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이 쏟아지고 수많은 사람의 이목을 끄는 메인스테이지. 하지만 무대 주인공의 뜨거운 열정은 조명과 관심이 꺼진 백스테이지에서도 계속됩니다. ‘백스테이지’에서는 메인스테이지 뒤 중앙인의 시간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일곱번째 주인공은 바로 중앙대학교 응원단 ‘후라씨(HURRAH-C)’입니다. 중앙인의 활력소 후라씨는 오늘도 응원한마당 연습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후라씨에게 에너지를 충전 받고 싶은 분들은 이번 백스테이지를 주목해주세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후라씨의 굵은 땀방울을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디~펜스!”단원들이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디~펜스!”단원들이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다음 힌트를 보고 어느 단체인지 맞춰보자. 파란색과 흰색이 고루 섞인 단복, 역동적인 춤사위, 현란한 깃발 공연, 아슬아슬 스턴트 치어리딩까지. 정답은? 그렇다, 중앙대 응원단 후라씨다. 후라씨는 단장, 부단장, 홍보부장 그리고 수습 단원 7명으로 구성돼있다. 중간고사가 끝난 요즘, 후라씨는 오는 18일에 있을 응원 한마당 연습에 힘을 쏟고 있다. 후라씨 없는 축제는 ‘팥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주중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주말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습에 매진하는 후라씨. 여기에 운동부 응원까지 바쁘다 바빠! 중간고사로 지친 몸과 마음을 후라씨와 함께 달래보자.

  ‘짝’ 소리가 날 때까지

  지난 1일 오후 6시,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101호 소공연장. 깜깜한 공연장에 하나둘 불이 켜진다. 파스와 소염제가 가득한 구급상자와 2리터짜리 생수 두 병을 들고 후라씨 단원들이 등장한다.

  무대에 선 수습 단원 7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굳은 몸을 풀기 시작한다. 오늘 연습은 깃발 응원으로 시작한다. 단원들이 후라씨 로고가 새겨진 파란색 깃발 두 개를 양손에 꼭 쥔다. “뽀대하세요.” 배재섭 홍보부장(도시시스템공학전공 2)이 지시한다. ‘뽀대’가 뭔지 한참을 고민하다 단원들의 동작을 보고 눈치챘다. 한 손을 허리춤에 올리는 동작이 뽀대다. 단원들이 뽀대 하니 정말 ‘뽀대’ 났다.

  배재섭 홍보부장이 앞에서 시범을 보이자 단원들이 곧장 따라 하며 차근차근 배워 나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단원들의 구호 소리가 점점 줄어든다. “구호하세요!” 배재섭 홍보부장이 따끔하게 충고했다. 구호를 외쳐야 박자를 익힐 수 있다고 덧붙인다. 단원들은 깃발을 든 두 팔을 최대한 쫙 펴고 부동자세를 유지한다. 수평을 맞추고 있는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안지현 부단장(간호학과 2)이 손뼉을 ‘짝’ 침과 동시에 팔을 내린다. 단원들은 ‘짝’ 소리가 얼마나 반가울까.

힘차게깃발을 펄럭여라! 단원들이 깃발 응원에 집중한다.
힘차게깃발을 펄럭여라! 단원들이 깃발 응원에 집중한다.

  십보 전진을 위한 일보 휴식

  오후 7시가 됐다. “10분만 쉬었다 다시 시작할게요”라는 홍보부장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단원들이 물을 찾는다. 컵도 없이 ‘꿀꺽꿀꺽’ 마시는 물 한 모금은 꿀맛이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여러분, 저녁 메뉴 정해주세요.” 유영규 단장(체육교육과 3)의 말에 단원들이 하나둘 모여 중국집 메뉴판을 꼼꼼히 살핀다. 연습 때 못지않은 집중력을 발휘한다. “난 짜장면!” 잠시 휴식을 취한 단원들은 저녁을 기대하며 다시 깃발을 잡았다.

  오후 8시, 저녁을 먹기 위해 같은 건물 지하 2층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응원단 실로 향했다. 식탁도 의자도 없지만 상관없다. 바닥에 종이를 깔고 둥글게 둘러앉아 손에 젓가락을 장착했다. 기자는 서비스로 배달된 짜장면을 먹으며 후라씨의 재충전 과정을 지켜봤다. 배가 고팠던 단원들이 허겁지겁 먹는 데 집중한다. 짬뽕을 먹던 고지아 수습 단원(간호학과 1)이 “짜장면 한입만 먹어도 돼요?”라며 옆에 앉은 단원에게 묻는다. 역시 음식은 나눠 먹어야 제맛이다. 카리스마 넘치던 홍보부장도 밥 먹을 때는 단원들과 웃음꽃을 피우며 무거움을 살짝 내려놓는다. 남은 군만두 세 개를 변이섭 수습 단원(건설환경플랜트공학전공1)이 입에 쑤셔 넣음과 동시에 저녁 시간도 끝!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오후 9시, 든든하게 채운 에너지를 응원가 연습에 쏟아부을 시간이다. 안지현 부단장이 스피커에 휴대폰을 연결해 노래를 틀자 단원들의 몸이 바로 반응했다. 응원가를 배운지 한 달 밖에 안 된 수습 단원들도 바로 무대에 올라도 될 정도다. 가수 나미의 「빙글빙글」 노래가 나오고 분위기는 한층 고조된다. 두 팔을 올리고 빙글빙글 도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단원들을 따라 춤추고 싶었다.

