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젊은 그대
노윤욱씨(60), 김용진씨(64)

 

  -안녕하세요. 등산복 차림으로 오셨네요.

  용진: “반가워요. 봄꽃을 구경할 겸 운동하러 방문했어요. 그런데 아직 시기가 이른지 활짝 핀 꽃이 없어 아쉽네요.”

  윤욱: “5월 정식 개원 전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한다고 해 오늘 이곳을 찾게 됐어요. 집은 인천 서구에 있는데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마곡동까지 쉽게 오갈 수 있답니다.”

  -꽃놀이를 자주 가시나요?

  윤욱: “등산복 입은 걸 보면 알 수 있듯 평소에 종종 산에 가요. 산을 종주하고 내려오면 주변 관광지를 방문해 꽃구경을 즐기기도 하죠. 곧 제주도로 ‘한 달 살기’ 여행을 떠날 예정이에요.”

  용진: “산에 올라가면 평상시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어요. 다양한 식물, 지저귀는 새, 흐르는 계곡물 같은 자연을 말이죠. 서울 인근 북한산만 가도 전망이 좋아요. 젊은 친구들은 2~3시간만 고생하면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어요.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죠. 기자님도 꼭 한 번 가보세요.”

  -북한산에 봄나들이 다녀와야겠어요. 두 분이 가장 좋아하는 식물은 무엇인가요?

  용진: “소나무를 제일 아껴요. 바위가 있으면 바위를 피해 굽어 자라는,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을 잘하는 나무죠.”

  윤욱: “음, 좋아하는 식물은 많지만 ‘최애’ 딱 하나를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봄꽃나무 중 하나인 산딸나무가 가장 먼저 생각나네요. 새하얀 꽃이 지면 딸기처럼 붉고 동그란 열매가 열리죠. 딸기보다는 덜하지만 달짝지근해 먹을 만 하답니다.”

  -최애라는 단어를 쓰시는 걸 보니 젊게 사시는 것 같아요.

  윤욱: “그런가요?(웃음) 남편에게 ‘춤 배우러 다니자’, ‘랩 배워보자’ 하는데 남편은 내키지 않아 해요. 이제 노력하지 않으면 뇌가 퇴화하는 나이잖아요. 조금이라도 젊을 때 더 많이 움직여야죠.”

  용진: “젊게 살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였는지 아내에게 잔소리를 들었어요. 다툴 뻔했지만 다행히 대화로 잘 풀었답니다. 저는 저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바뀌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말이죠.”


너를 향한 무한한 모성애
이예은씨(38)

 

  -식물원 나들이 오셨나 봐요.

  “맞아요. 친구가 이곳에서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더라고요. 나들이하기 괜찮은 곳인지 검색해봤죠. 실내니까 미세먼지가 심한 날 놀러 오기 좋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와보고 싶었는데 마침 오늘 시간이 나서 방문했어요.”

  -아이와 자주 놀러 다니시나요?

  “아니요. 맞벌이를 하고 있어 쉬는 날이라도 이곳저곳 많이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집 근처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자주 올 텐데요.”

  -주로 어느 곳을 가시는지 궁금해요.

  “집 밖이면 아이는 다 좋아해요.(웃음) 다만 키즈카페는 잘 가지 않게 되더라고요. 또래 아이들이 많긴 하지만 놀이와 활동이 한정돼 있어 상상력을 펼칠 수 없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예은씨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어요. 전공은 공연미디어랍니다. 오늘은 수업이 없는 날이라 이렇게 나들이 올 수 있었죠. 남편도 교수라 수업 시간표가 서로 겹치지 않도록 저는 월·수, 남편은 화·목요일에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교수 부부시군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고생 많으시네요.

  “남편과 역할을 분담해 아이를 기르고 있어요.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지친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아이에게서 받는 에너지가 제가 주는 그 무엇보다도 크거든요. 또 힘들다고 말하기에는 아이에게 굉장히 미안해요. 저는 아이에게 헌신하고 아이는 저를 힘들게만 하는 일방적 관계는 아니니까요.”

  -정말 훌륭한 어머니시네요.

  “아니에요. 육아하는 친구들과 대화해보면 힘들다는 말을 할 뿐이지 다들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아이를 키울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글쎄요. 아이를 바라보고만 있어도 힘겹다는 생각이 싹 가시고 행복해져요.(웃음) 아이가 행복한 모습을 보면 제게도 행복 바이러스가 옮겨오는 것 같답니다.”


Re-shoot!
정윤씨(30)

 

  -무엇을 찍고 계신 건가요?

  “이곳 주제원을 돌아다니다 다리가 있어 한 장 찍어봤어요. 뒤에 있는 벤치와 다리가 잘 어울리지 않나요?”

  -정말 조화롭네요. 사진 촬영을 좋아하시나 봐요.

  “일상 기록용으로 사진 남기는 취미를 가진지는 꽤 오래됐어요. DSLR을 구입해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운 건 한 달 정도 됐죠. 지금도 강남에 있는 사진 학원에 다녀오는 길이에요. 9호선 양천향교역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어 잠시 들렀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나요?

  “4년 전 떠났던 유럽 여행 중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찍은 남성과 리트리버 산책 사진이 떠오르네요. 노을 지는 배경과 그들이 걷는 모습이 아름다워 급하게 뛰어갔죠. 사진을 잘 모를 때고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는데 지금 보면 엄청 잘 찍었더라고요. 아직도 그 사진을 소장하고 있답니다. 볼 때마다 그때 추억이 떠오르죠.”

  -파리라니! 저도 정말 가고 싶은 곳이에요.

  “사실 출발 전부터 지인들이 파리는 기대하지 말라고 했어요. 길거리가 더럽고 인종차별이 있다고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도 에펠탑에 대한 로망이 있어 몹시 기대하고 떠났죠.

  기대보다 훨씬 좋더군요. 에펠탑, 그냥 철 덩어리라고 할 수 있잖아요.(웃음) 그런데 너무 예뻐서 낮에도 밤에도 구경했어요. 지저분한 길거리는 눈에 띄지 않았답니다.”

  -부럽네요. 젊은 나이에 유럽 여행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아버지가 저희 남매를 위해 저금해놨으니 여행을 다녀오라고 하셨어요. 한 달간 머물겠다고 하니 보름만 있다 오라고 하셨죠. 그런데 아버지 몰래 한 달 일정에 맞춰 미리 예약을 해놨어요.(웃음)”

  -대담하시군요.(하하) 여행 총평도 궁금해요.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어요. 같은 유럽이어도 나라마다, 도시마다 느낌이 모두 달랐죠. 좋았던 장소만 다시 방문하고 싶네요. 그때는 카메라가 없어 스마트폰으로만 촬영해 아쉬웠는데…. 다음엔 무겁더라도 DSLR을 꼭 챙겨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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