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5일)이면 ‘스승의 날’입니다. 교수님은 전공 분야의 길을 꾸준히 걸어오셨고 학생이 걸어갈 길의 방향을 제시해주십니다. 때론 학생과 함께 길을 걸어가기도 하시죠. 망망대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맬 때 교수님이 등대가 되어 불빛을 비춰주실 겁니다. 경영경제대, 사범대, 공대, 다빈치교양대학 등 계열별 교수님이 지금껏 걸어온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계획한 대로 실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초심을 잃거나 장애물에 가로막힐 때 주저앉아버리죠. 그러나 여기, ‘Never settle’을 머릿속에 되뇌며 ‘Just do it’하는 교수님이 있습니다. 바로 김정덕 교수님(산업보안학과)인데요. 김정덕 교수님은 산업보안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산업보안의 길을 끊임없이 직진해오고 계십니다. 42.195km 마라톤 코스부터 산업보안의 끝없는 길까지 쉼 없이 달려온 교수님을 만나봤습니다.

  -산업보안을 생소해하는 학생이 많아요. 산업보안은 어떤 학문인가요?
  “흔히 보안이라고 하면 해킹이나 바이러스를 막는 보안 기술을 떠올리죠. 그러나 기술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에요. 도구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죠. 어떤 정보를, 어떻게 보안·관리할 것인지 전략을 짜고 운영하는 과정이 산업보안이에요.”

  -산업보안은 기술적인 측면만 연구해선 안 되겠네요.
  “그렇죠. 산업보안이야말로 대표적인 융합 분야예요. 우선 컴퓨터공학과 수학에 기반을 둔 기술을 알아야 하지만 경영학도 필요해요. 보안기술을 사용하는 조직을 알아야만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보안은 ‘people problem(인간의 문제)’이기도 해요.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을 노려서 해킹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따라서 보안에 심리학이 빠질 수 없죠. 요즘엔 보안 관련법도 많아져 법 지식도 숙지해야 해요. 산업보안학과 커리큘럼엔 IT, 경영학, 법학, 심리학이 모두 포함돼있어요.”

  -산업보안 분야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경영학에서 ‘MIS(Management Information System)’를 전공했어요. 우리말로 경영정보시스템이죠. 경제학, 정치학도 공부했어요. 전과 3범이죠.(웃음) 공부를 마치고 한국전산원에서 보안 업무를 맡았어요. 그곳에서 업무를 하면서 보안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란 걸 추측했죠. 그 후 보안 기술을 어떻게 조직에 적용할 것인지를 연구했어요.”

  -그때부터 줄곧 산업보안을 연구해오신 건가요?
  “그렇죠. 연구와 강의를 꾸준히 해왔어요. 정보보호 분야 국제 표준화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산업보안학과가 생긴 지난 2015년부터 지금까지도 정신없이 살았어요.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죠.(웃음) 항상 머릿속에 되새기는 문구가 있거든요. ‘Never settle’, 절대로 주저앉지 말라는 거죠. 안주하지 않고 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쉬지 않고 직진을 하시다니 대단해요. 교수님의 꾸준한 직진에 ‘페이스메이커’가 있었나요.
  “마라톤이에요. ‘마라톤 교수’로 유명했죠. 가끔 만나는 사람들이 아직도 제게 마라톤을 뛰는지 물어볼 정도로요. ‘중앙대의 마라톤을 고마워하는 친구’라는 뜻의 ‘중마고우’ 초대회장이기도 했죠.(웃음) 마라톤을 좋아하는 교수와 직원이 모인 마라톤 동호회예요. 교수인지 마라톤 선수인지 헷갈릴 정도로 마라톤을 뛰었어요.”

  -마라톤이 교수님의 ‘직진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됐나요.
  “마라톤을 시작하기 전엔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만 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진 않았어요. 그런데 마라톤을 하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실행력도 높아졌어요. 계획한 대로 실행하는 힘을 키운 거죠. 마라톤이 가르쳐준 실행력은 ‘Just do it’으로 요약돼요. ‘나에겐 변명하지 말고 Just do it!’ 이 철학을 제자들에게도 강조해왔죠.”

  -이런 철학을 배운 제자들이 소중하시겠어요.
  “저한텐 제자들이 큰 재산이고 보람이에요. 각자의 길을 직진하고 있는 제자들을 보고 싶네요. 첫 제자들이 벌써 40대 중반이 됐어요. 저도 열심히 가르쳤고 제자들도 잘 따라왔죠. 함께 고생도 많이 했고요. 다들 열심히 살아가느라 바쁘지만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봐요.”

  -산업보안의 전망을 예측해 본다면요.
  “산업보안이 중요해진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어요. 디지털경제로 진입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보안은 핵심적인 이슈니까요. 또 상호 연결이 복잡한 ‘초연결사회’에선 새로운 보안 위협이 등장하고 있어요. 새로운 보안체계를 갖춰야 하죠. 이를 갖추려면 세 가지 능력이 필요해요.
첫 번째는 비즈니스 연계 보안이에요. 보안과 비즈니스를 연계해야 하죠. 두 번째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보안이에요. 보안이 뚫리기 전에 미리 막는 거죠. 시스템에 남아 있는 기록을 분석해 보안의 이상 징후를 감지해야 해요. 세 번째는 인간 중심의 보안이에요.”

  -그럼 중앙대 산업보안학과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산업보안학과가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지난 3년간 컴퓨터실, ‘Center for Security Intelligence’ 등 인프라를 갖췄어요. 이제는 산출물을 내놔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아이디어, 논문 그리고 기술을 만들어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거죠.”

  -교수님처럼 ‘직진’하는 산업보안학과가 기대돼요!
  “국제화에도 신경을 써야 할 시기예요. 우리 학과의 비전이 ‘글로벌 창의적인 보안 인재’거든요. 넓은 해외 시장으로 나가야 하죠. 그러려면 해외에 있는 대학과의 국제적 교류가 필요해요. 이제 저도 해외에 나가 타대와의 협력을 시도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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