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박진용 기자

“향후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면
 학생들과 논의하겠다”

연구의 질적 경쟁력 강화 위해
비전 체계 수립 중

 

4년 만에 중앙대를 이끌 총장이 바뀌었다. 제16대 총장은 응용통계학과 교수이자 그간 입학처장, 기획처장, 행정부총장, 100주년기념사업단장을 역임한 박상규 총장이다. 쉽지 않은 학내외 여건을 해결하고 중앙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지난 11일 박상규 총장을 만나 학내 주요 현안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취임을 축하한다. 재임기간 동안 어떤 철학과 기조로 대학을 운영할 계획인가.
  “오랜 중앙인으로서 ‘의와 참’ 정신은 항상 제 마음속에 있습니다. 의와 참이 상징하는 ‘인간됨’과 ‘진리 추구’는 대학 교육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 화합과 소통이 중요합니다. 학생·교수·교직원 나아가 지역 사회와 국가에 이르기까지 함께 성장한다는 신념이 필요합니다. 이에 중앙대가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선 구성원 간 소통이 중요하다.
  “중앙대처럼 다양한 구성원과 조직을 보유한 경우에는 이해관계가 상충할 가능성이 높아 소통이 더욱 어렵고 중요합니다. 그간 여러 보직을 담당하면서 소통은 단순히 결정된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진정성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소통의 문제는 결국 의사결정 과정이 얼마만큼 투명하고 민주적이었는지, 정보전달이 충분히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고 봅니다. 이에 임기 동안 대학본부의 의사결정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도록 일선 부서 및 전공단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구성원에게 각종 정보를 최대한 빨리 그리고 최대한 많이 공개하겠습니다.”

  -취임식 대체 영상에서 인공지능(AI)을 강조했다.
  “대학은 현실보다는 미래를 고민하는 유일한 사회 기관이라는 점에서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라 봅니다. AI는 이미 수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삶과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창의성, 융합적 사고력과 함께 예술적 감수성과 윤리성을 가진 인재가 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것입니다. 따라서 대학의 역할에 충실하고 시대상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혁신센터를 통해 커리큘럼의 질을 관리하고 보다 실천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개편하고 있습니다. 수업 전-중-후 활동의 몰입을 위해 강의실 환경도 개선 중입니다. 그 일환으로 다빈치 클래스룸 11개 실을 구축했습니다. 해당 강의실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학습 환경을 구현하고 강의 참여자 간 상호작용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최근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등의 새로운 교수 학습법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다빈치 클래스룸을 계속해서 확충할 계획입니다.”

  - CAU2030의 이행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대학본부는 지난해부터 10대 전략과제의 분기별 이행 정도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수행 현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각 과제별 점검 내용을 향후 추진 계획에 반영하는 환류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재정자원 확보를 위해 대학 발전 전략과 연계한 정부 재정지원사업 수주 확대를 추진 중입니다. 앞으로도 각 추진 과제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 그럼에도 아직까지 중앙대만의 특색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는데. 
  “그렇지만 아직은 차별화된 특성을 찾기에 중앙대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CAU2030의 차질없는 수행을 통해 중앙대만의 특색 있는 모델과 강점이 구축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그러한 과정도 CAU2030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또한 이 같은 비판에는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연구 경쟁력 관련한 구체적인 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CAU2030에 보다 구체적인 계획으로 ‘TOP 3 연구중심사립대학’의 비전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인가.
  “총장직 취임 이후 가장 관심을 둔 분야가 ‘연구’입니다. 연구 경쟁력 강화 양상은 대학 평가 관점에서 볼지 아니면 산학협력 관점에서 볼지 두 가지로 나뉩니다. 그동안 대학 평가 관점에서 연구 경쟁력 강화를 도모했다면 앞으로는 산학협력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산학협력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합니다. 또한 연구 평가의 동향이 양적 평가에서 질적 평가로 전환되는 세계적 추세에 걸맞게 연구 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정비 중입니다. 구체적인 비전과 체계는 올해 안에 갖추려고 합니다.”

