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닥친 팬데믹 패닉에 우리의 일상은 한동안 일시 정지 상태였다.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낯설어졌고, 익숙한 것들로부터의 결별을 묵묵히 받아들여야만 했다. 우리들의 간격은 커졌고, 기침하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의심의 눈총을 쏘아대기 일쑤였다. 그렇게 비정상이 정상이 돼가는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로 우리는 진입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팬데믹으로 ‘나’와 ‘너’가 저만치 떨어져 있는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평소에 눈여겨보지 못했던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중대신문 제1971호의 1면에서 다루고 있는 <‘벽’에 가로막힌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관한 보도는 ‘공간’의 문제를 제기한 기사였다. 사진만 보고도 어디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익숙한 곳이었지만, 이토록 배려가 부재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모두의 캠퍼스, 그리고 평등한 연대를 말하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5면에서 역시 <여기부터는 도로가 아닙니다>라는 기사를 통해 평소에는 가볍게 여겼던 공동체의 ‘안전’에 대한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기사를 읽고 난 뒤, 이 장소들을 지날 때마다 개선된 부분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된다.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다.


 3면 <다음학기, 우리 꼭 만나요>에는 텅 빈 중앙문화예술관과 운동장의 풍경이 낯설고도 스산하게 펼쳐져 있다. 캠퍼스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지금처럼 캠퍼스 곳곳을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은 흔치 않다. 캠퍼스를 살피며 개선해야 할 점과 성찰해야 할 점을 두루 살피기에 좋은 시기인 것이다. 다시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온 그때, 누구 하나 빠트리지 않고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후속 기사를 통해, 이 역할을 중대신문이 끝까지 실천해 주기를 바란다. 

 

한승우 교수
 다빈치교양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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