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기를 걸 자신도 있는데, 학보사 중에서 중대신문 레이아웃이 제일 예쁘다. 1면, 6면, 10면, 13면 레이아웃은 다른 일간지나 학보사의 편집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지 않고 자기만의 독창성을 드러낸다. 일러스트(6면)와 사진(13면)도 잘 활용하니 이만하면 중대신문 재주꾼들의 얼굴이 궁금해진다.

  #2. 하지만 ‘그때의 교집합’은 읽으면서 내내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지난 2008년의 역사는 그때의 기자들이 이미 기록했다. 현재의 기자들이 당시를 되돌아본다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미래를 모색하는데 실마리를 얻기 위함일 테다. ‘그때의 교집합’이 과거와 현재, 미래 사이의 교점을 짚어낸다면 더 유의미하겠다. 

  #3. 명상 수업일까 요가 수업일까. 육하원칙이 빠진 1면 캡션은 사진의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다. 독자 대신 세상을 봐주는 게 기자의 일이라면 현장을 상상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마련해주는 것이 적적한 글보다 중요하다. 적어도 신문에선 묘사가 어떤 수사보다 더 아름답다. 

  독자는 사실적인 묘사를 봤을 때 현장과 사람을 상상할 수 있다. 이때 대상에 정이 붙는다. 10면 기사는 눈으로만 읽히고 머릿속에는 안 그려지니 그다지 감응이 없다. 귀여운 돼지 조형물은 크기가 얼마만 한 지, 돼지 캐릭터는 어떤 모습으로 숨어 있는지, 발길 뜸해진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예술가들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중앙인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대신문이 만난 사람’에 나오는 이들처럼 ‘잘나가는’ 사람뿐 아니라 중앙대 장삼이사들의 얼굴이 궁금하다. 이들의 목소리와 이름이 궁금하다. 제1966호 중대신문에 나온 실명 학생 취재원은 3명뿐이었다. 중대신문이 싣는 얼굴은 누구의 얼굴이고, 듣는 건 누구의 목소리인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도 학보사가 신문을 만든다면 무엇 때문인가.
 

김태훈 
고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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