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성은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으로 분리돼 있다' 학교성교육표준안」(2015년 제정)의 맨 첫줄입니다. 누군가는 이 문장을 보고 무심코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이 무심함에 의문을 던져보려 합니다. 그 전에 위 문제를 풀어봅시다. 세 명의 아이들은 남자일까요, 여자일까요? 남자나 여자로 판단한 이유도 적어봅시다.

  어떤 답을 적었나요? 사실 정답인지 오답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틀렸기 때문이죠. 이 문제는 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누군가의 성을 외적인 요소로 판단하라고 주문합니다. 그러나 성은 그렇게 쉽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끊임없는 자기 탐색을 통해 설정해가는 가치관이기 때문이죠. 그림 속 친구에게 자신의 성에 관한 생각을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정답을 말하기가 참 난감합니다.

  지난 2015년 교육부는 학교성교육표준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한국 성교육의 방향과 내용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죠. 전국의 유···고 청소년은 해당 표준안을 기반으로 성교육을 받습니다. 청소년 전 시기에 해당하는 성교육인 만큼 아동·청소년의 성인식과 성적 자아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고 있죠.

  하지만 그 기대와 중요성에 미치지 못하고 학교성교육표준안에는 많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사람을 남성과 여성으로 나눠 각각의 특징을 규정합니다. 성 고정관념을 강화하죠. 그리고 성교육 과정에서 성적지향용어의 언급 자체를 금지하는 등 성소수자를 배제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성을 구분해 그 안에서만 차이를 인정합니다. 이때 배제되는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차별과 혐오도 존재합니다.

  결국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자문위원회'는 학교성교육표준안폐기를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가 올해 발표한 학생건강증진 정책 방향에서는 학교성교육표준안을 학교 성교육 내실화의 기본방침으로 이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한 문제에도 변하지 않는 학교성교육표준안을 분석해봅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준안을 촉구합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