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지금, 막대한 자본을 동원해 조성한 공연 무대의 바리케이드 뒤에서 아티스트에 열광하는 학생들도 아직 많지만, 연인과 혹은 친구들과 길거리 문화를 즐기고 축제의 전 기간, 캠퍼스 곳곳에 걸친 기획전을 통해 축제를 기억하고 천천히 둘러보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광장의 여러 부스는 학업, 취업난으로 하루를 통째로 쓰기 다소 부담스러운 대학생들에게 짧은 공강 시간, 등하교시간에도 축제 분위기를 느낄 기회를 준다. 

  예전과 달리 무대 페스티벌 적인 전국적 대학 축제보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주는 길거리 문화 축제가 학생들의 캠퍼스 라이프를 사로잡게 됐다. 어쩌면 엄청난 금액을 쏟아붓고 단시간에 끝나버리는 무대공연보다 오랜 축제 기간에 걸친 광장 이벤트가 학생들의 마음에 와닿을지도 모른다. 중앙대의 2019년은 광장과 길거리에서의 문화사업이 이런 경향을 잘 반영했다. 플리 마켓에서는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패션, 의류, 액세서리, 간식, 잡화, 유행어, 게임 등 수많은 최신 트렌드들을 단번에 접할 수 있다. 중앙마루 동아리 버스킹에서는 대학생이라면 흔히 공감해볼 법한 장르의 감성 음악이 흘러나오고 광장 영화제에서는 요즘 대학생이라면 연인과 한 번쯤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선택된다. 친구, 연인과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일보다 더한 행복감은 없다.

  길거리 축제 현장에서 학생들의 표정은 편안하고 행복하고 부담 없어 보인다. 그 짧은 시간의 행복한 기억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저장된다. 축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중앙마루는 대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는 먹거리, 노래를 느낄 수 있고 캠퍼스 라이프에서 진정한 소.확.행을 준다.

  이렇게 요즘 대학 문화가 어떻게 조성되어가는지, 대학생들이 무얼 좋아하는지에 대한 해답은 대학 광장에서 단면에 반영된다. 광장만큼 대학생 문화의 현주소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또한 중앙의 네임벨류(Name Value) 아래, 학생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 잠재력이 있는 공간이 광장이다. 다만 중앙대는 서울권 4년제 대학 중 유일하게 노천극장이 없고 서달산 한 자락만을 차지하는 흑석동의 제한된 여건 속에, 광장 공간이 다소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종종 광장 부지가 궐기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세월 대학 광장은 학생 사회와 시대 지식인층인 대학교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제 기능을 다 했다. 그리고 우리는 나날이 변모하고 있는 사회 환경 속에서 광장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중앙대의 모습은 광장을 점령하는 학생이 아닌 광장과 교감하는 학생이 아닐까. 광장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중앙대의 광장이 평소 기댈 수 있는 마당과 같은 공간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때다.

  “광장”이 ‘이념’과 '개념적인 공간'을 넘어 학생들이 소통하고 문화를 교류하는 장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 문화의 트렌드, 그 현장은 건강한 광장 문화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변이섭
건설환경플랜트공학전공 3
제39대 중앙대학교 응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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