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위기다. 중앙대에 느끼는 자부심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사회 인식’, ‘수치화된 대학 서열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또 가장 많은 응답자가 앞으로 중앙대가 집중해야 할 부분으로 학생들의 취·창업 역량 강화를 꼽았다. 학생이 대학에 바라는 역할이 도구적 지식 양산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다.

  심지어 등록금이 시설 개선에 쓰여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우수 교원 확충에 쓰여야 한다고 답한 자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질 좋은 수업보다 쾌적한 물리적 환경이 우선시 되는 참혹한 결과다. 반성해야 한다. 구성원이 그릇된 가치를 지향하면 대학 정책과 운영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다양한 기관이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대학평가는 대학을 일렬로 세운다. 대학은 또 그 결과에 목맨다. 순위에 따라 재정과 정책 지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대학은 교원과 학생을 숫자로 평가한다. 연쇄적인 수치 평가는 결국 대학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변화시켰다.

  대학 존재의 원형적 이유를 복구해야 한다. 지식의 상아탑이 지닌 가치는 숫자로 재단할 수 없다. 도구적 지식 생산에 치중하고 사회를 이끌 지식인마저 도구화돼 버리는 현상을 방치해선 안 된다. 대학 안의 담론과 지식생산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것이 자부심의 근거가 되도록 전체가 반성하고 숙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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