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는 단순히 학기가 막바지에 달했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학가는 추운 바람과 함께 다가올 다음해의 학생 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제1910호 역시 각 후보자의 공약과 선거 일정 소개를 위주로 선본 인터뷰를 크게 다룸으로써 학내 언론의 역할을 바삐 수행한 듯하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국·공립대뿐만 아니라 사립대에서도 대학평의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1면에서 다룬 대학평의원회의 대학본부 평가는 타대의 입장에서도 유익한 기사였다. 특히 대부분의 사립대가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지원금을 수주하기 위해 형식적인 평의원회를 구성하는 데 그치는 실정이다. 작금의 상황에서 대학평의원회는 대학의 전횡을 견제한다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실제 사립대에서 대학평의원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엿볼 수 있었기에 알찬 기사였다.

  이후 제1910호에서 눈에 띄는 기사는 문화면의 ‘클리셰 들여다보기’ 코너다. 보통 학술이나 사회·문화 현상에 대한 기사는 학내 문제 사안에 대한 보도기사보다 가벼운 기사로 인식된다. 따라서 전반적인 기사의 밀도나 그 깊이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대신문의 문화면은 두 면을 온전히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 깊이 있게 풀어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우리 사회가 마주하는 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또한 사회 이슈에 대해 대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넓은 공론의 장을 만들어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다만 세 기사의 내용이 현상의 원인과 결과 측면에서 중복되어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다소 아쉽다. 더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를 짚고 견해의 폭을 넓혔다면 기사의 진부한 측면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장채원
서강학보 편집국장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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