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학교를 흔히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표현한다. 특정 이념에 휘둘리지 않고 학술적인 측면에 집중하게 해주는 대학교의 본 역할에 붙여진 별칭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별칭이 무색할 정도로 대학교가 변화하고 있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학업보단 놀기에 바쁘며, 배움을 위한 공부가 아닌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하고, 취업을 위한 활동 쌓기만 심화되고 있다라며 한숨짓는 이야기였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어른들의 말처럼 대학은 오직 진리의 상아탑이어야 하는가? 우리에게 대학이란 무엇인가?

  매년 중앙대에는 4천여명의 신입생이 들어온다. 모두들 신입생이던 시절을 한 번쯤 되돌아봤으리라 생각한다. 중앙대에 첫 발을 내디디며 각자가 꿈꾸었던 로망, 하고 싶은 일들. 모두 각양각색이었을 것이다. 신입생 시절 스스로에게 되뇌이던 목표가 있었다. ‘공부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은 다 해보자.’ 사실 공부는 뒷전이었다. 학내활동을 경험해보기 위하여 학생회를 시작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기 위하여 과생활, 동아리는 물론이고 연합동아리, 대외활동까지 열심히 해봤다. 친구 한명은 순수하게 학문을 배우고자 대학교에 진학했고, 1학년 때부터 학업에 열중해 원하던 대학원에 진학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다. 또 한명은 동아리 경험을 기반으로 음식점을 차렸다. 친구들과 가끔 만나면 대학생활에 만족한다, 후회 없다고 웃으며 이야기하곤 한다. 대학에서의 경험들은 각자에게 한편의 추억이 되기도 했고, 하나의 교훈으로 남기도, 좌우명을 바꾸고 진로를 결정하게도 했다. 나에게 대학은 경험의 장이었으며, 친구들에게는 심화학습의 장 그리고 새 시도의 장이었다. 서로에게 대학은 다른 의미이자 존재였지만 결국 각자를 성장하게 하고 나아갈 길을 비춰줬다.

  올해 중앙대에 새로 입학한 신입생들에게도 하고 싶은 것과 꿈이 있을 것이다. 전공공부, 음주, 동아리, 연애 그 어떤 것이라도 좋다. 결코 잘못된 길은 없다. 모두가 같은 길을 걸을 필요도 없다. 이 길이 맞다, 저 길이 맞다, 주변의 이야기를 듣게 되겠지만 굴하지 않고 가고 싶은 길을 걸었으면 한다. 최선을 다한다면, 그 길을 걷는 내내 즐거울 것이고, 혹시 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순간이 왔을 때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은 오직 진리의 상아탑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한다. “아니오” 이제 대학은 단순히 학문만을 위한 존재를 넘어섰다. 학생들이 꿈을 꾸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갈 수 있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확장돼가고 있다. 또 그렇게 변해가야 한다. 대학교는 결코 우리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도약 직전의 단계다. 중앙대의 모두가 꿈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고 성취할 수 있길 바란다. 글의 끝에서 묻고 싶다. 당신은 대학에서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이인재

 서울캠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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