  “이 동작 할 때 팔이 좀 이상했어요.” 노래가 끝나고 안지현 부단장이 매의 눈으로 변이섭 수습 단원의 부족한 점을 꼬집는다. 동작을 고칠 때까지 이 구간을 반복한다. 변이섭 수습 단원이 3번 반복 끝에 틀린 점을 정확하게 고쳐낸다. 얼굴엔 땀이 흐르고 옷도 땀에 젖어 색이 변했다. 땀을 닦을 새도 없이 바로 다음 곡 연습으로 넘어간다. 가수 하이라이트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Baby 넌 웃는 게 더 예뻐~♪♬’ 후라씨가 중앙인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귀여움을 가미한 동작으로 중앙인의 마음을 홀릴 예정! 중앙인에게 힘을 주는 ‘에너자이저’인 만큼 밝은 미소를 유지한다.

단원들이 응원단 실에서 응원가를 연습한다.
단원들이 응원단 실에서 응원가를 연습한다.
“그저~바라만 보고 있지~”「빙글빙글」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그저~바라만 보고 있지~”「빙글빙글」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둥둥! 디~펜스!

  지난 2일, 후라씨는 908관(체육관)을 찾았다. 농구부의 동국대전 홈경기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오후 4시30분. 경기 시작 30분 전 단원들은 이미 단복으로 갈아입었다. “평소대로 하면 돼. 디펜스랑 오펜스 헷갈리지 말고.” 유영규 단장이 단원들에게 지시한다. 단원들은 1층과 2층 관중석을 다니며 공연 대형을 확인한다.

  경기가 시작되고 단원들이 1층 관객석 옆에서 응원 구호를 외쳤다. 유영규 단장이 ‘둥둥’ 북을 치면 단원 모두가 “디~펜스!”를 외쳤다. 골을 넣을 때마다 유영규 단장은 북을 치고 단원들은 응원 수술을 흔들며 선수들의 사기를 높였다. 농구부가 공격 기회를 놓칠 때면 함께 아쉬워한다. 중앙대 마스코트 ‘청룡이’와 ‘핑룡이’탈을 쓴 단원들은 2층 관중석에서 호응을 유도했다.

  2쿼터의 끝을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단원들이 코트 중앙으로 출동! 박자에 맞춰 호루라기를 불며 준비한 공연을 펼쳤다. 파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단복을 갖춰 입은 프로 치어리더였다. 관중도 손뼉을 치며 박자를 맞춘다. 단원들의 열띤 몸짓이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농구부가 패배해 단원들의 얼굴에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청룡이와 핑룡이는 탈을 벗고 나머지 단원들은 자리를 정리하며 경기장을 나섰다.

  무너지지마!

  지난 3일 오후 6시, 단원들이 응원단 실에서 소공연장으로 매트를 옮겼다. 무대에 파란색 매트를 깔았다. 응원한마당에서 선보일 스턴트 치어리딩 연습 때문이다.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동작이 많아 푹신한 매트는 필수다. 오늘은 스턴트 치어리딩을 할 때 밑에서 ‘플라이어’를 받쳐주는 ‘탑 도우미’가 함께하는 날이다. 후라씨는 이번 응원한마당 무대를 위해 학생 대상으로 탑 도우미를 모집했다. 탑 도우미들은 부상 방지를 위해 드레싱 밴드를 어깨에 붙인다.

  여자 단원인 플라이어 한 명과 탑 도우미 두 명이 한 조가 돼 연습을 시작한다. 나머지 단원들은 플라이어를 보호하는 ‘스팟’ 역할을 한다. 플라이어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양손을 위로 올리고 플라이어를 주시한다. 플라이어가 양쪽 탑 도우미의 허벅지를 밟고 올라서는 첫 번째 동작도 어려워 보인다. 탑 도우미가 “레디~”를 말하면 주변에 서 있던 스팟 단원들이 “원 투 다운 업!”을 외친다. 스턴트 치어리딩은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두 함께 구호를 외쳐야 한다.

