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큰일이 닥쳐서 정신이 없을 때나 몸이 아플 때, 혹은 당장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을 때, 우리는 ‘다 내려놓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 생각이 여러 번 반복되면, 사소한 일에도 감정동요를 느낀다. 이때, 똑바로 서지 않고 감정의 물살에 정신과 육체를 맡긴다면 무기력함에 빠져 허우적대는 삶을 살게 된다. 이런 시기를 최대한 줄이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강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일 좋은 방법은 매 순간 ‘감사함’을 느낄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단련하는 것이다. 필자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친구에게 밥을 사줄 때 부자는 아니지만 소중한 사람에게 밥을 사줄 수 있을 만큼은 돈이 있어 감사하다. 옷을 고를 때, 나를 꾸밀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감사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상적인 연락을 받았을 때, 아무것도 아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어 감사하다. 시험공부를 할 때, 시간에 쫓기지 않고 원하는 깊이만큼 공부할 수 있어 감사하다.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은 스쳐 지나가는 모든 순간들을 값지게 만들며, 과거에 후회가 남지 않게 한다. 따라서 감사함을 많이 느낀 날일수록 자기 전에 그 순간들을 떠올리게 된다. 나는 이 과정을 ‘사고를 복습하고 정리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어려운 과목을 수강할 때, 복습을 하지 않은 상태로 수업만 매주 듣는다면 보통의 경우,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겨우 진도만 따라가다가 시험을 앞두고 마음만 동동 구르게 된다. 마찬가지로, 과거를 다시 돌아보는 작업을 하지 않고 지금만 살려고 한다면, 중요한 시기가 왔을 때 무너질까 불안해하기 쉽다. 완벽하지 않은 하루를 보냈어도 감사함에 가득 찬 마음으로 그 하루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잘 정리하여 기억해야 한다.

  감사한 마음을 바탕으로 사고를 복습하는 작업은 강하면서도 지혜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고자 할 때도 꼭 필요하다. 순간을 감사하고 감사한 마음을 잘 갖고 있으면 힘든 순간이 찾아왔을 때 관계를 놓는 게 아니라 정리된 순간을 꺼내어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관계를 더 강하게 만든다. 이 과정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도 자신의 감정 앞에 마주서 그간의 호흡에서 반성 할 점을 찾을 수 있는 여유를 준다. 그리고 미움이 아닌 ‘감사함’으로 끝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서 에리히 프롬은 현대사회에서 자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면 특수한 경치경제학이 필요하듯, 개인의 인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정신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어리석게도 생각을 피하고 당장의 이익을 좇을 때가 많다. 지혜롭게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지만 감사함을 바탕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지금을 온전하게 사랑한다면 조금은 그런 삶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강온유 학생
광고홍보학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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