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장단 전격 교체를 필두로 중앙대가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그 중심엔 대학운영위원회(운영위원회)와 교무위원회 확대가 있다. 실질적인 운영기구라고 할 수 있는 두 위원회에 실무진과 학내언론 등을 추가 배석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런 변화는 환영받을 만하다. 그동안 ‘이름뿐인 소통’이라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던 대학본부가 드디어 실질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혁의 실효성에 대해선 아직 예측이 어렵지만 대학본부가 태도를 고친 것은 분명 긍정적인 지표다.

  하지만 이러한 소통 확대의 움직임이 대학 구성원 전체로 넓혀지지 않는 것은 매우 아쉽다. 교무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 추가 배석된 이들은 실무진으로서 참석하는 것이지 각 구성원 사회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 보니 교무위원회와 운영위원회의 확대는 행정조직 내부 소통을 강화할 순 있지만 대학 전체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기엔 한계가 있다. 진정한 소통은 각 대학 사회 대표자들이 다양한 대학 내 이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면서 달성할 수 있다.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구는 현재 대학평의원회(평의원회)뿐이다.
 
  하지만 평의원회의 한계는 과거부터 지적받아 왔다. 실질적인 권한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대학원 구조개편에선 평의원회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기도 했다. 당시 평의원회는 대학원 구조개편에 대해 ‘비합리적인 평가 절차와 기준’을 지적하며 구조개편을 유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약 일주일 후 대학원 구조개편안은 변동 없이 이사회에서 승인됐다. 이는 평의원회의 권한을 무시한 처사다. 대학평의원회 권한 강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
 
  중앙대가 정말 ‘소통 개혁’을 원한다면 평의원회 권한 강화는 필수다. 먼저 대학평의원회 의견이 권고 수준에 그쳐선 안 된다. 이를 위해 대학평의원회 심의안에 대한 체계적인 피드백 절차를 명문화해야 한다. 지난 일과 같이 대학평의원회의 의견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학생과 직원 대표도 늘려야 한다. 현재 평의원회는 교수평의원 7명, 직원평의원 3명, 학생평의원 3명, 동문평의원 2명으로 구성된다. 교수, 직원, 학생의 평의원 수가 다를 이유가 하등 없다. 그들의 목소리도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해당 평의원 비중도 확대해야 한다. 이와 함께 평의원회의 본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지원도 필요하다. 평의원회가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 데 반해 그에 대한 인프라는 열악하다. 자체 공간도 없어 장소를 대여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대 홈페이지에선 평의원회를 ‘학교법인과 대학 집행부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비판, 감시하는 제2차적 견제기관’이라고 소개한다. 대학 내 민주주의의 한 가운데 있는 것이다. 대학본부가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는 대학 내 민주사회를 이룩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현재로선 그 취지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다.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학평의원회 권한 강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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