  -BK21 4단계 사업 수주야말로 중앙대의 연구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연구부총장을 중심으로 TF를 구성해 지난달 17일부터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11층에 사무실을 만들고 사업 준비를 위해 풀가동하고 있습니다. 총장으로서 사업 추진 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대 BK21 사업 중 최대 규모의 사업 수주를 위해 중앙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산학협력 클러스터 구축은 기존에도 자주 언급됐던 방안이다.
  “4년제 대학이 국내에 많지만 중앙대처럼 의학, 약학, 간호학, 생명과학, 생명공학, 식품공학과 같은 전공단위를 모두 갖춘 대학은 없습니다. 이에 서울캠 의약학 클러스터와 광명, 우리나라 제약회사 80%가 위치한 판교·평택, 안성캠(생공대)을 연결한 ‘C’자 모양의 산학협력 클러스터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울과 안성을 하나로 묶어 안성캠 발전도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 역시도 올해 안에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안성캠 발전을 위해 추진할 정책은 무엇인가.
  “안성캠 공간과 시설 투자를 충분히 이루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에도 공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안성캠 발전계획이 시설을 개선하고 학생 복지를 증진하는 정도에 그치면 안 됩니다. 현재 안성캠 학생들은 수강하고 싶은 강의가 있음에도 서울캠에만 강의가 개설돼 해당 강의를 수강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에 여러 최첨단 시청각 강의실을 조성해 안성캠에서도 서울캠에만 개설되는 인문학, 공학, 경영학 등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자 합니다.”

  -이 모든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재정 기반이 필요하다.
  “법인, 대학본부, 산학협력단 모두 재정 확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중앙대 재정 상황은 경쟁 대학에 비해 좋은 편이 아닙니다. 역대 총장들이 정부·지방자치단체 및 기타기관의 재정지원사업 수주를 통한 재원 확충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올해에도 재정지원사업 수주를 바탕으로 한 재원 확보가 재정 기반 구축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총장으로서 기업과 동문을 만나 발전기금 모금을 홍보하고 사회교육처와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새로운 재원을 발굴하려 합니다.”

  -정원외 외국인 유학생과 대학원생 등록금은 지속해서 인상 중이다.
  “외국인 유학생과 대학원생 등록금 인상에는 중앙대의 미래가 걸린 국제 경쟁력과 연구 경쟁력 강화라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은 어학 능력 지원, 대학 생활 적응 프로그램 운영 등 내국인 학생에 비해 많은 교비가 투입됩니다. 또한 대학원의 경우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매년 오른 등록금에 부담을 느낄 학생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등록금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교육 환경을 구축하겠으며 향후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면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신중히 결정하겠습니다.”

  -학부 등록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나.
  “등록금 의존율이 60%가 넘는 사립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고 재정난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10년 동안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교육의 질과 대학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학부 등록금 인상은 어렵습니다. 당분간 재정 상황이 어렵지만 재정 선순환 구조 강화를 통해 어려운 대내외적 재정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에 정부에서 보다 획기적인 대학 재정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학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며 미래를 위한 투자가 없다면 국가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대학평의원회 정상화를 도모해야 할 때 아닌가.
  “대학평의원회는 학칙 등 교육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고 예·결산 자문을 위해 법령과 정관에 근거해 설립된 법정 기구입니다. 그간 대학평의원회와 7기 교수평의원 후보자 요청에 따라 대학본부 차원에서 교수협의회와 지속적으로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총장으로서 교수평의원 선출에 관해 유감을 표명했고 많은 협의를 이뤄 조만간 8기 대학평의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있는 대학 내 유일한 기구인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대학평의원회가 제기한 문제들은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젠더 폭력, 인권침해, 대자보 훼손, 혐오 발언과 같은 인권 문제에 대학본부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지.
  “간혹 발생하는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를 엄정 대처하겠다는 원칙을 유지하겠습니다. 이에 대학본부는 인권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학내 인권 규범을 점검하고, 학내 구성원 모두가 공유해야 할 기본적인 인권 규범의 내용과 이를 제정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성 평등 인권존중 캠퍼스를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임기 내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취임사에서 전달했듯이 미래 교육을 위해 AI 관련 교육 및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변화 때문에 혁신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준비하지 않는다면 이미 변화가 시작된 사회에 적응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AI 교육 및 연구를 중앙대 모든 전공단위에 확대해 인간 중심의 AI 교육 및 연구체계를 준비하는 기반을 만들겠습니다.”

 

 

주요 약력

-학력     

1990.06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Buffalo 졸업 (통계학박사)

1985.02 중앙대 대학원 졸업 (통계학석사)

1983.02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졸업

 

-주요경력 

2019.02~현재 교육부-대교협 고등교육정책 공동 TF 위원

2017.08~현재 교육부 구조개혁위원회(제5기, 제6기) 위원

2015.01~2019.02 중앙대 100주년 기념사업단장

2015.01~2015.07 중앙대 행정부총장

2011.03~2012.02 전국 대학 기획처장협의회 회장

2010.12~2014.01 중앙대 기획처장, 미래기획단장, 기획관리본부장

2008.03~2010.12 중앙대 입학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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