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만의 파격적인 지면 배치와 각종 시각자료는 언제나 신문을 자세히 읽기 전부터 기대감을 가득 심어준다. 지난호 역시 특정 주제들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도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편집이 인상 깊었다.
 
  다만 이번에도 ‘지면만큼 많은 정보가 담겨 있지 않다’는 아쉬움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예를 들면 인문학의 위기를 다루지만 정작 구체적 진단이나 그에 대한 대안은 인터뷰 내용과 타국의 예시 등을 단순 나열·정리하는 식이다. 중대신문이 자주 직면하는 비판, ‘그래서 중대신문의 관점이 뭔데?’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인문학의 위기에서는 통계자료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비인문계 학생의 인문계열 복수·부·융합전공 선호도가 낮다고 했지만 여기서 비인문계 학생에 이공계열까지 포함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좀 더 세심한 통계자료 분석과 설명이 필요하다.
 
  혐오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잘 읽었지만 ‘ㅇㅇ충’을 중심으로 정리하기에 2016년 가장 큰 논쟁거리는 여성혐오였다. 후반에 여성혐오 이야기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여기에서는 ‘중립은 없다’는 말과는 달리 여성혐오와 남성혐오를 어느 정도 동일시하는 듯한 논조가 나타난다. 앞의 ‘혐오 현상은 사회적 약자를 향한 것’이라는 좋은 통찰이 무색해지는 부분이다. 물론 한 기획에서 모든 내용을 다룰 수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그냥 읽고 넘어가기에는 확실히 그림과 여백의 지면이 아쉽다.
 
  마지막으로 백남기 동문 분향소를 함께 지켰던 한 사람으로서 분향소 운영을 단순히 ‘군사정권 시절부터 국가 폭력에 맞선’ 분이기 때문이라고 축소해 보도하기에는 이번 사건의 무게가 훨씬 무겁다는 생각이 든다. 중대신문에 이런 학내외 사건에 대해 좀 더 많은 지면과 좀 더 많은 비판적 시선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요구일까.
임예지 학생
사회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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