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성을 자극하는 전시회 등이 생기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전시회들은 기존 박물관, 미술관에서 보던 고전 작품이나 현대 미술 전시와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대중적인 성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대표격인 대림미술관이나 디뮤지엄을 가보면 1시간 정도 줄 서는 건 기본이고 전시장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하도 사진을 찍어대는 통에 전시를 제대로 관람을 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물론 사진 촬영은 허가되어 있다.


일례로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림미술관에서는 ‘닉 나이트 사진전’을 개최했다. 필자의 경우 사진에 관심이 많아 같은 전시를 3번 정도 재관람했는데 그때마다 전시를 보러 온 사람들 대부분 전시를 안내하는 도슨트의 설명도 듣지 않고 자기들끼리 사진 찍기 바빴다. 이들은 마치 본인이 이 전시를 관람했음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사진을 찍어대는 것 같았다. 결국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해보자는 것이다.


  근래 들어 ‘힙하다’ 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는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힙스터’라는 단어는 반문화적이며 진보적인 성격이 강한, 독특한 문화코드를 공유하는 이들을 일컫는 데 쓰여야 하는 게 맞다.


  앞서 언급한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은 소위 ‘힙스터’의 성지라고도 불린다. 이색 전시를 기획하고 선도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는 ‘인스타 감성’에도 부합한다. 하지만 이런 힙한 성격의 전시를 그저 남들이 가기 때문에 나도 따라서 보러 가는 것이라면 대체 어디가 ‘힙’한 것인가? ‘힙’한 것이 널리 퍼져 대중적으로 변하면 그건 더 이상 ‘힙’한 게 아니지 않은가? 대중문화와 힙스터 문화는 의미상 양립할 수 없다.

 

  소위 말하는 스트릿 패션 역시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PIGALLE’라는 박스로고가 그려진 맨투맨 같은 경우 스트릿 브랜드 ‘피갈레’에서 시작했지만 지금 당장 학교에 가면 누구 한 명씩은 꼭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게 됐다. 그저 유행 타는 것과 ‘힙’한 것이 구분되지 않는 이상 현상이 우리나라에 전역에 발생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대중문화 획일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은 자라오면서부터 익히 들어왔지만, ‘힙스터’ 문화가 대중문화가 되어버리는 경우는 살면서 처음 본다. 남들과 스스로를 구분 지어 자신의 특별함을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저 남을 모방할 뿐이면서 모방 대상의 성격이 ‘힙’하기 때문에 모방하는 주체 또한 ‘힙’해진다는 끼워 맞추기식의 논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의 진정한 힙스터는 연예인뿐이다.

김현진 학생
국어국문학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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