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식당, 기숙사 및 310관 1층 로비, 빼빼로 광장, 강의실 안, 학교 앞 길거리. 이제 캠퍼스 어디에서도 외국인 학생을 보는 것이 낯설지 않다.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프랑스어, 독일어, 말레이어 등 들리는 언어도 다양하고 피부색도 다양하다.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통계를 봐도 이번 학기에 180개가 넘는 자매대학에서 500명이 넘는 교환학생이 중앙대에 와서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50개가 넘는 나라에서 온 3,000명의 유학생이 학부 과정과 대학원에 있다. 

  우리 대학에 국제처가 독립된 조직으로 처음 만들어진 것이 지난 2013년이니. 주요 대학 중 사실 우리는 참 늦게 출발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에 비해 2019년 현재 자매대학 수는 1.9배,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 학생 수는 2.7배, 우리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해외자매대학으로 나간 숫자도 1.6배, 학부과정 유학생 수도 2.7배나 증가하였다. 각종 국내외 대학평가에서도 국제화 관련 지표가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만하면 우리 대학도 국제화된 대학이라고 자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니 ‘이렇게 다양한 유형의 외국인 학생이 늘어나면 국제화된 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중앙인은 외국인 학생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수업 시간에 외국인 학생들이 있으면 뭔가 불편하고 손해 보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진 않은가? 교수님들도 외국인 학생들로 인해 뭔가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부담스럽고 어색하고. 

  국제화는 바로 이렇게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안전지대를 조금씩 벗어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단순히 영어 능력을 잘 갖추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람으로서 가져왔던 사고방식과 익숙한 문화 이외에 세상에 다양한 사고와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다름에서 오는 불편함도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국제화 역량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화 역량은 외국인 학생이 주변에 많다고 자연스럽게 길러지지 않는다. 캠퍼스 내에서, 기숙사에서, 강의실에서, 동아리방에서, ‘그들 따로 우리 따로’가 계속된다면, 외국인 학생들은 그들만의 어울림으로, 우리는 여전히 아무 변화 없음으로 지내게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학생들이 모두 해외 체험을 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Internationalization At Home 전략을 통해 우리 캠퍼스를 글로벌 캠퍼스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시급한 과제는 이중언어 환경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캠퍼스가 다양한 국적, 인종, 문화의 학생들로 구성되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의식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국제화 마인드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교수들도 강의실에서 다양한 문화를 의식한 강의,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교수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홍준현

국제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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