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마지막 순간이 오면 으레 생각나는 노래 가사죠. 안녕이라는 인사말은 누군가와 만날 때와 헤어질 때 모두 쓸 수 있는 말인데요. 모든 일에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고, 끝에는 또 새로운 시작이 있음을 짧은 인사말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번학기 마지막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중앙인에게 ‘마지막’은 뭔지, 어떤 마음으로 ‘마지막’을 맞이하는지 들어봤습니다.

 

 

"여기가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104관(수림과학관) 정현충 방호원님
104관(수림과학관) 정현충 방호원님

-근무하다 보면 힘들지 않으세요?

“감사하면서 일하고 있어요. 예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일했던 경험 덕분에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생겼거든요.”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IMF 경제 위기로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서 다시 취업해야 했거든요.”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일단 너무 더웠어요. 공장에서 근무했는데 10분만 일해도 옷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였죠. 언어가 안 통하는 점도 힘들었어요. 갑작스럽게 일하게 된 거라 인도네시아어를 하나도 몰랐거든요. 하루 일을 끝마쳐도 인도네시아어 공부를 하느라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죠.”

 

-많이 힘들었겠어요. 얼마나 근무하셨나요?

“6개월 정도 일하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일하면서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이 일을 계속하다가는 죽겠다. 여기가 내 인생의 마지막인가 보다.’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몸무게가 6~7kg이나 빠질 정도였죠.”

 

-한국에 다시 오니 어떻던가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뭘 해도 그때보다 힘들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힘들었던 그때의 경험 덕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게 되네요.”

 

-힘들었던 만큼 지금 생활이 소중하게 느껴지시나 봐요!

“지금의 생활이 끝나도 새로운 시작은 오잖아요? 사는 게 힘들어도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간 좋은 일이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인생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니까요.”

 

 

"좋은 마무리를 위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요"

장소현 학생(유아교육전공 석사 2차)
장소현 학생(유아교육전공 석사 2차)

-어디 가는 길이신가요? 

“신혼집 꾸미러 가고 있어요.” 

 

-신혼집이요? 결혼하신 지 얼마 안 되셨나 봐요.

“아뇨.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에 결혼해요!(웃음)”

 

-결혼식까지 한 달도 안 남았네요? 준비하느라 많이 바쁘시겠어요.

“결혼식 준비는 진작 끝나서 별로 할 게 없어요. 대신 집 꾸미는 게 오래 걸리네요. 가구는 오랫동안 써야 하니까 대충 살 수 없잖아요? 값이 많이 나가기도 하고, 만약에 아기가 태어났을 경우도 생각해야 하고요. 많은 상황을 고려해야 하니 더욱 대충 준비할 수 없죠.”

 

-결혼을 앞두고 기분이 어떠세요?

“‘온전한 나’가 없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동안은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 나만 생각하면 됐어요. 이제는 남편 생각도 해야 하고, 부모님, 시댁도 생각해야 하죠.”

 

-‘온전한 나’가 사라진다니…. 아쉽진 않으세요?

“혼자 보내는 자유는 끝나지만 아쉽고 답답하진 않아요. 오히려 안정적이죠. 결혼하면 나만의 울타리가 생기잖아요. 또 다른 자유가 생긴 기분이랄까요. 살면서 마지막이란 없다는 걸 계속 느껴왔기 때문에 싱글 생활이 끝나도 크게 아쉽지 않아요.”

 

-마지막이란 없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요.

“한 가지 일이 끝나도 다음에 또 다른 일이 생기잖아요. 상황이 환경에 맞춰 변화될 뿐이지 끝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결혼 전에 주어진 이 시간을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데 쓰려고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가 더 좋은 마무리를 가져올 거라고 믿거든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미련이 남지 않아요"

배수연 학생(경제학부 4)
배수연 학생(경제학부 4)

-안녕하세요! 잠시 인터뷰할 수 있을까요?

“어떤 주제로 인터뷰하는데요?”

 

-‘소중한 나의 마지막’을 여쭤보고 있어요.

“마지막이요? 그래서 저에게 물어보신 건가요?”

 

-네? 무슨….

“제가 지금 4학년 마지막 학기거든요(웃음).”

 

-4학년이요? 전혀 몰랐어요! 마지막 학기일 텐데 느낌이 어때요?

“시간이 빠르다는 걸 느껴요. 중앙대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졸업할 때가 됐으니까요.”

 

-학교 다니면서 어떤 추억을 쌓았는지 궁금해요.

“자잘한 추억이 많네요. 그중 농활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농활은 대학생 때만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친구들과도 친해지고 막걸리도 많이 마셨죠. 그리고…. 아! 저기서 배드민턴도 많이 쳤어요!”

 

-자이언트구장이요?

“네.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다 보면 졸리잖아요? 그때마다 가서 배드민턴을 치곤 했죠.”

 

-이렇게 추억이 많으신데 졸업식 날 아쉽겠어요.

“실감이 안 날 거 같아요. ‘어? 내가 벌써?’하면서요. 그래도 졸업을 맞이할 때 행복하면 좋겠어요. 졸업이든, 어떤 마지막이든 시작할 때 느꼈던 설렘과 열정을 잊지 않고요.”

 

-신입생 때의 마음을 아직도 간직하고 계세요?

“그때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미련이 안 남으니까요. 그걸 많이 느꼈고, 그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새로운 갈림길이

나타나는 끝이 좋은 끝이죠"

조윤성 학생(디지털이미징전공 2)
조윤성 학생(디지털이미징전공 2)

-방학이 벌써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이번학기가 끝나면 뭘 하고 싶으세요?

“영상디자인 쪽을 공부할지, 변리사 준비를 할지 고민 중이에요.” 

 

-방학 때도 공부를 한다고요? 놀고 싶진 않으세요?

“요새 진로 고민이 많아서요. 고민 때문에 이번학기가 끝나도 후련하지 않을 것 같아요.”

 

-진로 고민이 많이 힘들죠. 군대는 다녀오셨나요?

“군대 다녀왔어요. 지난 6월에 전역해서 이번학기에 복학했죠.”

 

-전역했을 때 느낌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사회에서의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 공백을 채워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면서요. 입대할 때는 얼른 끝났으면 했는데 막상 진짜 끝이 보이니 ‘이 앞에는 또 뭐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군대에서도 진로 고민을 많이 했나요?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요즘은 공무원이 괜찮다고 하잖아요? 전공을 살려서 기술직 공무원을 할지, 아니면 일반 공무원을 하는 게 나을지 고민하기도 했죠.”

 

-알아보니까 도움이 많이 됐나요?

“막상 복학하니 다른 길들이 보이더라고요. 또다시 고민 중이에요. 나중에 졸업했을 때 ‘좋은 끝’을 맞이하고 싶거든요.”

 

-‘좋은 끝’이란 어떤 건가요?

“새로운 갈림길을 마주하는 끝이야말로 좋은 끝이라 생각해요. 한 단계 넘어가는 길을 찾을 수 있는 그런 끝이요.”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