  가장 어려운 동작인 ‘엘리베이터 대형’은 단원끼리 호흡이 특히 중요하다. 플라이어가 탑 도우미의 허벅지를 밟고 어깨 위로 올라서는 동작이다. 이때 플라이어는 몸에 힘을 주고 자세를 고정한다. 플라이어가 탑 도우미 허벅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털썩 주저앉기도 하고 탑 도우미 위에서 중심을 잡지 못해 매트 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손을 내밀어 잡아주는 단원들이 있어 다시 일어선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공연장은 파스 냄새로 가득 찼다. 파스의 강한 냄새만큼 단원들의 끈기도 강했다.

“이쪽에 붙여줘.” 탑 도우미들이 밴드를 붙인다.
“이쪽에 붙여줘.” 탑 도우미들이 밴드를 붙인다.
아슬아슬 인간 탑 쌓기! 플라이어 단원과 탑 도우미 두 명이 한 조를 이룬다.
아슬아슬 인간 탑 쌓기! 플라이어 단원과 탑 도우미 두 명이 한 조를 이룬다.

  人stage - Shall We HURRAH, C?

  -‘후라씨(HURRAH-C)’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유영규 단장: “‘HURRAH’는 응원한다는 뜻이에요. ‘C’는 ‘CAU’를 의미하죠. 즉, 중앙인을 응원한다는 뜻이에요.”

  -후라씨의 활동이 궁금합니다.

  유영규 단장: “2월엔 졸업식과 입학식에서, 3월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공연을 해요. 올해는 인문대, 공대, 적십자간호대, 예술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다녀왔죠. 축제 기간엔 응원한마당을 주최합니다. 바로 오는 18일이죠. 9월엔 안성캠 축제 무대에도 서요. 그밖에도 농구부, 야구부, 축구부를 비롯한 운동부 경기에 찾아가 선수를 응원하고 있어요.”

  -오는 18일에 있을 응원한마당은 어떻게 진행하나요?

  유영규 단장: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진행하는데요. 「그대에게」, 「질풍가도」 같은 액션 곡으로 응원한마당의 포문을 열어요. 그다음엔 응원가, 스턴트 치어리딩, 깃발 응원 등을 선보여요. 학생들과 함께 하는 자리인 만큼 학생들이 응원한마당을 즐겨줬으면 해요. 여러분, 후라씨를 따라 응원하는 순간만큼은 재밌게 참여해주세요.(웃음)”

  안지현 부단장: “보여주기식 무대가 아니라 중앙인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화합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지난해와는 다른 무대를 꾸미고 싶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보고 노래 선정도 많이 고민했답니다.” -축제 때 ‘중뽕’을 고취하는 후라씨만의 비결이 있나요?

  유영규 단장: “이번 응원한마당에서 새로운 응원가를 선보일 예정인데요. ‘중앙’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게끔 작사했어요. ‘의혈중앙’이라는 가사를 귀에 각인시키고 후라씨 특유의 동작을 가미해 ‘타대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주죠. 응원가를 들으면 학생들이 서서히 ‘중뽕’에 취하게 될 거예요.”

  -응원가, 정말 기대돼요!

  유영규 단장: “이번 응원가는 학생들과 같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특별해요.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재작년 청룡가요제 우승자분들과 함께했죠. 기대하셔도 좋아요.”

  -타대 응원단과 구별되는 후라씨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유영규 단장: “후라씨는 후라씨만의 특유한 동작이 있죠. 정말 자부할 수 있어요! 궁금하시겠지만 축제 때 직접 확인하시길 바라요.(웃음)”

  -후라씨로서 자부심을 느낄 때가 있나요?

  유영규 단장: “항상 자부심을 느끼지만 특히 축제 무대 때 더 자부심을 느껴요. 중앙대 학생과 화합하고 무대를 이끈다는 것 자체가 제게 큰 영광이고 자산이에요.”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나요?

  배재섭 홍보부장: “올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무대가 기억에 남아요. 학생들이 공연을 보고만 있으면 힘들잖아요. 학생들도 함께 일어서서 좌우로, 앞뒤로 몸을 움직였죠. 마치 하나가 된 듯했어요.”

  안지현 부단장: “지난해 축제가 떠올라요. 어둑어둑한 저녁, 야광봉을 든 학생들과 같이 응원할 때 벅차올랐죠.”

  -후라씨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요?

  유영규 단장: “제 대학 생활의 시작이자 마지막이요. 벌써 후라씨 4년 차거든요. 대학 생활 전부가 후라씨였죠. 후라씨를 하면서 좋은 사람도 만나고 뜻깊은 경험도 했어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계속 기억에 남을 거예요.”

  배재섭 홍보부장: “사춘기가 아닐까요? 제게 후라씨 활동은 어른이 되는 발판이에요. 대학에 와서 친구랑 놀고도 싶고 미팅에 나가고 싶기도 하잖아요. 그렇지만 매일 열심히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마치 어른이 돼가는 사춘기와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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