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자체 사업으로 전환에 합의”
장애학생회, “합의한 적 없다”

장애인권위원회(장인위) 설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달 서울캠 총학생회(총학)는 내부 논의를 거쳐 107관(학생회관)에 남는 공간이 없어 장인위 설립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이번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장인위 설립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장인위 설립을 위한 논의는 지난해 2학기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확운위에서는 장인위 설립을 위한 협의체 마련이 가결됐다. 이후 서울캠 총학생회장과 서울캠 부총학생회장, 서울캠 성평등위원장, 각 단대 학생회장을 주축으로 한 장인위 TFT(태스크포스팀)가 꾸려졌다. 몇 차례 장인위 TFT 회의가 진행됐으나 공간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장인위 TFT는 올해 서울캠 총학 ‘알파’에 인수인계된 이후에도 같은 이유로 난항을 겪었다. 이어 장애학생회 이주형 전 회장(영어영문학과 3)과 일부 인문·사과대 학생대표자들은 장인위 TFT의 조속한 진행을 위해 별도의 ‘장애학생자치기구 TFT’를 신설했다. 그럼에도 장인위 설립 논의는 진척이 없었고 결국 지난 5월 장애학생회 ‘WE,하다’는 해체를 선언했다.

  결국 지난달 서울캠 총학은 장인위 설립의 사실상 무산을 언급했다. 서울캠 김민진 총학생회장(경제학부 4)은 “인권복지위원회 위원장과 회장단 회의에서 장인위 설립을 논의했다”며 “공간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학대회에는 보고 안건으로 상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캠 총학생회칙」 제3장 19조에 따르면 총학 산하 특별기구 신설은 전학대회에서 의결돼야 한다. 전학대회 의결안건 상정이 무산된다면 이번학기 장인위 설립은 불가능한 셈이다.

  총학은 이러한 결정이 합의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김민진 총학생회장은 “마지막 장인위 TFT 회의에서 공간문제 해결을 전제로 장인위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만약 공간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총학 자체적인 사업 진행을 장애학생회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회의에 참여한 이주형 전 회장은 “안건 상정을 전제로 회의를 진행했다”며 “합의가 이뤄진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전학대회 안건상정과 관련해서도 소통에 차질을 빚었다. 김민진 총학생회장은 “논의 초반에는 안건을 상정하는 방향이었지만 학생처, 시설팀과 면담을 가진 후 진행이 어렵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주형 전 회장은 “총학 자체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이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장애학생회가 해체한 뒤 총학과 장애학생자치기구 TFT를 매개하던 강현구 인문대 학생회장(역사학과 4)의 입장도 총학과 엇갈렸다. 강현구 학생회장은 “총학이 주장한 장인위 설립 무산은 합의된 내용이 아니다”라며 “장애학생자치기구 TFT 2차 회의 전에 총학은 방학 중 장인위 TFT 재개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민진 총학생회장은 “방학 중 장인위 TFT 재개를 약속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장애학생회는 지난달 신입부원모집공고를 올리는 등 본격적인 재개를 준비 중이다. 또한 장애학생자치기구 TFT와 협력해 장인위 설립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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