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캠 엘리베이터 전수조사 결과
208관, 810관 등 점자 오류 다수 적발

전문가 “점자표기는 필수”
안성캠 시설관리팀 “조치하겠다”

지난 4일 발행된 중대신문 제1954호에서는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1층 엘리베이터 점자 오류를 다뤘다. 당시 서울캠 시설팀은 해당 오류를 인지한 후 즉시 수정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건물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점자 오류는 이후에도 다수 발견됐다. 서울캠과 안성캠 건물 엘리베이터 전수조사를 통해 점자표기 오류 실태를 짚어봤다.

 

  ‘상·하행’ 구별 안 되는 점자
  지난 취재에서는 310관 1층 9호기 엘리베이터는 ‘하행’ 버튼의 위아래가 뒤집혀 ‘상행’ 버튼으로 표시된 점자 오류가 있었다. 이에 서울캠 총 18개 건물, 안성캠 총 4개 건물을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점자표기 오류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는 ▲엘리베이터 내부 층 선택 버튼 ▲내부 비상 호출 버튼 ▲외부 층수 표기 ▲외부 상하 호출 버튼 점자 유무를 대상으로 오류를 살폈다.

  조사 결과 엘리베이터 외부 상하 호출 버튼에서 점자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 서울캠의 경우 208관(제2공학관) 엘리베이터 운행 층에서 5건, 209관(창업보육관) 엘리베이터 운행 층에서 3건의 상하 호출 점자 오류가 발견됐다. 특히 제2공학관은 1층부터 5층까지의 외부 상하 호출 버튼이 모두 뒤집혀있었다. 창업보육관은 1층, 3층의 외부 ‘하행’ 호출 버튼, 7층의 외부 ‘상행’ 호출 버튼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홍서준 연구원은 “해당 상황에서 시각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뒤집힌 글씨를 읽는 것처럼 점자를 인지할 것”이라며 “점자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은 거꾸로 표기된 점자를 읽기 어렵다”고 전했다.

  안성캠은 810관(원형관) 엘리베이터 운행 층 중 2층과 6층에서 상하 호출 버튼 점자 오류가 발견됐다. 그중 2층에 ‘상행’을 나타낸 버튼은 점자기호로 파악할 경우 ‘오워’로 읽혀 전혀 다른 뜻을 띄고 있었다. 안성캠 시설관리팀 공용호 팀장은 “해당 오류를 바로 조치하겠다”며 “전수조사도 실시해 부족한 점자표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군데군데 ‘점자 미표기’
  일부 버튼에 점자표기 자체가 없는 엘리베이터도 있었다. 303관(법학관)은 총 5대의 엘리베이터 중 3대의 엘리베이터 외부에 상하 호출을 안내하는 점자표기가 아예 없었다. 또 그중 승강기 번호 ‘0025-238’, ‘0025-240’ 엘리베이터에는 내부 비상 호출 버튼에 별다른 점자표기가 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대학은 교육연구시설에 해당해 장애인을 위한 시설 중 승강기, 경보 및 피난설비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김진기 행정사무관은 “법률상 대학은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설치가 의무”라며 “엘리베이터 내부 비상 버튼 등 탑승자가 이용하는 버튼에는 점자가 반드시 표기돼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층수를 알려주는 외부 점자표기는 서울캠과 안성캠 내 거의 모든 건물 엘리베이터에 없었다. 유일하게 층수를 나타내는 점자표기가 있던 제2공학관은 4층과 5층에는 해당 층수가 아닌 다른 숫자를 의미하는 점자가 표기돼있었다. 김진기 행정사무관은 “엘리베이터 버튼에 점자를 표기할 경우 적절한 내용과 위치를 지켜야 한다”며 “단순히 점자표기 유무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캠 장애학생지원센터 진진주 전문연구원은 “점자표기가 잘못돼있거나 엘리베이터 내부 필수 버튼에 점자가 없을 경우 시설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의 불편을 유발할 수 있다”며 “자칫 위험 소지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빠르게 개선하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문제 개선을 위해 업무 담당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강성환 대리는 “엘리베이터 부품을 부분적으로 개선·점검하는 과정에서 점자 지식이 부족하면 문제를 놓치게 된다”고 언급했다. 홍서준 연구원은 “해당 점자 오류가 수년간 방치됐을 수도 있다”며 “시설물 설치 과정에서부터 당사자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류 점자를 발견한 후 빠르게 조치하는 점도 중요하다. 홍서준 연구원은 “점자 오류를 알아보고 바로잡으려는 학내 구성원의 제보 의식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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