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로 보다 보니, 재미있고 인상 깊게 읽었던 책 중의 하나는 1972년 발간된 『성장의 한계』, 원제 ‘The Limits to Growth’, 일명 ‘로마클럽보고서’였다.

  이 보고서는 당시의 급속한 산업화, 자원사용, 환경오염 등의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지구가 어떤 상태에 직면할 것인지를 미리 가늠해보고 대책을 마련하자는 내용이다. 결론은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100년 이내 지구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2차 대전 이후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당시 서구 사회에서 지구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은 뜬금없는 말이었다. 보고서는 성장의 한계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자원의 한계, 환경오염, 식량부족을 들고 있다.
 
  문제는 이런 난제들을 기술 발전으로 해결하더라도 현재의 성장방식이 지속되는 한 성장의 한계는 다소 지연될 뿐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한한 자원을 가진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이 가능한 것처럼 믿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생활과 발전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 보고서는 UN에 보고되었고, 그 내용은 1987년 UN에서 발간된 <우리들의 공동미래>에 대폭 수용된다. <우리들의 공동미래>는 지구 세계의 발전모델을 지속가능발전모델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UN 보고서이다.
 
  로마클럽보고서는 수정 증보판이 1992년, 2004년에 출간됐고 2012년에는 로마클럽보고서 원저자 중의 한 사림이었던 요르겐 랜더스가 2052년 예측을 다룬 책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 원제 ‘A Global Forecast for the Next Forty Years, 2052’를 발간했다.
 
  요르겐 랜더스는 이 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초청을 받아 수차례의 강연을 가진 바 있다. 1972년 이후의 수정판들은 데이터와 내용이 업데이트되기는 하였으나 1972년 원 보고서의 관점과 결론은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
 
  석유자원의 고갈을 눈앞에 두고 있고 기후변화로 인한 큰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지구세계, 그리고 식량부족이 가까운 미래에 예견되고 있는 현 상황을 보면 로마클럽보고서의 내용은 지금도 여전히 눈여겨볼 대목이 많다.
 
  세상은 만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그리고 AI 로봇이 유비퀴터스하게 구현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인가. 4차 산업혁명은 정말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인가. 이런 시대일수록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향한 중심을 단단히 잡아야 하지 않을까. 다시 읽어도 『성장의 한계』는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오래된 미래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문태훈 교수
도시계획·부동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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