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갈등과 행정제재 해소에 힘써
의와 참, 기본에 충실하겠다

다빈치형 교육 패러다임 위해
강의자원 공유, 유연학기제 도입

대표 연구소, 업적 평가 개선으로
연구중심 대학 만들 것

사진 최지환 기자

개교 100주년인 올해에 앞선 지난해 12월 김창수 총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김창수 총장은 오는 2020년 2월까지 총장직을 수행한다.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중앙대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어디일까. 지난 8일 201관(본관) 3층 회의실에서 김창수 총장을 만나봤다.

  -지난 2년을 평가하자면.
  “총장 취임 당시 검찰 수사, 광역화 모집 등으로 학내 구성원은 몸살을 앓았습니다. 취임사에서 구성원이 행복하고 기본에 충실한 대학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학내에 발생한 갈등을 치유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러 방면으로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각종 행정제재 내용을 마무리하는 데 힘썼습니다. 대학원 입학정원 190명, 학부 입학정원 108명의 안성캠 이전과 대학구조개혁평가 제재조치 마무리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캠퍼스타운 조성사업 등 재정지원사업 수주와 전공개방 모집제도, 정년보장제도 등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평교수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
  “교무위원회의를 중심으로 소통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이 평교수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는 교무위원이 평교수와 자주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교무위원과 평교수가 소통할 수 있는 풀뿌리 소통 시스템을 구현하겠습니다. 또한 지난해부터 단대 전체교수회의에 참석해 평교수에게 대학의 발전상을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도 이 기조는 유지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중앙대를 어떻게 이끌건가.
  “대학 경영의 패러다임을 ‘CAU 2018+’에서 ‘CAU 2030’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특히 개교 100주년인 올해를 세계로 도약하는 ‘축제와 혁신’의 해로 삼으려고 합니다. 중앙대의 핵심가치인 ‘의와 참의 기본에 충실한 대학’을 바탕으로 외연을 강조하기보단 내실을 다지겠습니다.”

  -CAU 2030의 완성도는. 
  “지난 전체교수회의에서 전체적인 방향과 전략을 중심으로 CAU 2030을 설명했습니다. 이제부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 5일부터 기획처 산하로 전략혁신팀이 편제됐습니다. 오는 10월 개교기념식까지 CAU 2030을 구체화하고 피부에 와닿는 실행 방안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CAU 2030 중 총장 임기 동안 중점으로 할 사업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에 필요한 인재는 창의력이 풍부하고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다빈치형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중앙대를 연구 중심대학으로 만들어 글로벌 명문대학이 되고자 합니다.”

  -다빈치형 교육 패러다임의 구체적 실현 방안은.
  “교육을 ‘가르치는 교육(teaching)’ 중심에서 ‘배우고 생각하게 하는 교육(learning and thinking)’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강의자원 공유 시스템을 도입해 다빈치형 교육 패러다임을 실현하겠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거꾸로 교육(플립 러닝)이 있습니다.

  대학본부는 교수의 강의를 자원화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학생들은 자원화된 강의를 온라인으로 수강하게 됩니다. 온라인 외 나머지 시간에는 오프라인에서 토론이나 튜토리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강의자원 공유 시스템으로 학생들의 수강신청이 훨씬 쉬워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학생들의 분산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복수전공, 융합전공 등 다전공제도에 대한 기회도 높여줄 수 있습니다.”

  -학내 환경이 토론식 수업에 적합한가.
  “적합하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있는 현실대로 적응해 나가고 점진적으로 환경을 개선해 나가면 됩니다. 자동 무빙카메라와 영상 등을 활용해 대형 강의실에서도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점차 계단식 강의실 구조에서 평면 강의실 구조로,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책상으로 바꾸겠습니다.”

  -추가적인 교육 시스템 변화는.
  “중앙대만의 유연 학기제를 만들 겁니다. 봄, 여름, 가을 총 3학기제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봄과 가을학기는 현재와 유사하고 여름학기는 정규학기와 계절학기 중간 정도의 성격으로 운영할 것 같습니다. 현재 중앙대의 교육 공간은 협소합니다. 3학기제를 시행한다면 한 학기에 학생들이 분산되고 이는 공간 부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대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에 점진적으로 유연 학기제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타대와의 학점교류 등 다양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유연 학기제가 모든 학생에게 적합하진 않을 겁니다. 대한민국 모든 대학이 유연학기제를 도입해야지 유연 학기제가 완벽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과 교수에게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원하는 학기에 중앙대에서 수업을 듣고 다른 학기에는 다른 곳에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3년 안에 모든 과정을 이수해 이른 시일 내에 졸업도 가능합니다. 교수들은 특정 학기에 수업을 집중적으로 열고 나머지 학기에는 연구에 집중하는 기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연구 중심대학을 표방하지만 연구부총장 자리가 아직 공석이다.
  “연구부총장 공석으로 일부 교수님들이 연구 중심대학을 포기한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연구부총장의 역할은 연구처장 및 산학협력단장과의 상당 부분 겹칩니다. 연구부총장에게 대학원장도 겸직시켰지만 그 기능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연구부총장이 제대로 자리 잡기 어려워 공석으로 두었습니다.”

