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는 올해 창학 100년을 완성한다. 아니 중앙대의 모태가 되는 중앙유치원이 정동교회에 처음 설치된 것이 지난 1916년이니 이미 100년을 완성하고 새로운 100년을 시작했다고 할 수도 있다. 숫자 100은 셀 수 있는 개념을 넘어서 간절히 바라는 꿈을 이룬 것이다. 또 모든 사건에서 승리한 것으로 표현된다는 걸 감안하면 우리 구성원들이 창학 100주년을 아무리 축하한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창학 당시인 1910년대를 돌이켜보면 일제 강점기하에서 국가와 개인의 삶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이 시기 새로운 미래를 펼쳐나가기 위해 뿌리에서부터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지를 실천하신 선각자들의 결단이 감동스럽다. 또한 일제강점기의 정치적 탄압을 이겨내고, 한국전쟁의 역경 속에서도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데 중앙대가 기여해야 한다는 설립자의 신념도 감탄스럽다.

  우리 사회는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의 혁명적인 변화를 치러냈고,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변곡점을 지나왔다. 우리 사회가 변곡점을 지나 새로운 시대로 들어설 때마다 중앙대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고, 그 자랑스러운 역할들이 역사 속에서 전통과 업적으로 남아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또 다른 변곡점에 놓여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를 비롯한 최첨단 기술들이 결합해 속도를 내며 사회 구조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태세다. 최근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학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한참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회가 대학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이미 거대한 기술 변화로 초래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고, 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와 역량이 달라지고 있다. 사회는 늘 그래왔듯이 대학으로부터의 지혜를 필요로 하고, 대학은 이를 제시해 주어야 할 책임감이 있다. 지난 100년의 역사 속에서 중앙대는 늘 사회가 필요한 순간에 화답을 해왔다. 중앙대가 독립을 위해 뿌리부터의 교육을 시작했던 지혜와 전쟁 속에서도 교육을 멈추지 않았던 경험이 다시 한번 필요하고, 이를 위해 대학 구성원 모두가 소통하고 공감하는 미래를 준비할 시점이다.

  다양성과 융합이라는 키워드로 표현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다양성은 갈등을 유발할 수 있고, 이를 창의적 산물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하는 역량을 키워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생각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에 갈등은 언제 어디서든지 나타날 수 있다. 의견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소통을 승패의 문제로 보는 순간 공감은 멀어질 수밖에 없고, 불통은 시작되고 갈등은 깊어진다. 공감의 본질은 인내라고 한다.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그 완성됨을 축하하고 기념하면서, 변곡점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공감하고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박상규 100주년 기념사업단장(응용통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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