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이 그리운 대학생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고,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창업팀이 있다. 흑석시장의 반찬을 세트로 구성해 1인 가구 대상으로 정기 배달하는 월간흑석팀이다. 간호학을 전공하는 한 학생이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다는데. 전 월간흑석팀장인 윤주윤 학생(간호학과 4)을 만나봤다.

  -월간흑석을 소개한다면.
  “월간흑석은 흑석시장의 반찬가게와 협업해 1인 가구가 먹기 알맞은 세트로 반찬을 배달하는 서비스예요. 1인 가구의 균형 잡힌 식사와 전통시장의 경제적 활성화를 목표로 하죠. 현대인과 전통시장을 연결해주는 ‘젊은 전통’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대학생에게 친근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회적 약자를 돕고 싶은 마음에 사회공헌 비즈니스 실천 동아리인 인액터스(enactus)에 들어갔어요. 전통시장의 위축된 상권을 고민하며 상인들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돈을 벌자는 목표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하며 수익 구조를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졌어요.

  -‘시장 반찬’을 활용한 아이템이 신선하다.
  “시장조사를 통해 전통시장은 반찬이 잘 팔린다는 정보를 얻었어요. 그러나 배달 서비스가 발달해서 전통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현황을 파악했죠. 전통시장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통시장과 고객을 중개하는 반찬 배달 서비스를 떠올렸어요.”

  -창업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학내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홍보하고 구글 폼으로 주문을 받는 방식으로 시작했어요. 운송비를 아끼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직접 배달하기도 했죠. 초기 고객은 30명도 채 되지 않았지만 1년 동안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치며 사업 규모를 키워나갔어요. 이후 큰 과제였던 공식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배달원도 고용했죠.”

  -자본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공모전에 많이 참여해 초기 자본을 마련했어요.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으로 반찬 용기를 구매하고 배달원도 고용했죠. 이후 흑석 캠퍼스타운 사업을 통해 비용과 공간 등을 지원받은 게 큰 도움이 됐어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상품 출시 전에 내용물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배달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배달된 반찬 양이 매우 적어서 학내 커뮤니티에 고객 불만이 폭주했죠. 미흡한 중간관리로 인해 발생한 결과였기에 많이 자책했어요. 이 사건을 통해 사전 검수와 상품 정량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죠.”

  -이상과 현실 사이 괴리는 없었나.
  “어려운 가게를 돕고자 했지만 이미 장사가 잘되는 가게와 계약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규모가 큰 가게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모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는 않았어요.”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 무엇이 중요했나.
  “수익 창출이 주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팀원의 자발성이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열정 있는 팀원들을 잘 관리해 조직을 이끌고자 했죠.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능력을 인정해주고 격려하며 팀원을 동기부여하는데 주력했어요.”

  -대학생 예비 창업자에게 추천하는 활동은.
  “창업 관련 공모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상금뿐만 아니라 현직자 멘토링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저의 경우에는 인액터스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많이 참여했어요. 지난해 인액터스 전국 대회에서 수상해 미국에서 열리는 대학생 대표 사회적 비즈니스 경연대회에 비용 부담 없이 참가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죠.”

  -추후 진로는.
  “사회적 약자에게 따뜻한 세상을 선물하고 싶어요. 전공 특성상 길이 명확하지만 월간흑석을 통해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죠. 미래에는 해외로 시야를 넓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고 싶어요.”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 한마디.
  “문제해결을 위한 의지가 중요해요.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공모전에 참여해볼 수도 있죠. 이처럼 거창하지 않더라도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한다면 충분히 창업에 도전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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