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앵의 한국 여행기
퀸튼 가르니에씨(35)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나요?

  “Bonjour(안녕하세요)! 프랑스 파리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여행 왔어요. 여자친구가 잠시 타워 안을 둘러보는 동안 혼자 한국 여행 가이드북을 보던 중이었죠.”

  -프랑스에서 오셨군요. 반가워요. 얼마나 머무시나요?

  “일정을 4주로 계획했어요. 프랑스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김포공항에 도착했죠. 서울에서 시작해 춘천, 안동, 경주, 부산, 전주 등 다양한 도시를 다녀왔어요. 이틀 뒤면 다시 프랑스로 돌아간답니다.”

  -4주면 전국을 돌아보기에 충분한 기간이겠는데요.

  “그렇죠. 다른 도시에서는 하루 이틀만 머물렀는데 특히 전주에서는 3일간 여행했어요. 가이드북에서 전주는 외국인이 여행하기 좋은 도시라고 하더라고요. 또 저희는 한국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을 가고 싶었어요. 계속 걸어 다녔는데도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죠. 게스트하우스가 좋았거든요.”

  -일정을 야무지게 짜셨군요. 한국 음식은 어땠나요?

  “춘천에서 전통 한식을 먹었어요. 고기 요리가 입에 잘 맞더라고요. 전주에서는 불고기와 비빔밥을 맛봤답니다. 프랑스와 비교해 한국 음식은 대체로 채소가 많이 들어가고 맵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맛있게 맵죠.(웃음)”

  -맛집을 잘 찾아가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이틀밖에 남지 않은 다음 일정도 궁금해요.

  “찜질방과 목욕탕에 꼭 가고 싶어요! 스파를 좋아하기도 하고 저번에 일본 여행 다녀왔을 때 온천 방문이 정말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거든요. 내일은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남대문시장과 서울로7017을 찾아갈 생각이랍니다.”

  -그렇군요. 얼마 전 한국이 프랑스에 고맙고,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맞아요. 프랑스 특수부대 ‘코만도 위베르’ 소속 군인 두 명이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인질을 구출하다 희생됐죠.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구출 과정 중 희생당했다는 사실 자체는 정말 가슴이 아프죠.”

 

1년으로 족하다고!
마커스 서믈러씨(42), 야니라 서믈러씨(41)

 

  -Hello. Nice to meet you!

  마커스: “반가워요. 저는 동두천에 있는 미군 부대 ‘캠프 케이시’에서 복무하고 있어요.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한국에서 파견 근무 중이죠. 유사시에 직접 전투를 하는 지역에 속해있답니다. 이제 미국으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았어요.”

  야니라: “오클라호마주 로턴에서 남편 얼굴 볼 겸 2주 동안 한국에 방문했어요. 남편이 직접 운전해 한국 이곳저곳을 여행했죠. 남산도 정말 아름답네요. 미세먼지와 안개가 심해 멀리까지 볼 수 없는 것 빼곤 완벽해요!”

  -거의 반 한국인일 만큼 오래 계셨군요.

  마커스: “한국을 사랑해요. 다만 서울 같은 도시보다는 시골을 더 좋아해요. 지금 머무는 동두천처럼 말이죠. 20년 전에도 한국에 왔었는데 서울이 이 정도로 거대하진 않았어요. 대표적으로 이태원이 굉장히 커져 사람이 많고 교통도 불편해졌죠. 한 번은 이태원에 3시간 동안 주차해뒀는데 43000원을 정산하고 나왔답니다.(웃음)”

  -당황스러웠겠어요. 오클라호마 얘기도 더 듣고 싶어요!

  야니라: “한국은 사계절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오클라호마는 날씨가 정말 이상한 지역이랍니다.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마커스: “토네이도 위험구역과 가까운 곳이기도 해요. 대피 알람을 듣고 피난처로 향하는 일이 꽤 잦죠.”

  -파견 근무를 마치고도 한국에서 거주할 생각이 있나요?

  마커스: “글쎄요. 음식 문화, 친구를 사귀는 방법 등 많은 것들이 다르니까요. 또 어릴 적 자라온 곳, 가족이 있는 곳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죠.”

  야니라: “저는 확실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웃음) 한국은 대체로 공간이 빽빽해 아이들이 놀만 한 장소가 적은 것 같아요. 개인 공간도 부족하고요. 뉴욕이나 로스엔젤레스도 사람이 많지만 마당이나 주차할 공간 정도는 충분하거든요.”

 

서울, 우리가 다시 올게
김윤호씨(15), 이수환씨(15)

 

  -학생들이 많은 걸 보니 단체로 놀러 왔나 봐요.

  윤호: “반갑습니다. 2학년 전교생이 세종에서 서울로 체험 학습 왔어요. 전쟁기념관과 서대문형무소에 들렀다가 곧장 이곳 남산으로 향했어요. 조금 이따가 저녁으로 돈가스 먹으러 갈 거예요!”

  수환: “2박 3일 일정 중 두번째 날이에요. 어제는 잠실에서 삼성·두산 야구 경기를 관람했답니다. 점심쯤 도착했는데 야구 보기 전까지 뭐 했었더라….”

  윤호: “나도 모르겠어.”

  수환: “기억나지 않는 걸 보니 그다지 재미없는 일정이었던 것 같네요.(웃음)”

  -이곳이 해발 265m라고 하던데 올라오는 게 힘들진 않았나요? 저는 걸어 올라오면서 쓰러질 뻔했거든요.

  수환: “경사가 상당히 높아 지치긴 했는데 그래도 버스를 타고 움직여서 다행이에요.”

  윤호: “서울은 몇번 와봤는데 남산은 오늘이 처음이에요. 이렇게 높은 곳에 카페, 음식점, 로드샵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 신기했답니다. 또 사랑의 자물쇠가 남산 이곳저곳에 걸려있는 걸 보고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이 방문한 장소구나 싶었죠.”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전경은 어떤가요?

  수환: “건물들이 다양해 신기하기도 하면서 혼잡해 보였어요. 세종은 아파트밖에 없거든요.”

  윤호: “빌딩도 있긴 하지만 저희 같은 학생이 놀 공간은 적어 아쉬워요. PC방, 노래방 같은 곳 말이죠.(웃음)”

  -그럼 나중에 서울 라이프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수환: “사실 저는 잠실 근처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세종으로 내려갔어요. 나중에 ‘인서울’ 대학에 진학하는 꿈을 가지고 있죠. 근데 아직 흥미 있거나 하고 싶은 게 딱히 없어 요새 고민이 많답니다.”

  윤호: “저도 수환이처럼 모든 학생이 꿈꾸는 높은 대학에 다니고 싶어요! 미래의 대학도 직장도 서울에 있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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