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 번째 연기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오프라인 수업이 늦춰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많은 학생으로 복작거려야 할 캠퍼스는 활짝 핀 벚꽃이 머쓱할 만큼 한산합니다. 모두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이뤄지는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겠죠.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캠페인입니다. 사람들 간의 거리를 유지해 감염 사슬을 끊어낸다는 의미죠. 그런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표현을 바꾸자고 언급했습니다. WHO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은 연결돼 있기를 바란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물리적 거리두기’라는 표현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벌려놓더라도 여전히 소통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그렇다면 중앙대는 학생들과 얼마나 연결돼 있을까요?

  신속한 후속조치로
  지난 19일 온라인 강의가 2주 더 연장됐지만 학사일정에 관해 특별한 변동 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실험 ‧실습 및 실기수업은 강의에 따라 종강일이 오는 7월 10일까지 늦춰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실험‧실습 및 실기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계절학기 수강이 어려워 보입니다. 하계 계절학기 시작일은 여전히 6월 30일로 공지돼 있기 때문입니다. 종강보다 계절학기 개강을 먼저 시작하는 셈이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학사 일정 변동은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을 둘러싼 추가 논의는 신속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자칫 학생들이 한학기 수강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꾸준한 관심으로
  평소 같으면 새로운 마음으로 3월의 교정을 거닐었어야 할 새내기들과도 연결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학교생활을 함께할 동기와 선배는 물론 가르침을 받는 교수와도 아직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울긋불긋한 캠퍼스를 걸어보기는커녕 눈으로 볼 날도 요원합니다. 앞으로 중앙대를 이끌어야 할 사람들이지만 이번학기 동안 중앙대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동안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이들을 위해 구성원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불안하게 시작하는 새내기에게 대학은 세심하고 친절해야 합니다.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합니다. 가장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 주체는 바로 학생회겠죠. 총학생회를 필두로 각 전공단위 학생회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서울시립대는 지난 26일부터 ‘20학번 새내기 위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생활을 접하지 못한 새내기들에게 ▲1학년 ‘꿀팁’ 공유 ▲전공 관련 진로 및 고민상담 ▲어학 및 시험정보 공지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입니다. 중앙대는 1학년 때 <CAU 세미나>를 필수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온라인 상담과 멘토링을 통해 전공 탐색 기회를 확대하는 거죠.

  빈틈없는 대책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대책 마련은 기본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건 ‘정보’입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공지사항 및 대처방안은 중앙대 모든 구성원에게 전달돼야 합니다.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말이죠.

  대학이라면 특히 수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온라인 강의에서 수업 내용에 접근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있습니다. 물리적 제약이든, 경제적 제약이든 가능한 최대한의 지원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되자 온라인 학습이 어려운 초·중·고 학생에게 PC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격차 해소를 위한 직접적인 지원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방증입니다.

  곱씹어볼수록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물리적 거리두기’가 맞는 말 같습니다.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우리는 물리적으로 멀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사회적 거리는 좁혀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갖춰야 합니다.

  조직의 ‘진짜’ 모습은 위기 상황에서 드러납니다. 갖춰진 체계가 구성원을 보호하고, 지원하며 맡은 바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진짜’ 실력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지금의 중앙대는 어떤가요. 모두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은 일을 무리 없이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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