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난 2006년에 20살을 맞이한 87년생 방예슬씨(33), 안형민씨(33)를 만나 서로 다른 그들만의 이야기, 여(餘)집합을 들여다봤다.
※해당 기사는 개별적으로 취재한 인터뷰를 좌담회 형식으로 각색했습니다.

  - 20살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방예슬: 중어중문학을 전공하며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안형민: ‘지방 사람의 서울 적응기’가 제 20살의 전부였어요. 처음으로 서울에서 자취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간 누리지 못한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이태원, 강남, 홍대 등을 거의 매일 다니다시피 했죠. 

  - 당시 스스로 20살을 축하했던 방식이 있다면.

  방예슬: 저 자신에게 선물을 했어요. 향수나 화장품같이 평소에 쉽게 사지 못하는 물품을 구매했죠. 

  안형민: 제가 굉장히 농구를 좋아하는데 고등학생 시절까지 농구화가 없었어요. 겨울방학 동안 번 과외비로 그 당시 거의 제일 좋은 농구화를 샀죠. 

  - 2006년에는 ‘개그콘서트’의 ‘마빡이’, ‘고음불가’ 등 공개 코미디 열풍이 일었습니다. 인기를 실감했나요?

  방예슬: 당시 개그콘서트가 사람들 사이에서 매우 유명하고 또 유행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저는 연애하느라 바빠서 따로 찾아보진 않았던 것 같네요(웃음).

  안형민: 인기 정말 많았죠. 학교에서 장기자랑을 하면 해당 개그 프로그램을 모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 당시 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이 타계하기도 했죠. 백남준에 관해 알고 있으신가요? 

  방예슬: 백남준 선생님이 2006년에 타계한 줄은 몰랐네요. 하지만 백남준 선생님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 교과서에 실려있는 ‘다다익선’ 작품을 보고 배웠던 기억이 나거든요. 또 그 작품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돼있기도 하고요. 

  - 2006년에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논란이 일기도 했어요.

  방예슬: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조작 논란은 당시 엄청난 이슈였죠. 동물을 복제했다는 뉴스를 봤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안형민: 국가적으로 좋은 일을 하려고 했던 의도는 이해해요. 그러나 그 방법이 정직하지 못하다면 절대로 좋은 평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제 절친한 친구가 서울대 수의예과 입학을 포기하기도 했을 만큼 사회적 파장이 컸어요. 저 또한 실망을 많이 했죠.

  - 그 외에 2006년에 일어났던 인상 깊은 일이나 이슈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안형민: 이제 막 대학생이 돼 학교생활을 했을 때의 충격이 생각나요. 당시 학생회관과 강의실 복도 등에서의 음주와 흡연이 매우 자유로웠죠. 14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광경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런 ‘힙(hip)하지만 힙하지 못한’ 자유분방함이 저한텐 큰 충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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