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제62대 서울캠 총학생회(총학)가 로고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미흡하게 대응해 학내외 빈축을 샀다.

유명 연예인 팬클럽 로고와 비슷하다는 지적은 선거운동 중 여러번 있었다. 이밖에도 총학은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놓쳤고 올바르게 소통하지 못했다. 해당 가수의 소속사가 공식 입장을 밝힌 후에야 사과문을 올렸다. 이마저도 미흡하게 작성해 비난이 일었고 총학은 사과문을 다시 게시해야 했다.

‘해결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총학은 지금껏 로고 논란에 휘청대느라 학내 주요 문제는 전혀 타개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캠 성평등위원회(성평위)는 위원장단 부재로 향방이 불투명하다. 학내 성평등 실현을 위해 성평위 정상화가 시급한데도 말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한 논의도 부재했다. 최근 학내에서 대자보 훼손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성을 띠는 집단은 구성원의 의견을 대변할 의무가 있다. 총학이라면 학생 목소리가 존중받는 환경을 앞장서 요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목소리를 내야 하는 사안이 넘치는 시점임에도 총학 스스로 논란을 만들었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총학이 학생자치기구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표절 논란을 신속·신중하게 마무리하고 학내 사안에 온전히 집중하라. 벌여놓은 혼란을 총학 손으로 수습하고 하루빨리 제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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