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苦盡甘來). 고통이 다하고 나면 달콤함이 찾아온다는 뜻입니다. 무언가를 만들고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그만큼 노력과 인내의 과정이 필요한데요. 힘들었던 만큼 목적을 이뤘을 때 비로소 성취감과 뿌듯함이 찾아오죠. 이번주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중앙인이 손수 일군 소중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림 그리며 느끼는

순수한 성취감이 좋아요”

원승연 학생(디지털이미징 전공)
원승연 학생(디지털이미징전공 2)

-여기서 뭐 하세요?
“만화동아리 ‘만화두레’에서 전시회를 열어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제가 동아리 회장이거든요. 한번 구경해보세요!”

 

-어떤 전시회인가요?
“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그린 만화 캐릭터 그림을 전시하고 있어요. 매년 동아리 행사로 하고 있죠. 동아리 전통이라 안 하면 선배들에게 혼나요.(웃음)”


-회장님은 어떤 작품을 그리셨나요?
“하얀 머리의 여자 캐릭터를 그렸어요. 제가 창작한 캐릭터죠. 아직 이름은 지어주지 않았어요.”


-그림은 언제부터 그리기 시작했나요?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3학년부터예요.”


-고등학교 3학년부터요?
“공부하다가 심심해서 만화캐릭터를 따라 그렸던 게 계기가 됐어요. 그림은 게임과 달리 순수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 재밌더라고요. 게임은 오락의 요소가 크잖아요. 수험생 때는 뭐든지 재미있다고 하죠? 처음에는 저도 그래서 재밌는 건가 싶었는데 수능 끝나고도 그림 그리는 일이 여전히 재밌더라고요. 그 때 제가 정말 그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그래서 수능 끝나고 태블릿을 사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림은 어디서 배우세요?
“따로 배우지는 않고 독학으로 그리고 있어요. 그림을 잘 그리는 동아리 친구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하면서요.”


-그림을 본격적으로 배울 계획은 없나요?
“취미로 그리는 편이 더 즐거울 거 같아요. 본격적으로 배우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럽죠. 대신 동아리 경험으로 실력이 쌓이면 그림대회나 공모전에 나가고 싶어요.”


-동아리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요?
“고등학생 때 주변에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저도 어느새 만화를 좋아하게 됐죠. 그래서 만화동아리에 들어가게 됐어요. 동아리를 하면서 그림 실력도 쌓을 겸 해서요.”


-그림을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맞아요. 그래서 더 잘 그리고 싶은데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네요. 아무래도 공대생이다 보니 과제가 많아 시간 내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만두겠다는 결심 덕분에

지금 즐길 수 있어요”

최은진 학생(디지털이미징전공 2)
최은진 학생(디지털이미징전공 2)

-자신의 손으로 이룬 성취 가운데 가장 뿌듯했던 건 뭔가요?
“중학교 3학년 때 학원에서 주최한 연주회에서 피아노를 친 적이 있어요. 그 때가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죠. 마지막 피아노 연주회였거든요.”


-마지막 피아노 연주회요?
“그 때를 기점으로 피아노 배우는 걸 그만뒀어요. 아무리 연습해도 막상 무대에 올라가면 너무 떨리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그게 너무 싫었어요. 가장 좋아하고 많이 연습한 곡을 쳤는데도 엄청 떨렸죠.”


-어떤 곡을 쳤는데요?
“‘쇼팽 발라드 1번’이요! 하나의 곡 안에 밝고 어두운 분위기가 함께 어우러져 있죠. 여러 곡이 녹아 있는 느낌이 좋아요. 제가 힘이 부족해서 빠른 곡을 치기 어려운데 이 곡은 느려서 치기 쉽기도 하고요.”


-아쉽진 않았나요? 
“5살이라는 어린 나이부터 꾸준히 배웠던 피아노라 그만두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지금도 사실 ‘왜 그만뒀지?’하고 아쉬운 순간이 있죠. 마지막 무대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뿌듯했거든요. 살면서 가장 떨린 무대였지만요. 그래도 그만두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만족해요.” 


-그만둔 순간 뿌듯했다니 아이러니하네요.
“피아노를 그만두고 나서부터 열심히 공부했거든요. 그 때 그만두지 않았다면 중앙대도 못 왔을 거예요.(웃음) 피아노 덕분에 지금 목표로 하는 꿈도 정할 수 있었죠.”


-어떤 꿈인가요?
“음악과 공학을 접목한 인터렉티브 아트를 하는 꿈이요. 피아노 덕분에 음악에 관심이 커졌거든요. 그래서 디지털이미징 전공이 있는 중앙대에 왔어요.” 


-지금은 피아노를 아예 안 치세요?
“그건 아니에요. 지금도 취미로 계속 치고 있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그만둘 결심을 하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피아노를 즐겁게 치진 못했을 거 같아요. 비록 피아노를 그만뒀지만 피아노를 통해 제가 많이 바뀌고 발전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환호를 이끌어냈을 때

가장 뿌듯해요”

김민석 학생(수학과 1)
김민석 학생(수학과 1)

-어디 가는 중이세요?
“밴드 연습하러 가는 중이에요. ‘누리울림’이라는 밴드 동아리에서 드럼을 맡고 있거든요.”


-밴드 동아리라니 멋있네요. 공연도 많이 하나요?
“네. 올해 여름방학에 홍대에 있는 ‘클럽FF’에서 공연했어요. 공연하면서 동아리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죠. 제가 동아리에 늦게 가입해서 친한 사람이 별로 없었거든요.”


-공연이 끝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아무래도 성취감이 가장 크죠. 혼자 공연 곡을 계속 들으면서 연습하고, 또 팀원끼리 모여서 연습하고…. 그렇게 열심히 연습한 곡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환호를 이끌어냈을 때 가장 뿌듯해요.”


-공연 곡 중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던가요?
“쏜애플의 ‘시퍼런 봄’이라는 노래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살면서 연주한 곡 중 가장 어려운 곡이었거든요. 리듬이 너무 빨라서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죠. 모르는 곡이기도 했고요. 동아리 사람들과 친하지 않아서 ‘꼭 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래도 이왕 하기로 한 일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엄청 연습했죠.” 


-드럼은 언제부터 치셨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드럼을 배워보라고 하셨어요. 제가 쌍둥이인데 형에게는 베이스를, 동생인 저에게는 드럼을 시키셨죠. 아버지가 평소 음악에 관심이 많으셨거든요.”


-쌍둥이 밴드의 탄생이네요! 악기는 어떻게 정하게 된 건가요?
“아버지가 형과 저의 성향에 맞는 악기를 정해주셨어요. 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어렸을 때 길에서 음악이 들리면 갑자기 춤을 췄다고 해요. 아버지가 그걸 보시고는 ‘얘가 리듬감이 있구나. 리듬 하면 드럼이지!’하면서 드럼을 시키셨죠. 드럼과 베이스는 짝이니까 짝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에 형에겐 베이스를 시키셨어요.(웃음) 이때부터 드럼을 계속 쳤죠.”


-오랜 시간 드럼을 치면서 가장 기쁜 순간은 언제였나요?
“교회에서 반주 할 때요. 제가 직접 연주하는 곡으로 사람들이 다 함께 찬양할 수 있잖아요. 그럴 때 드럼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가장 들죠.”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