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신 분은 키오스크(무인전자결제기)에 접근하기 어려워요. 요식 서비스에 배제되는 사람이 없게 하고 싶어요.”

  ‘평등한 편리’를 추구하는 블랙스톤 이규백 대표(건설환경플랜트공학과 4)는 지난달 31일 ‘서울 캠퍼스타운 페스티벌 2019’에서 청년창업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주 중앙인 창업백서는 아직 수상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이규백 대표를 만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매일 초심 다지는 중

  이규백 대표의 창업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저는 공대생이라 창업에 필요한 법 지식이 부족했어요. 다행히 산학협력단에서 변리사를 소개받았죠. 덕분에 사업자등록, 세금 관련 도움을 받았어요.” 그는 변리사로부터 특허 자문도 얻었다. “기존 특허와 유사하다면 특허료를 내야하나 차별점이 있다면 특허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직원 확보도 난관이었다. “외주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가 필요했어요. 직접 동업자를 구하러 다녔죠.” 그 결과 안홍석(중국어문학과 4), 박수빈(광고홍보학과 3), 이지현(공간연출학과 4), 양소연(소프트웨어학부 3), 조준오(소프트웨어학부 2) 학생이 모여 지금의 블랙스톤이 만들어졌다. “세무 대리인도 구할 예정이에요. 지금은 혼자 처리하지만 연말정산은 일반인이 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들었거든요.”

  이규백 대표는 창업과정을 ‘힘들다’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창업이 너무 힘들어서 자주 초심을 잃곤 해요. 그래서 매일 초심을 다지고 있어요.” 그가 매일 되뇌는 초심은 무엇일까. “제 초심은 결제를 편리하게 만들어 의식주 중 식(食)을 보장하는 일입니다.”

키오스크에 맞서

  이규백 대표는 식당을 이용하면서 전자결제 방식에 소외된 계층을 접했다. 특히 그는 키오스크의 높은 이용 장벽을 꼬집었다. “모두가 키오스크에 능숙한 건 아니에요. 소상공인에게는 키오스크 사용료가 부담이에요. 제가 조사한 업체는 매달 3대에 47만원을 내더라고요.” 그는 키오스크 결제에 소요되는 시간도 문제라 판단했다. “키오스크로 결제하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해요. 앉아서 주문하면 편할 텐데 말이에요.”

  그래서 이규백 대표는 간편하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웹페이지 ‘오더얌’을 만들었다. “오더얌을 이용하면 휴대전화에서 네 단계만으로 간단하게 결제가 가능해요.” 그는 오더얌 사용법을 설명했다. “어플리케이션은 따로 필요 없어요. 일반카메라로 QR코드를 스캔해보세요.” 설명을 따랐더니 휴대전화 화면에 메뉴가 떴다. “이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하시면 돼요.” 곧 화면은 결제수단을 선택하는 페이지로 이동했고 주문을 완료할 수 있었다. “회원가입도 필요 없어요. 결제수단만 고르면 되죠.”

흑석에서 전국으로

  블랙스톤은 흑석(黑石)에서 따온 이름이다. 블랙스톤의 활동무대가 동작구 흑석동이기 때문이다. “흑석시장에서 초기 아이템을 실험했어요. 그리고 제가 상인을 인터뷰한 결과 약 97%가 오더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이규백 대표는 블랙스톤을 흑석동의 유통망을 구축하는 공동구매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그는 오더얌을 이용하면 매일 마트에 가지 않아도 판매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료를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블랙스톤은 오더얌 서비스를 이용하는 각 가게의 하루 판매량을 파악한다. 파악한 자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재료 구매를 각 매장에 제안한다. “흑석동의 작은 음식점과 도·소매업자를 잇는 역할을 맡는 거죠. 흑석동 가게들이 모여 물건을 대량으로 싸게 사는 일종의 공동구매 방식이거든요. 오더얌을 이용하는 가게가 많아질수록 좋아요.”

  그의 목표는 뚜렷했다. “오더얌이 흑석에서 성공한다면 전국적으로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거예요. 밥 먹을 때마다 소비자들이 오더얌을 떠올리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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