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목적이라 판단했기 때문
로고샵, 공동구매 보다 비싸
총학 “학교와 협의해 구매 추진”
변형·창작 로고도 제약 있어

지난달 20일 페이스북 페이지 ‘중앙대학교 메신저 Blue Mir(블루미르)’에서 진행하던 학생잠바(학잠) 공동구매가 중단됐다. 홍보팀은 무분별한 학교 이미지 사용을 막기 위해 규제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추후 공동구매 추진 시 홍보팀 및 로고샵과 상의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서울캠 총학생회(총학)은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공동구매를 추진 중이다.

  블루미르는 지난해 1학기부터 학교 의류 공동구매를 진행해왔다. 1학기에는 야구잠바, 2학기에는 바람막이와 반코트(돕바)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학기 공동구매가 끝날 무렵 홍보팀은 블루미르에게 「중앙대학교 UI(University Identity) 관리 규정」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

  UI란 학교 정체성과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일체의 상징물을 말한다. UI 관리 규정 제4조 제4항에 따르면 상업적 목적으로 UI를 사용할 경우 관리부서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동일 규정 제7조 제2항은 ‘관리부서는 학교홍보를 위하여 업체를 지정하여 UI를 이용한 상품의 제작 및 판매를 허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홍보팀은 블루미르에게 UI 사용 시 사전 허가가 필요하며 차후 공동구매 진행 시 ‘중앙대학교 로고샵’과 협의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블루미르는 권고를 받아들이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지난 겨울방학 블루미르는 홍보팀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학잠 공동구매를 추진했다. 블루미르 관리자는 “홍보팀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은 사실이다”며 “많은 학생이 학잠 공동구매를 요청했기 때문이다”고 공동구매 추진 배경을 말했다.

  블루미르가 권고를 따르지 않자 홍보팀은 공동구매 중지를 요청했다. 지난달 20일 블루미르는 페이스북을 통해 학잠 공동구매 중단 소식과 함께 학생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블루미르의 공동구매에 상업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공동구매가 대규모로 진행되며 수익 일부가 배부 인력을 위한 인건비 등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공동구매에 제동이 걸리면서 당장 학잠을 구매하려는 학생은 로고샵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로고샵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잠의 경우 블루미르는 4만4000원에서 4만 7000원에, 로고샵은 6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돕바 역시 블루미르는 최대 5만원, 로고샵은 8만 5000원이다.

  일부 학생은 로고샵 제품 디자인에 불만을 드러냈다. 김상진 학생(심리학과 1)은 “로고샵 제품의 디자인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서웅세 학생(철학과 1)은 마찬가지로 디자인 차이에 대해 언급하며 “블루미르 공동구매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는데 중단돼 아쉽다”고 말했다.

  공동구매 중단에 서울캠 총학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많은 학생이 총학 측에 학잠 공동구매에 대해 문의했기 때문이다. 서울캠 이송주 부총학생회장(국어국문학과 4)은 “지난달 28일 홍보팀과 공동구매와 관련한 면담을 가졌고 현재는 관련 서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팀은 지난 면담에서 총학의 학잠 공동구매를 구두상 허가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총학에게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을 것과 디자인을 검수 받겠다는 조건을 달았다”며 “총학이 빠른 시일 내 학잠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라 로고샵이 아닌 다른 업체와의 계약을 예외적으로 허락했다”고 밝혔다.

  한편 앞으로는 변형 UI와 중앙대를 떠오르게 하는 창작물 사용에 홍보팀의 허가가 필요하다. 홍보팀은 앞으로도 상업적 이득이 예상되는 경우 UI 사용에 제재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학교 이미지가 무분별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보팀 관계자는 “무조건적으로 UI 사용을 제한하는 건 아니다”며 “상업적 목적만 아니라면 사전에 로고샵과의 상의 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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