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게임에서 좋은 팀을 만드는 일은 높은 승률과 직결된다. 이를 위해서는 뛰어난 선수를 들여야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선수 프로필 확인이다. 프로필에는 각 선수의 능력을 꼭짓점으로 삼는 육각형의 도형을 볼 수 있다. 꼭짓점에 해당하는 능력이 클수록 더 넓은 면적의 육각형이 그려진다.

  모든 능력을 고루 갖춘 선수를 ‘육각형 선수’라 말한다. 이러한 선수는 커다란 정육각형 모양의 프로필을 갖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활용될 수 있는 최고의 선수다. 하지만 육각형 선수만이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은 아니다. 게임 상황에 따라 스피드에 특화된 선수가 필요할 때도 있고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가 투입돼야 할 경우도 있다. 꼭 정육각형이 아니라 자신만의 ‘육각형’을 가진 선수도 그 능력을 잘 발휘한다면 훌륭한 선수가 된다.
 
  그러나 어떤 모양의 육각형을 갖고 있더라도 ‘기본’이 부족한 선수는 이적 시장에서 외면당한다. 기본이 탄탄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어도 이를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점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부족한 기본을 채우려 노력해야 한다. 

  기자에게도 저마다의 육각형이 있다. 기자를 평가하는 꼭짓점에는 날카로운 분석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감수성이 들어간다. 글쓰기 능력과 전문지식도 중요한 능력이며 이면의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는 예리함 또한 필요할 수 있겠다. 하지만 모든 역량에 있어 완벽한 기자만이 좋은 기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특화된 장점을 잘 녹여낸다면 눈에 띄는 기사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대로 된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을 갖추지 못한 기사는 독자에게 외면당해 의미 없는 종잇조각이 된다. 심지어 죄 없는 누군가를 공격하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뛰어난 장점이 드러나는 기사라도 사실이 아니라면 빛나지 않는다. 따라서 완벽한 육각형 기자가 될 수 없음을 인정하더라도 기본은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기자는 기본이 무너진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전통을 이어 대나무 낚싯대를 만드는 명장을 소개하는 기사였다. ‘송용운’ 명장의 성함을 ‘손용운’이라 작성했다. 명장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명장의 이름을 잘못 썼으니 오보임이 확실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좋은 기사 쓰겠습니다.”라는 말을 당당히 한 과거의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이미 발행된 신문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오보를 볼 때마다 죄송한 마음이 끊이지 않는다. 당시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놓치고선 더 화려한 문장을 쓰겠다며 시간을 쏟았던 셈이다. 특별한 기사를 쓰겠다는 욕심만 있었고 그 과정에서 ‘기본’은 뒷전이었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싶다. 다시 신문사 책상 앞에 앉아 다짐해본다. “적어도 기본은 해야지.” 분명 특별한 기사는 힘이 있다. 하지만 특별함을 추구하기 전에 기본이 갖춰져 있는지 성찰하는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기본도 못하는 기사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특별한 기사가 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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