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및 횡령교수에 ‘3개월 정직’
총학, “재심의와 규정제정요구”

최근 직권남용과 횡령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된 서울대 H교수에 대한 학내 징계가 ‘3개월 정직’에 그쳐 학생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천막농성, 동맹휴업 등을 통해 H교수의 파면과 교원징계규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서울대는 오늘(21일) 징계위원회(징계위)를 열어 H교수 징계에 대해 재심의 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서울대 인권센터는 'H교수 에게 성추행 및 폭언, 사적인 심부름, 연구비 횡령 등의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았다. 인권센터는 자체 조사를 거쳐 징계위에 정직 3개월 처분을 권고했다. 하지만 징계위는 교육부 감사가 시작되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징계 결정을 연기했다. 이후 약 9개월 가까이 징계가 내려지지 않자 학생들은 'H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학생연대(학생연대)’를 조직해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학생연대 백인범 대표(서울대 사회학과)는 "대학본부가 입장을 제대로 내놓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교육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1500만원 상당의 횡령혐의로 H 교수를 대검찰청에 고발하고 징계위에 중징계를 권고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징계위는 H교수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에 서울대 사회과학대(사과대) 학생들은 지난 10일 학생총회에서 H교수 파면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하고 동맹휴업을 결정했다. 지난 14일 사과대 학생들은 수업을 거부하고 대학본부로 행진했다. 한편 서울대 신재용 총학생회장(서울대 체육교육과) 은 지난 8일부터 H교수 징계 결과 재심의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사회의 반발에 지난 15일 다시 열린 2차 징계위는 추후 재심의하겠다며 소득 없이 끝났다. 신재용 총학생회장은 "혐의를 검토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시간 끌기식 징계처분에 실망했다”며 "재심의가 이뤄질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학생 대표자는 서울대 교원징계규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백인범 대표는 "서울대는 교원징계규정이 없어 교수 징계 절차가 불명확하다”며 "학내 교원징계규정을 만들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용 총학생회장은 “정직과 파면 사이 처벌 강도 차이가 커 징계수위에 대한 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대 교무처 관계자는 "현재「사립학교법」을 적용하되 일부 교육공무원법을 참고하고 있다”며 “현재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교원징계규정을 제정 중이다”고 밝혔다.

  서울대 학생들은 이번 사태에 안타깝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문동주 학생(서울대 조경학과)은 "학교가 사안을 객관적으로 검토해 입장을 표명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A학생(서울대 사회학과)은 "권력 관계가 평등해지기 위해선 합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 징계위는 H교수 징계 결과를 재심의 한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