답니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다. 
  “지금은 청년정책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어요. 우리나라가 앞으로 5년 동안 펼칠 청년정책의 방향을 거시적으로 제시하는 거죠. 계속해서 청년의 목소리를 담고 있어요. 완성된 계획은 정부와 지자체의 구체적인 청년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부위원장으로서의 포부를 묻고 싶다. 
  “청년이 원하는 방향으로 청년정책을 만드는 게 청년정책조정위원회의 궁극적인 목표에요. 청년의 삶이 나아지길 기대해요. 저는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길을 터는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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