  -그렇다면 연구 중심대학을 만들 방법은.
  “현재 산학협력단장이 겸직하는 연구처장 자리에 새로운 인사를 하고자 합니다. 산학협력단장은 대외 연구비 수주에, 연구처장은 교수 연구 지원에 집중시키려고 합니다. 새로운 연구처장은 산학협력단장과 협력이 잘되는 사람으로 임명할 예정입니다.

  또한 중앙대를 대표하는 연구소를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수한 석학급의 교수를 자체적으로 육성하고 연구소 중심의 연구활성화 정책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대학원 연구력을 강화해 양질의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체적인 육성이 힘들다면 외부에서 전문 인력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여기에 인프라까지 확충된다면 충분히 목표에 달성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 연구소 육성은 지난 CAU2018+에도 나왔다.
  “교원업적 평가시스템을 개선해 지난 실패를 돌이키지 않으려고 합니다. 현재 교원업적 평가시스템은 모든 분야에서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은 교원에게 유리합니다. 특정 분야에 특출난 교원도 대우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교수님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안성캠 발전계획은.
  “안성캠 발전을 위해서는 안성캠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우선 예체능 계열의 내실화가 필요합니다. 내부의 비효율을 없애고 추가적인 재정을 투입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예체능 계열은 우수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하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생공대와 신설된 예술공대는 연구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생공대의 경우 시설 및 환경이 어느 정도 갖춰졌습니다. 우선 예술공대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학원도 활성화된다면 서울캠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생각합니다.”

  -행정 시스템의 변화는 없나.
  “융복합 행정 시스템을 시행합니다. 앞으로 어떠한 정책을 만들 때 특정 부서가 아닌 그 정책으로 영향을 받는 부서에서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특정 부서에서 정책을 만들고 의견을 개진해도 정작 구성원에게 만족스러운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대학가에서 미투 운동이 성행하고 있다.
  “아직 중앙대에서는 미투 운동이 활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엄중한 잣대로 성범죄 교수들을 처벌했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대학본부에서는 차별 없는 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성별, 국적, 직위 등에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이 차별 없는 캠퍼스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성평등 관련 필수교양 신설 계획은.
  “모든 걸 필수화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평등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수강하도록 관련 교양과목을 신설할 수는 있습니다. 

  대학본부에서는 무엇보다 차별과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되는 성평등 교육을 학생, 교수, 직원 모두에게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사전예방을 위한 교육에도 불구하고 성범죄가 발생한다면 처벌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총장 선출제 개선에 어떻게 생각하나.
“총장 임명제에 폐해가 있다면 법인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것입니다.”

  -100주년 기념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앞서 말한 CAU 2030을 100주년 기념식에 최종적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총동문회와 해외 동문의 모교 방문을 추진하고 기존 행사도 중앙대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대형 국제행사인 QS-Apple 컨퍼런스도 열립니다. 이외에도 100년사 편찬, 사진으로 보는 100년사 등의 출판사업과 단대, 학생회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교수평의원 선거가 파행됐다.
  “지난달 28일 일부 후보들이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해서 재선거가 무산됐습니다. 같은날 제6기 교수평의원 임기도 끝났습니다. 하지만 법률 자문 결과 교수평의원 선거관리위원으로서의 임기는 선거가 마무리될 때까지 자동으로 연장됩니다. 대학본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교수평의원 선거관리위원회가 재선출 작업을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구성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중앙대가 앓고 있는 큰 병은 불신입니다. 대학본부는 구성원의 의견 하나하나를 겸허히 수용하고 이를 대학행정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대학본부를 믿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개교 100주년인 올해가 대학본부만의 해가 아니길 희망합니다. 올해가 모든 구성원의 해가 될 수 있도록 100주년 기념행사에 관심을 두고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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