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규명만큼 중요한 인양
잊지말고 균형있게 보도해야

22일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지 정확히 1072일 만이죠. 세월호는 가라앉은 곳에 그대로있었지만 시퍼렇게 슬어있는 녹이 3년 가량의 세월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왜 세월호는 세상의 빛을 보기 위해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을까요.

  지난달 기자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있는 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팽목항에서 만난 미수습자 가족들은 기자에게 자신들의 목소리에도 지속해서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했죠. 미수습자를 수습하는 데도 세월호 진상 규명만큼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세월호 관련 기사는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수습자 가족들은 더 많은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쏟아져나오는 세월호 기사 속 미수습자들에 대한 목소리는 미약하기 때문이죠. 세월호가 침몰되고 들어 올려지기까지 3년의 공백은 서울과 진도를 아예 갈라놓았나 봅니다. 정작 당사자의 목소리가 닿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세월호 사건은 수많은 가십과 의문을 낳았습니다. 그 속에서 언론은 진상 규명에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가장 먼저 타깃이 된 것은 전 세모그룹 회장 유병언이었습니다. 유병언은 청해진 해운의 실질 소유주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책임자로 거론됐죠. 검찰은 몇 달간 유병언 일가 찾기에 몰두했고 언론은 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끝내 유병언은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그에 대한 괴담은 지금도 끊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지난 몇 달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탄핵 정국에서도 세월호에 대한 진상 규명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때도 초점은 세월호 인양보다 대통령의 7시간이었죠. 미수습자 가족들은 그들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에 절망했습니다. 미수습자에 관한 내용은 배제됐기 때문이죠. 미수습자 가족들은 대통령의 7시간 규명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이것이 그들이 말한 중심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대통령의 7시간은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이 모두 중요하다는 맥락 아래 추가로 언급한 부분에 불과했죠. 그러나 언론은 미수습자 가족들이 진상 규명에 관심이 있다는 것만 강조해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용당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습니다.

  인양과 진상 규명, 어느 한쪽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인양과 진상 규명은 순서의 문제일 뿐입니다. 세월호 사건과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진상 규명이 필히 이뤄져야 하겠지요. 하지만 먼저 미수습자 가족들은 유가족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기다린 3년은 진상 규명 이전에 아이들을 찾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